메타버스 사피엔스 - 또 하나의 현실, 두 개의 삶, 디지털 대항해시대의 인류
김대식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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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품절


챗GPT가 나와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단 6일만에 완벽한 책을 출판하는가 하면, 인간의 말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정보를 찾아주고, 대화 상대가 되어주고 있다.

나는 아직 사용해 보지 않았지만, 조만간 카카오톡에서 '코GPT'를 출시 한다 하니 카카오톡처럼 상용화 되는 날이 멀지 않은듯 하여 나도 카톡을 쓰듯 GPT를 자연스레 쓸날이 올것 같다.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쫓아가기 힘들 정도로 바뀌고 있다. 나도 이런데 나보다 더 나이가 있는 분들은 어리둥절 할 일이 많을 것 같다.

정말 이제 세상은 '메타버스'의 세계로 들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아니, '메타버스' 세계로의 변화가 아닌, 호모사피엔스가 멸종하고 '메타버스 사피엔스'로 종이 변화 되고 있는 듯 하다.

이 책의 저자는 현재의 상활을 인류 종의 변화로까지 현 상황을 바라보고, 그리고 그 변화가 멀지 않았음을 이야기 하고 있다. 90년대 중반 이후에 태어난 Z세대와 그 이후 태어난 알파세대는 이미 뇌의 고향은 인터넷이다. 인터넷은 나와 대상화된 상대가 아니라 나와 일체감을 갖는 언젠가 돌아가야할 '고향'이 되어버렸다.

이제 '인간적'이라는 말대신 어떤 말을 '인간'에게 써야 할까?

우리가 느끼는 '인간적'이란 말은 사람과 사람사이에 갖는 유대감에서 비롯하여,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 사랑하는 마음, 미워하는 마음, 시기·질투하고 성내는 마음들이 표출될때 쓰는 말이다.

그런데 이런 '인간적'인 마음은 호모사피엔스가 갖는 특성이니... 그러니까 '호모'라는 명칭이 들어가는 종에게서 나오는 특징이니, 머지않아 우리의 후손들은 이러한 '인간'적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을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려나..

최근 김영하작가의 '작별인사'를 읽었다. 미래의 이야기 였는데, 휴먼로봇이 상용화되고, 인간에게 핍박받던 AI들이 반격을 가하고, 결국 인간들은 너무나 '인간적'이어서 멸종하고 마는 이야기였다.

'인간적'이라고 하는 말은 인간은 감정을 가지고 있고, 하루에도 그 감정은 몇백번 오르락 내리락 하는 기복을 그 특성으로 갖고 있다. 인간은 그 '감정'을 가지고 있기에 인간이라 말할 수 있다. 웃고 울고 화내고 기쁘고... 그리고 실수하고 후회하는 인간.

수백만가지의 데이타를 가지고 완벽한 계산으로만 판단하고 행동하는 AI와 겨룬다면 인간은 오로지 백전백패일 뿐일것이다.

그러면 과연..... 챗GPT가 활약하고 메타버스 세상으로의 변화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거기에는 백전백패의 '인간적'인 결론이 있을 뿐인것 같은데....;;

21세기 초과학의 시대는 인류에게 축복인가, 재앙인가?

과학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이 한없이 늘어나고 체화된 인터넷으로 세상 어느 곳이든 원할때 아무때나 갈수 있다면 그것이 곧 인간의 '행복'을 담보해주는 것일까?

나는 아직 너무나 '인간적'인 사람이라서 지금의 변화가 달갑지 않다. 30만년의 표류에서 신석기시대의 정착생활로의 변화가 인간에게 더 행복을 가져다 주었는가? 이제 가상세계로의 변화는 더 큰 행복을 우리에게 가져다 줄 것인가?

지금의 내 생각으로는 '아니올시다'인데.....

구석기의 20살 안팎의 평균수명의 시대 하루 3-4시간만 일하고 무엇을 쌓을것도 잃을것도 걱정도 없던 그때가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하는 말도안되는 상상을 하며, 내가 막지못할 메타버스의 세계로 나도 태워가고 있을 뿐이다.

