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속인 위대한 거짓말 - 역사에 없는 역사, 그 치명적 진실
윌리엄 위어 지음, 임용한.강영주 옮김 / 타임북스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타임북스의 <역사를 속인 위대한 거짓말>. 표지부터 범상치 않다.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처럼 역사속 인물들의 코는 10cm 정도 길어져 있다. 피노키오가 거짓말 할 때마다 코가 쑤욱 쑤욱 자랐는데...... 이들은 얼마만큼의 거짓말로 자신의 코를 키운 것일까? 갑자기 책을 읽기 전에 떠오르는 몇몇의 위대한 인물들. 혹여 그들이 존재조차 하지 않았던 건 아닐까? 하는 엄청난 의심이 일어났다. 사실 위대한 역사가 거짓이였다는 걸 밝혀주는 이 책을 읽지 읽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고 혼자 중얼거렸다. 그렇지만 인간의 심성이란 궁금한 것이 눈앞에 있다면 들춰보려 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첫구절이 눈에 들어온다.

 

『 역사상의 사실은 순수한 형식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또 존재할 수도 없다. 즉 언제나 기록자의 마음을 통해서 굴절해 오는 것이다.   E.H. 카(Edvard Hallett Carr) 』

 

내가 알고 있던 기록들. 그 기록을 학교에서부터 배워왔다. 게다가 우리 사회 전반에 역사의 일부가 녹아들어 있다. 예를 들면 중국의 위인들 중 공자와 맹자가 많은 이들이 도달해야할 인간성의 정석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읽었을 땐 나의 결론은 그러했다. " 공자는 인간이 아니야." 라고......아무리 생각해도 내 마음은 그렇게 할 수가 없는데 그는 자신의 마음을 어찌 저렇게 컨트롤 했을까. 혹여 전해오는 이야기라고 누군가 부풀린건 아닐까? 의심스러워 도덕 선생님 앞에서 이런 발언을 했다가 손바닥 2대를 맞은 적이 있다. '역사가 거짓을 말한단 말이냐?' 하시면서. 결국 난 의심많은 아이로 낙인찍혔고, 도덕 선생님을 피해 다녀야만 했다.

 

난 여전히 의심하고 있다. 그리고 나의 의심이 정말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 위대한 거짓말> 덕분에 머리가 '딩' 할 정도다.

 

모든 역사는 거짓말이다. (들어가는글 中에서)

 

 가장 충격적인 역사의 거짓은 람세스 2세 이야기이다. 람세스 2세 이야기는 책으로 많은 독자들에게 그의 역사적인 배경, 시대적 흐름, 약간은 미화되었지만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둔 이야기가 즐거움을 줬는데 카데시에서 혼자 히타이트군을 무찔렀다는 멋쟁이 람세스 2세가 사실은 목숨을 부지하고 도망친 것만으로도 다행스러웠던 전투였다는 것~! 이럴수가!! 차라리 모르는 것이 나았다. 나는 소설로 만난 람세스 2세에게 환상이 있었다. 환상이 깨지는 것은 물론이요. 역사의 왜곡이 얼마나 엄청난 것인가를 깨닫게 되었다.

 

 네로황제는 로마가 훨훨 타오를때 우아하게 바이올린을 켰다. 영화로도 많이 소개되어 이 한줄의 글만 읽어도 상상이 된다. 붉게 타오르는 로마도시 붉은 빛 위로 시커먼 하늘. 그것을 바라보는 네로 황제의 표정까지 생각난다. 그 영화를 보면서 네로 황제가 결국엔 인간성을 잃었구나 하고 한탄했는데, 역사적 사실은 그것이 아니였다는 것이 참으로 다행이였다. 네로 황제는 바이올린을 켜지 않았으며 불이 났을 땐 휴양중이였다. 로마의 화재소식에 서둘러 로마로 돌아왔고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무척이나 노력했다고 한다. 게다가 불속으로 뛰어들어 백성을 구출하기 까지 했다. 그러나 사람이 평소의 행동이 그 인물의 전체를 결정짓는 것 처럼 군주답지 못한 행동을 보인 네로황제는 로마의 화재때에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었던 것이다.

바이올린은  16세기에 발명되었기에 네로는 바이올린을 절대 켜지 못했을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거짓을 우리 인간들은 왜 고스란히 믿어 왔을까? 의문을 가진자는 없는가? 오랜 세월동안 대물림되어 전해진 역사들은 긴 시간동안 왜 고쳐지지 않았을까...... 사실 람세스의 이야기는 진실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이러한 부분에서 나는 감히 통틀어 말하고 싶다. 나처럼 람세스가 위대해 주길 바란건 아닐까? 의심없이 그가 용감했고, 신적인 존재처럼 굉장한 일을 해 내었다는 사실은 그대로 믿고 싶었던 것이다.

 

 위대하고 세기적인 역사를 지금 이대로 만족하신다면 <역사를 속인 위대한 거짓말>을 들지 않도록 권하고 싶다. 하지만 내가 속았다는 사실이 조금이라도 서운하고, 되잡아보고 싶고 궁금하다면 혹은 거짓인 사실이 어떤 것이였는지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을 바로 잡아 알고 싶다면 <역사를 속인 위대한 거짓말> 추천한다.

 

 우리는 이순간의 작은 어떤 것을 위해 진실을 숨기는 행동이나, 사실을 바탕으로 더욱더 크게 부풀린 것으로 위대함을 만들어 내지 않아야 한다. 조작된 위대함은 결국엔 내가 살았던 이시대의 역사로 새겨질 것이고, 후대에 물려줄 역사를 뒤죽박죽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면 앞으로의 역사는 제대로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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