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독 어린왕자 - 아주 쉽게 읽을 수 있는 신개념 영한대역 십독 시리즈 1
생 텍쥐페리 원작, 박세창 번역 및 해설 / 표담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직장생활하면서 나의 꿈이 날로 커지고 있을때 다시금 넘어야 할 산이 바로 영어였다. 외국으로 나가야 하는 나의 또다른 꿈은 영어란 장벽을 두고 시름하고 있었는데, 함께 근무하는 선배의 조언대로 원서로 된 고전을 읽어보자 싶어 서점으로 달려갔다. 그때 구매했던 책이 바로 원서로 된 어린왕자였다. 내 생애 처음으로 제대로 된 책을 읽어본 터였다. 초등학교 6학년때로 기억을 더듬으면, 꼬박꼬박 모은 용돈으로 서점에 가서 어린왕자 책을 샀고, 책장 하나 넘기기를 힘겨워하면서 아끼고 아꼈던 그 책이 떠오른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언니가 학교에 제출할 책 한권의 희생양이 되는 횡포로 내 생애 첫 '어린왕자'는 너덜너덜해져서 쓰레기통으로 직행했다. 그후로 어린왕자에 대한 나의 사랑은 식을 줄 몰랐다. 미술전공 친구에게 부탁해서 어린왕자 케릭터를 나의 화일에 늘 그려넣고 다닐 정도였다.

 

 어린왕자를 원서로 읽어보고 싶어 책을 구입했는데, 생각만큼 읽혀지지 않았다. 자꾸만 한글에 눈이 간다. 내가 샀던 그 책은 왼쪽엔 한글해석판, 오른쪽엔 원서였는데 오른쪽으로 눈이 돌아갈 생각을 않았다. 원서로 된 페이지를 보니 가득 가득 들어찬 영어가 속을 울렁거리게 했다. 영어울렁증은 나만의 문제는 아닐터. 그래서 그 책은 딱 한번 나에게 읽혀지는 불명예를 안고 책장 진열속으로 들어갔다.

 

 도서출판 표담에서 <십독 어린왕자>를 펴냈다. 십독? 말그대로 '열번 읽는다'란 뜻이다. 이 책을 열번 읽으면 영어에 눈을 뜬다는 뜻이겠지? 다행히도 동영상 강의와 원어민 녹음 MP3가 지원된다. 이 부분은 요즘 언어관련 책들의 변화 중 큰 장점이다. 인터넷의 보급화가 한몫 하는 것이지만, 막상 책을 펼쳐놓고 원어민 녹음 mp3를 듣게 되는 영광은 이루어 말할 수 없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원서와 번역을 한면씩 올려놓은 책과는 차이가 확연히 난다. 원문을 한 페이지씩 올려놓으면 나처럼 지루해 하는 경향이 있으니, 한 단락씩 올려놓고, 그 아래 한 문장씩 쪼개어 해석을 옆에 붙였다. 문법 혹은 주요 단어,숙어등을 해설하는 란 또한 잊지 않았다.

 

 내가 갖고 있는 영어책 중에서 어떤 책은 이와 비슷한 풀이식이지만 아쉬운 점이 바로 원문2 부분과 해석 부분이다. 원문 2 부분의 한 문장 바로 아래 해석을 붙여 놓아서 읽는 자의 흐름을 끊어 놓았다. 자꾸만 해석에 눈이 가는 건 어쩔 수 없었는데, <십독 어린왕자>의  글 읽기 방식은 정말 마음에 든다.

 

 



 

 읽는 순서와 요령(무리하게 원문 1부터 읽으려 할 필요는 없다)

 

 1. 원문 2와 해석 및 해설을 가능한 한 빠른 속도로 읽어나간다.

  (원문 2를 읽는데 부담이 되면 해석을 원문 2보다 한두 줄씩 먼저 읽어도 된다)

 

 2.두번째 읽을 때는 원문 2만 끝까지 읽는다.

  (읽다가 막히면 해석과 해설을 간간이 참조한다)

 

 3. 세 번째 읽을 때부터는 원문 1로 읽는다.

  (이 경우에도 읽다가 막히면 원문 2와 해석을 간간이 참조한다)

 

 4. 열 번 까지 다시 읽는다.

  (다시 읽을 때는 시간이 매우 단축되므로 세 번 이후에는 많은 시간이 들지 않는다)

  (처음 두 번 읽는 시간이면 다음 여덟 번을 읽을 수 있다)

 


 

 



 

한 페이지의 방식은 이러하다. 원문은 가장 윗 부분 네모틀 안에 있다. 그리고 그 아래 원문 2 를 만날 수 있고 원문 2 한줄 당 해석이 바로바로 대응되는 방식이다. 그리하여 해석을 읽지 않고 원문 2만 읽는다 해도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그 문제란 자꾸만 해석쪽으로 돌아가는 눈을 막을 수 있다는 말이다.

 



 

 주어부분은 늘 음영표시를 해 두었다. 글의 주어를 찾는 일은 문법에선 기본이다. 그러나 영어에 울렁증있는 사람들은 이 주부를 찾는 일 자체도 어려울 수 있다. 주어를 찾고, 술어를 찾으면 해석도 쉽다. 그리하여 술어는 파란색 글자로 표시해 놓았다.

 

 나에게 있어서 책이란 아기와도 같다. 그래서 책장 하나 넘길때에도 조심조심. 나에게 온 그 상태 그대로 보존할려고 애쓰는데, 정말 작심하고 책에 낙서라도 해보자 싶어서 꾹꾹눌러 페이지 넘겨보았다. 그리 길지 않은 세월동안 나도 영어가 좀 늘었는지 읽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모르는 부분은 인덱스 스티커로 표시(붙였다 떼였다 가능한 것으로 사용했다.)해 두고 다시 한번 읽을땐 놓치지 않으리라. 다시 읽었을 때에도 모르겠다면 스티커는 다음으로 넘기고, 열 번째 읽을땐 십독 어린왕자 속에 노란 인덱스 스티커가 모조리 사라지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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