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라진 서점
이비 우즈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7월
평점 :
지독한 현실을 벗어나고 싶지만 때로는 문간에 선 것 같은 어정쩡한 상태가 지속되기도 한다. 완전히 안으로 들어가지도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는그 어디 쯤에서의 결정은 앞으로의 삶의 모습을 변하게 한다.
어쩌면 세상에 존재할지도 모르는 에밀리 브론테의 두 번째 소설을 찾고 있는 오펄린, 세상에 없는 어떤 서점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헨리, 남편의 폭력에서 도망쳐 자신 앞에 주어진 책을 읽는 마서. 이들을 통해 각자가 선택하고 결정하는 모든 것에 우연과 신비, 외부적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삶이 유지됨을 소설은 그려낸다.
신비한 서점과 관련하여 오펄린, 헨리, 마서가 다른 시대와 상황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익숙한 것을 떠난 인물들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서, 무언가 빠진 듯한 괴롭고 갑갑한 어중간한 단계를 견뎌내고 있다.
그 중간 과정에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이야기가 마법처럼 엮여 있고, 끝에는 각자의 조각들이 하나로 뭉쳐진다. 희망을 버릴 수 없어 비참해지더라도 도전하고, 모진 일을 겪었지만 친절과 솔직함을 잃지 않는 캐릭터들을 통해 삶에 대한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환상적 요소로 치부하기에는 당황스러운 부분도 없진 않지만, 가능성을 열어놓기 위해서는 필요한 장치라 생각하기로 한다. 인생도 그러하듯이. 책과 작가, 서점이 캐릭터들을 아우르고 현실의 장소, 실존의 인물들이 상상의 세계와 어우러져 매혹적인 판타지를 제공한다.
🏷️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건, 제자리에 틀어박히겠다는 이 결정이 내 능동적인 선택이라는 점이었다. 이 사실이 훨씬 더 무서웠다.
p.176
🏷️
'두렵지 않으면, 살아 있는 게 아니야.' 지금까지는 두려움을 긍정적인 의미와 연결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다른 종류의 두려움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p.297
두려움을 끌어안고 벼랑 끝에 매달린 듯한 치열함 속에서 버티고 있는 사람들에게, 제자리를 걷는 것 같은 막막한 시간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책 종잇장 사이사이로 내려앉은 이야기들은 살아갈 힘을 줄 것이다.
ㅡ 출판사의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사라진서점 #인플루엔셜 #이비우즈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