#메타버스사피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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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삶을 만났을 때 - 가르치고 배우며 ‘나’를 크게 만드는 이야기
김영미 지음 / 미다스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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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김영미작가님과는 강의실에서 만났었다.

선생님께서 하시는 워크샵 프로그램에 수강자로 참여하면서다.

그 강의에 참여하면서 '세상에 이런 교육이 다 있나' 싶었다. 참가자와 참가자가 서로를 알아보고, 발견하고, 깊이 교류하게 만들며, 또 나를 탐색하고 찾을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이니 말이다.

'그래! 이런게 교육이지!" 하는 신선한 충격으로 즐겁고도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나서, 나도 배워서 남들에게 이 기쁨을 나누고 싶었다.

마침 그로부터 몇달 후 '셀프리더십 강사 양성과정' 교육과정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내가 들었던 강좌가 바로 '셀프리더십' 교육에 의한 워크샵이었고, 그 프로그램을 진행할수 있는 전문가가 될수 있다니, 열일을 제치고 수강신청을 했다. 교육참가비가 내겐 약간 버겁긴 했지만, 그래도 꼭 듣고 싶어 무리를 해서 등록했다.

강사양성과정에 참여하면서 '나에 대해 100개 써보기', '해보고 싶은거 100개 써보기', '나에 대해 프레젠테이션 하기',' 팀빌딩활동하기' 등... 정말 한순간도 의미없는 시간이 없었고 또 재미없는 시간이 없었다. 이틀동안 진행된 프로그램에서 비로소 '나'를 찾을수 있었고,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 사람인지 확연히 알수 있었다. 그 후 심화과정에서 또 한번 깊이 있는 내 탐구가 이루어 졌으며 내 '소명'을 세우게 되었다.

이렇게 김영미선생님은 교육을 통해 사람들이 자신을 발견하고 서로를 발견하도록 북돋아주며, 우리가 되어 '행복'을 찾게 해주는 강의를 하고 계신다.

오랫동안 강의해오시면서 교육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이번에 '교육이 삶을 만났을때' 라는 책을 세상에 내 놓으셨다.

이 책 '교육이 삶을 만났을때'에는 내가 느꼈던 선생님의 교육과정과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어서, 내가 들은 교육에 대해, 그리고 내가 하는 교육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수 있게 해 주었고, 또 내가 몰랐던 선생님의 교육철학에 대해서 더 잘 알수 있게 되었다.

누군가 누구를 가르친다는 것은 일방이 아니라 쌍방간의 일이며, 특히 교수자와 교육자는 서로 배우며 성장하는 관계임이 선생님의 지론이다. 많은 교육현장이 긴 가방끈과 사회적 지위로 교육이 위계의 수단으로 쓰여진지 오래이지만, 김영미선생님과 같은 교육자가 많아지고, 교육자의 철학 지평이 선생님과 같이 넓어진다면 앞으로의 교육은 지금과 같은 교육에서 훨씬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싶다.

사람들은 누구나 사회적 영향을 끼치며 살고 있다. 크든 작든 그 마음들이 모여 사회가 이루어진다. 자신이 사회에서 어떠한 사람으로 살 것인가 하는 '소명'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는 더욱 좋은 사회가 될것이다.

소명의식없이 주어진 대로 살아가기만 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는 점점 희망을 잃어갈 것이다.

김영미선생님의 강의와 같은 교육이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서 사람들이 모두 나의 사회적 의미와 소명을 알고 살아간다면 우리사회는 '행복'한 사회로 점점 다가가게 될 것 같다.

나 김영미의 사명은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그들 안에 있늠 보석을 발견하도록 돕고 그들의 향기와 색을 발산하도록 촉진시키는 것이다

교육이삶을만났을때 278쪽

교육이 삶을 만났을때을 읽고 모두들 자신의 '소명'을 찾길 바래본다.

