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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 돌아가는 역
시미즈 하루키 지음, 김진아 옮김 / 빈페이지 / 2024년 8월
평점 :
"이곳은 인생의 분기역 마호로시역입니다. "
마호로시역은 평소에 눈에 보이지도, 쉽게 갈수도 없지만..
세가지 조건을 충족시킨다면 갈 수 있는 역입니다.
첫번째, 신코이와역과 히라이역 사이를 소부선 열차가 지나가야 한다는 것.
두번째, 보름달이 뜨는 밤이여야 한다는 것.
세번째, 과거로 돌아가 어떤 일을 꼭 다시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랄 정도의 강렬한 후회를 품는 것.
세가지의 조건이 충족된다면 갈 수 있는 마호로시역.
하지만, 강렬한 후회가 남는 과거로 돌아가 그일을 바꾸려해도 현실에서는 변하는게 없다는것을 역무원은 이야기 합니다.
첫번째 주인공은 다나카 노보루.
다나카는 현재 아내와 함께 세명의 남자아이를 키우고있는 평범한 가정의 가장입니다.
늘씬하고, 이쁘고, 조신했던 아내는 이제는 큰 소리로 아이들을 통제하며, 퇴근한 다나카를 향해 큰소리로 빨리와서 밥을 먹으라고 외치는 씩씩한 아내가 되어있었고, 다나카 역시 머리가 이제 조금씩 벗겨지는 남편이 되었습니다.
누구나 이렇게 평범하게 살아갈꺼라는 다나카의 생각 속에 동창회에서 만났던 이와시키의 한마디가 다나카의 마음을 심하게 흔들어 놓습니다.
" 학교 다닐 때 나 말이야, 다나카 널 좋아했어."
이 한마디로 다나카는 그당시 고백하지 못한 이와사키를 만났더라면 어땠을지, 고백못한 자신에 대해 강렬한 후회를 하고 있었고, 그렇게 미호로시역에 도착한 것이죠.
고백을 못했던 순간으로 돌아와 이와사키에게 고백을 하게되고, 둘은 연인사이가 됩니다.
대학 시절의 교제조차도 놀라울 정도로 순조로웠고, 둘은 사회인이 되었을때 결혼을 하게 됩니다.
행복할것만 같았던 이와사키와의 결혼생활. 이와사키라면 절대 후회따윈 하지않을 것 같았던 결혼생활을 생각한 다나카의 기대와는 달리 어느날부터 다나카는 깨닫기 시작합니다.
어쩐일인지 돈이 모이지않는다는걸 알았고, 우연찮게 역 앞에 파칭코 가게에서 익숙한 손놀림으로 파칭코에 열을 올리며 담배를 피워대는 이와사키를 발견한거죠.
"이럴수가......"
완곡한 표현으로 이와사키에게 모든 이야기를 한 다나카는 이와사키가 두번다시 도박도, 담배도 하지않겠다며 눈물흘리며 사과를 합니다.
하지만, 이번엔 강력한 한방이 기다리고있네요.
바로 불륜. 이와사키에게 다른 남자가 있었고, 상대는 중학교동창.
이와사키는 다나카가 알고있다는 사실도 모른체 외출하는일이 잦아졌고, 다나카는 홀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늘었습니다.
이와사키와의 결혼생활이 힘든 다나카는 현실속의 아내 아이들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립니다.
하지만, 어쩐일인지 현실로 돌아가지 못하는 다나카.
어떤일이 더 남았기에 다나카는 아직 과거속에서 헤메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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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면서 많이 하는 말 중에 하나가 이거 아닐까 싶네요.
"만약에 내가 그때 그랬더라면..."
삶은 선택과 집중이지만, 그 선택과 집중속에서 후회가 없을 수는 없는데요.
제가 책을 읽으며 다시금 마음에 새긴 부분은,
지금의 현실이 어렵고, 힘들더라도 지금 이 순간은 돌아오지않는 나의 삶에 최고의 순간이라는 거죠.
일하는게 힘들고, 아이들 키우는게 어렵고, 남편과 의견충돌이 일어날때마다 욕을 한바가지하고싶고...
하지만, 이 모든게 우리가 얼마나 격렬히, 열심히, 가정을 사랑하고, 엄마로써, 아내로써,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은지 알 수 있는 반증이 아닐까싶네요.
우리에게 후회되는 과거는 현실의 행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않는다는 생각이 문뜩 든 책이였써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여 진짜 마호로시역에 도착한다면..
여러분들은 과거의 어느 시점으로 돌아가보고 싶으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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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4편의 이야기가 더 있는데요, 이야기 속의 주인공을 보면서 나라면 어땠을까...를 생각하며 읽으니 시간가는 줄 모르겠더라구요~ 더운여름, 시원하게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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