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보내는 편지
마야 안젤루 지음, 이은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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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우리네 삶과 현실이란 도대체 무엇인걸까?
무엇이길래 인간들을 힘들게 또, 지쳐 쓰러지게 만드는 때가 많은 것일까?

그래서, 손에 잡은 이 책.
더욱 붙잡게 되고 그 희망의 끈을 놓치 않나보다.

나 역시 몇 년 동안 무직이어서 심신이 많이 지치고 속은 썩어문드러질 정도가 되었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잘 풀리고 좋아지리라는 '희망' 하나만은 버리지 않았다. 물론, 그런 답답한 현실의 물음에 속시원한 해결을 주는 답을 바라지도 않지만, 그래도 이 책을 통해 삶의 고뇌와 좌절에서 한 발짝 물러서서 보게되는 여유와 편안함을 느꼈다는 것만으로도 어느정도 만족한다.

난 남자다. 즉, 아들이다.
하지만, 이 책의 편지는 결코 딸에게만 보내는 편지가 아님을 책을 읽는 어느 누구에게나 느끼게 하고 동시에 삶의 교훈과 깨달음을 준다라고 말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특히, 저자의 이력이 상당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는데, 태생이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시당하고 차별받던 마야 안젤루는 16살때 이미 미혼모가 되었으니 그녀의 파란만장하고 평탄치 않은 삶의 시작, 굳이 말하지 않아도 온 몸으로 느끼고도 남았다.
또한, - 이 부분은 내 삶의 경험과 비슷하기도 한데 - 먹고 살기 위해서 웨이트리스, 요리사, 댄서, 나이트 클럽 가수 등의 여러 힘든 일들도 경험하고, 그런 일을 오래하다보면 꿈이고 나발이고 현실에 타협하던가 힘들어서 좌절할 법도 한데 오히려 그로 인해 음악과 문학에 대한 자신만의 꿈과 열정을 잃지 않고 키워가면서 결국엔 베스트셀러 작가와 가수, 작곡가, 배우, 저널리스트 등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성공을 이루고야마는 멋지고 대단한 그녀에게 절로 뜨거운 박수를 보내게 된다.

28개의 그녀의 편지 중 너무나도 공감하고 마음에 와닿았던 글귀를 몇 자 적어보면,

1. 베푼다는 것은

2. 빛나는 무대에 서서

3. 사랑해줘서 고마워요

로 요약할 수 있는데, 

베푼다는 개념은 단지 물질적인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고, 웃는 미소 하나도 말이나 행동에서 인정이 느껴지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에게 크나큰 기쁨을 베풀 수 있고, 상처받은 마음을 치료할 수도 있는 것이다. 즉, 누구라도 스스로 '인정많은 사람' 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한 것이다.

그리고, 나도 음악에 관심이 많고 지금까지 음악과 공연일을 업으로 해와서 더욱 그런지 저자가 언급한 가수들, 재즈 아티스트들도 이 책에서 만나니 정말 반갑고, 모든 위대한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는 단 한 가지 원천은 바로 다름아닌 '사람의 마음' 이라는 말이 내 가슴속에 쏙 들어와 자꾸 되새기게 되었다.

사랑해줘서 고맙다는 편지에서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친구들을 저 세상으로 보낸 후 아프고 쓰라린 마음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나도 2년전 베이징 올림픽이 한참 하고있을 당시, 알고 친하게 지낸지 20년 넘은 소위 말하는 불알친구를 교통사고로 잃어서 그 마음 너무나도 잘 알기에 글자 한자 한자를 천천히 그리고 계속 반복해서 음미한 부분이 바로 이 편지다.
마야는 심금을 울리는 교훈을 준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남긴 유산을 잘 받아들이고, 정말 고맙게 생각해야 된다.' 라고.
또, '그들에게는 사랑해줘서 감사했다고, 하느님께는 그들을 보내주셔서 감사했다고.'

  

아무튼, 많은 것을 생각하고 뒤돌아보게 한 마야와의 참 좋은 만남이었다.
이젠 힘들고 삶에 지쳐 넘어지더라도 가볍게 툭툭 털고 다시 일어나 힘차게 걸을 수 있을 것 같다.마야가 내게 보낸 편지들을 마음 속에 소중히 간직하고 잊혀질때마다 또 꺼내보며 잔잔한 감동과 함께 여유롭고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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