#교육이삶을만났을때 #김영미작가 #김영미책 #김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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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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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인생의 멘토이자, 삶의 좌절이 생길때마다 떠올리는 이가 있으니, 그는 바로 소설 태백산맥에 나오는 인물인'염상진'이다. 염상진은 엄혹한 일제시대 지역에서 힘겹게 독립운동을 이끌었으며, 해방공간에서는 인민위원회를 꾸려 민중의 자치를 이끌었으며, 미군정치하에서부터 빨치산운동을 하였고, 전쟁때 북한군이 내려왔을때는 남로당 지역위원장을 하였다. 인천상륙작전으로 남쪽의 공산주의자들이 북으로 가거나 오도가도 못하게 된 대부분의 사람들은 산으로 다시 들어갈수밖에 없었다. 염상진은 군경의 토벌작전에 의해 마지막엔 동지들과 함께 생을 마감한 인물이다. 염상진은 항상 자애로웠으며, 정의로웠으며,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고, 한순간도 조국을 사랑하지 않은적이 없었다. 그의 인생에 비한다면 나야 한없이 작은 존재이지만, 그래도 마음속의 불꽃으로 생각하며 그의 삶의 자취에 조금이나마 닮아가려고 노력하고 살아왔다.

그런데 소설속 '염상진'이 현실에 살아서 '빨치산'출신 장기수 '고상욱'(이 소설속에서의 이름)으로 내 곁에 살아왔었다니, 살아계실때 못뵈서 참 아쉽다. 지리산자락 구례의 반내골 고향을 떠나지 않고 평생 그의 '민중'들 속에서 일상을 혁명의 공간으로 여기고 살아오신 분이 살아계셨었는데...

이 소설이 정지아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하니, 소설 속 '고상욱'분의 이야기도 있었던 사실일 것이고, 나오는 인물들도 거의 실제 인물이 아닐까 싶다. 아마 태백산맥의 '염상진'이 소설 속 '고상욱' 처럼 위장자수 해 살아왔다면 저렇게 살아오시지 않았을까.

하지만 나야 고상욱님을 존경해 마지 않고, 살아계실적에 못 뵌것이 아쉽지만, 어디 이 사회에서 그 분을 반갑게만 생각할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당장 이 책의 작가부터서도 '빨치산'의 딸이라는 타이틀을 앞에 달고 평생을 '연좌제'의 늪에서 힘겹게 살수 밖에 없었으며, 그의 가족 및 친인척이라는 이유로 수많은 고통을 당하고 살수밖에 없었다. 작은아버지는 인생을 망친 형때문에 평생을 술로 세월을 보냈으며, 조카는 신분검열에 걸려 가고싶은 학교도 가지 못하였다.

'빨갱이'라면 머리에 뿔난 도깨비, 아니 '악마'로 생각하고 무조건 때려잡아야 된다는 엄혹한 사회분위기에서 그를 좋은사람으로 여길수 있는 사람이 몇 안되는 사회가 아니었던가?

우리가 겪고 살아온 현대사가 이렇게 엄혹했고, 당사자들에게는 너무 쓰라렸다.

그런데 이 책을 빌려 읽으려고 하니, 모든 도서관에 있는 책들이 다 대출중이었고 거기다 대기도 많이 걸려 있어서 도저히 빌려 읽기가 힘들어 책을 사서 읽을수밖에 없었다.

놀랍게 '이 책'이 이렇게 인기가 많다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있다고?

옛날에 '태백산맥'이 금서여서 숨겨서 돌려봐야 했고, 집에 그 책이 있는 사람들이 입건까지 되었던 때에 비하면 정말 '상전백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되었다.

이 책은 살아있는 '염상진'을 모델로 해서 그의 이야기를 쓴 책이 아니던가? 그런데 이 책이 이렇게 공공연하게 출판되고 심지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라 빌려 읽기 힘들 정도의 책이 되었다는 것은 무엇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일까?

4.3제주특법에 이어 여순특별법이 마침내 2021년 6월에 제정되었다. 길고긴 세월이었다. 73년의 시간이 걸려 마침내 여순민중항쟁의 진실이 인정받게 되었다. 나 어렸을때만 해도 여순항쟁을 여순반란이라 하며, 반란군들이 산속에 칩거해 있다 민간인을 죽이러 내려왔다는 아버지의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지 않았던가? 그런데 그들은 '반란'군이 아닌, 제주의 무고한 민중을 학살하지 않으려 자진해산한 군인들이었으며, 여수순천의 민중들은 경찰의 무고한 학살피해자였던 것이다.

우리 사회가 이만큼 진보해 왔다는데 뿌듯함을 느끼며, '고상욱'과 같은 분들의 활동이 이제는 제대로 인정받을때가 왔다는 신호로 여겨져 기쁘기 그지 없었다.

정지아작가는 그동안 자신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빨치산의 딸'을 비롯해 다양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작가의 필력이 훌륭한 것이야 당연하겠지만 살아있는 이야기여서 더욱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다. 지금까지는 '빨치산'의 딸로 고생길을 걸어왔다면, 역사의 정당한 평가속에서 '꽃길'을 걷는 삶이 되시길 응원해 본다.

#정지아 #아버지의해방일지 #빨치산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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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밤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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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에 걸친 모계의 역사와 우정.

삼천

영옥

미선

지연

주인공 가족은 이렇게 4대에 걸친 모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흔히 있는 부계계통의 가족사 이야기는 많았지만, 이렇게 여성들의 가족사 이야기는 새롭다.

우선 4대의 사연을 살펴보면 이렇다.

주인공 '지연'의 증조할머니 '삼천'은 고향이 개성 인근의 '삼천'이라는 고장의 출신으로 사람들이 '삼천댁' 이라고 불러 '삼천'이다. 증조할머니는 백정 집안의 출신으로 역앞에서 옥수수를 팔다 일제의 징집을 피한다는 명목으로 증조할아버지를 따라 개성으로 가서 살게 되었다. 증조할어버지는 천주교신자 집안 출신으로 역앞의 증조할머니를 보고 그이를 구하고자 하는 사명감으로 증조할머니를 데리고 개성으로 가서 혼인까지 하였지만, 백정과 결혼했다는 이유로 본가로부터 버림받고 그에 합당한 대가를 증조할머니에게 요구하며, 애정없는 결혼생활을 하였다.

할머니는 그런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평생 아버지에게 따뜻한 눈빛 한번 받지 못하고 자라다, 한국전쟁중에 우여곡절끝에 대구에서 희령으로 옮겨 다니며 살다, 수산시장에서 일하는 아버지의 중매로 자신보다 한참 나이많은 아버지의 동료와 결혼했다. 하지만, 그는 전쟁전에 북한에서 결혼해 아들까지 두었었으며, 할머니가 딸을 낳은 후에 그의 본처와 어머니가 찾아오자 그들을 따라 가버리고 그 후로 소식이 없었다.

할머니가 낳은 딸인 지연의 엄마'미선'은 당시 호적법에 따라 아버지와 그의 본처 호적에 올라가 있는 사람으로, 할머니와 살다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바로 서울로 올라가 엄마와는 인연을 끊다시피 하고 살았다. 엄마는 적당한 사람을 만나 눈치껏 열심히 살아보려 했지만 두 딸중 큰 딸을 초등학교 1학년때 잃고 큰 슬픔속에 살아왔다.

주인공 지연도 엄마로부터 살뜰한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외로움에 시달리며 살다, 결혼했지만 결국 남편의 외도로 이혼을 하고 힘들어 하는 과정에 있다.

참 쓸쓸하고도 외로운 4대의 이야기가 아닐수 없다.

하지만 그 4대에게도 삶의 희망을 주는 이들이 있었으니, 그들이 바로 그들과 진한 우정을 나누는 '친구'들이다.

증조할머니 '삼천'에게는 '새비'라는 친구가 있다. '새비'(새비 또한 출신지역의 댁호이다.)는 증조할아버지 친구의 아내로 그들은 개성에서 한 집에 세들어 살며 한 가족처럼 지냈다. 삼천과 새비는 인생에서 힘든일이 있을때마다 서로에게 깊은 위로와 도움을 주어 세상을 살아갈수 있는 힘을 주는 존재이다.

증조할머니가 난산으로 아이를 낳고 죽을 지경에 처했을때 밥을 씹어서 그 국물이라도 넘겨서 살수 있도록 해주고, 새비의 남편이 일본에서 원자폭탄을 맞고 돌아와서 결국 죽게 되었을때 살수 있도록 힘을 준 이도 삼천이었다.

한국전쟁중에 갈데가 없어진 삼천의 가족을 대구의 자신 고모집에서 살수 있도록 해준것은 새비였다.

-새비야.

-응.

-내레 아까워.

-뭐가.

-새비 너랑 있는 이 시간이 아깝다.

새비 아주머니는 한동안 아무 대답이 없었다.

-아깝다고 생각하면 마음 아프게 되지 않갔어. 기냥 충분하다구. 충분하다구 생각하구 살면 안 되갔어? 기냥 너랑 내가 서로 동무가 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주면 안 되갔어?

-······

-난 삼천이 너레 아깝다 아쉽다 생각하며 마음 아프기를 바라디않아.

그 말에 증조모는 가타부타 대답하지 않았다.

258쪽

오랫만에 희령에서 만난 두 친구의 대화이다. 절절히 서로 사랑하면서도 상황에 떠밀려 의무에 떠밀려 그들은 맘 편히 얼굴 볼 시간도 없었다.

할머니는 '새비'의 딸 '희자'와 우정을 이어갔다. 그들은 개성에 부모들이 세들어 살던집에서 태어나 언니 동생하며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 자매처럼 지냈다. 하지만 전쟁이 일어나고, 피난길에 헤어지게 되고, 다시 전쟁통에 대구 고모네에서 만나 지내다, 할머니네가 희령으로 이사하게 되면서 또 떨어져 살수 밖에 없게 되었다. 할머니는 딸 하나를 키우는 과부로, 희자는 이화여대에 갔다가 독일로 유학 가서 세계적인 암호학박사가 되는 점점 멀어지는 인생을 살아왔지만 손녀 덕분에 연락이 닿아 만날수 있게 되었다.

엄마는 두번의 암수술을 하는 동안 도와주며 멀리 멕시코에 살면서도 살뜰히 챙겨주는 '명희아줌마'가 있고 지연에게도 자신의 일에 자신 보다 더 분노해 주는 '지우'라는 친구가 있다.

이렇게 쉽지 않은 인생에 '우정'을 나눌수 있는 친구들이 있었기에 그 험난한 인생을 넘어 살수 있었다.

모계로 이어지고, 또 여성간의 우정으로 이어진 이런 이야기를 만나게 되어 참 행복했다.

그러면서도 남성들에 의해 점철된 사회구조에서 여성들이 어떻게 시달려 살아왔는지의 역사에 대해서도 새삼 생각해 보게 되었다.

특히, 지연에게 뼈속깊이 새겨지는 외로움은 비단 그 하나로 부터가 아니라 4대에 걸친 뿌리깊은 외로움의 점철이랄까... 외로움은 나눠야 없어지기 시작할텐데.. 다행히 지연은 옆에 할머니도 엄마도 남아있다. 4대에 걸친 외로움을 함께 이겨나갈 여지가 아직 남아있어 끝이 쓸쓸하지만은 않아 다행이다.

#밝은밤 #최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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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통일 세대 - 미래 세대를 위한 북 바로 알기
김이경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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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의 권력인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돈을 벌 자유는 있지만 노동자를 고용하거나 건물을 소유하여 집세을 받을 권리는 없다. 정치인들에게 뇌물을 바칠 자본가가 없으니 부정부패가 있더라도 규모와 범위가 자본주의와 다른다.

....

자본주의에서는 부자들을 위한 법률과 정책마련으로 부가 편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 빈익빈 부익부의 심화현상을 막지 못한다는 것에 비교한다면 사회주의는 절대 악이요, 자본주의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할 수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통일세대 26쪽

이 책은 이렇게 자본주의에 대해 이렇게 정확하게 꼬집어서 말해 줘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차이를 확실히 알게 해 준다.

그런데 요즘같은 세상(?)에 이렇게 까지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정확하게 표현하여 정보를 전달해주는 작가가 새삼 대견스럽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다.

분단 이후 지속되었던 북에 대한 적대정책, 적대정보가 요즘들어 더 기승을 부리는 이때 이 책 '우리는 통일세대'를 읽고 신선한 충격 내지는 청량감을 느꼈다.

우리의 또다른 단면이라 할수 있는 북(한)이 인권수준이 바닥이고 날이면 날마다 전쟁만 벌이려는 악의축이라면 얼마나 속상하고 안타까운 일인가. 그런데 다행이 이 책을 읽고 나서 북이 그렇게 바닥이 아니며, 어쩌면 우리사회 보다 훨씬 사람살기 좋은 곳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어 참으로 다행스런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2001년 부터 '한반도 평화와 6.15공동선언 실현을 위한 통일연대' 사무처장으로 그동안 북을 수시로 드나들며 북의 사람들을 만나고 각 기관을 둘러보고 함께 사업을 한 경험이 풍부한 김이경씨가 지은 책이다. 그러니, 누구보다 더 북에 대해 잘안다고 자부할만한 사람이다. 그래서 그가 하는 말은 정말 신뢰가 안 갈수가 없다.

그런데 북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한 나도 이 책을 읽으며 계속 놀랄수 밖에 없었다.

북의 모습이 그동안 내가 알고 있었던 것보다 훨씬 좋은 사회였기 때문이다.

60년대 이후 소련과 중국의 외면으로 홀로 고군부투 할수 밖에 없었으며 급기야 95년에 대홍수를 겪으며 돌이킬수 없는 경제적 타격으로 망해가던 나라가 지금 이렇게 일떠서서 자기들의 방식으로 사회를 재건하고 미국을 위협하는 수준의 군사력까지 갖추었으니.

이 책은 그야말로 북에 대한 ABC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북녘 청소년의 성장기, 인민들 삶의 이모저모, 북 현대사, 문화예술, 평양에 대해 세세히 알려주고, 친절하게도 관련 사진까지 꼼꼼히 실려있다.

북 사회는 그야말로 '열사람의 한걸음'을 위한 공동체 사회이다. 북의 사람들은 어느 한 사람 빠짐없이 공동체와 집단생활을 벗어날수 없다. 답답하게 여겨질수도 있지만, 그만큼 사회의 품이 단단히 한사람 한사람을 붙잡아 주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것이 북의 군복무에 대한 것이다. 북의 군대는 '초모제'라는 제도로 강제 징병제가 아니라 '군대에 지망하는 사람을 모집하여 뽑는' 방식으로 군인을 뽑고, 물론 다른 직장과 똑같이 생활비를 받는다. 전에 의구심이 들었던게, 선군정치를 표방하고 군인들이 건설현장 같은데서 신화를 써내려가는걸 보고, 어떻게 군인이 저렇게 자발적으로 열성적일수 있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군인도 직장이고, 강제로 와 있는 것이 아닌 자발에 의한 것이여서 가능하겠다는게 이제 좀 이해가 되었다.

그 뿐 아니라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북 정권의 수립과정과 특히 김정일위원장이 후계로 성장하는 과정도 정확히 알수 있어서 좋았다. 또 북의 유일사상의 수립과정에 대해서도 상세히 서술해 놓아 이해하기가 좋았다.

과연, '통일'을 우리가 꼭 해야 하는가에 대한 반문이 요즘들어 많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그러한 의식이 팽배하다. 하지만 언제까지 '전쟁'을 전제로한 불안정한 상황에 발목잡혀 살아야 한단 말인가? 주지하다시피 전쟁은 다만 '악'일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평화를 향해 나아가는 외의 방법은 없다.

그렇다면 우리의 평화파트너이자 이 땅에서 한 언어를 쓰고, 비슷한 습성이 있는 우리의 반쪽에 대한 명확한 정보와 이해가 필수일수 밖에 없다.

이 책을 읽는다면 누구나 '통일'이나 '평화'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수 밖에 없다. 북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괜찮고, 멋진 사회이기 때문이다.

북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사람이나, 싫어하는 사람이나, 무관심했던 사람 누구라도 읽기를 권한다.

그러면 분명 나와 같이 생각이 전환되리라 믿는다.

#평화파트너 #우리는통일세대 #김이경 #북한알기 #북한바로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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