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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평점 :
난 음악인이다.
아니다, 현재는 음악인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10년 넘게 음악관련일로 한 우물을 파왔으나 현재는 취직이 안 되서 하루하루 힘들게 생활하고 있는, 반면에 하루라도 빨리 그 일로 자리잡고 먹고 살려고 아둥바둥하고 있는 백수이다. 그런데, 나이가 있고 현실에 있기에 이 간절한 꿈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을 내 스스로가 어느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책과의 처음 만난 몇 년 전 당시에는 전체적인 내용은 잘 기억이 안 나고, ’마크툽’이라는 단어 하나와 이 책 속의 명문장이라고 일컫는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라는 말에 단순하게 힘을 얻어 계속 같은 길에 도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전과 별반 차이가 없는 내 현실에 - 아니, 오히려 몇 년 전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현실에 - 나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끔 하고 더욱 반성하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두 번째 만남에서 얻은 수확이 의외로 컸다.
안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먹고 살기 힘든 직업 음악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한가지.
산티아고가 그랬듯이 인생을 살면서 하고 싶은 꿈과 목표를 꼭 이루고 싶은 마음에 20대 후반부터 꾸준히 이 외로운 길에 도전하고 있는 중이다.
어찌보면 내 인생 여정과 정말 많이 닮아있는 산티아고의 여행.
세상물정 모르는 양치기 소년 산티아고에게 어느날 홀연히 한 왕이 나타나서는 피라미드에 묻혀 있는 보물을 찾는 길을 알려주겠다고 제안하고 그 댓가로 양의 십분의 일을 요구한다. 그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반복되는 일상을 벗어나 모험을 시작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자아의 신화’ 그리고, ’이 세상의 진리’를 찾기 위해서 떠나는 여행이었는데, 우리의 인생이 그러하듯 결코 쉬운 길은 아니었다. 단적인 예로 여행길에서 만났던 사람들을 보면 그 여정이 쉽지않았음을 알 수 있는데, 그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들도 있지만, 때로는 그를 이용하려하거나 그와 뜻이 맞지 않는 사람들 역시 있었으니 말이다.
어쨋든, 진실의 보물을 찾기 위해서 사막으로 간 산티아고는 파티마라는 운명적인 사랑도 만나게 되고, 평화지대인 오아시스에서의 전쟁을 예견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인정도 받고 결국엔 보물을 찾는다는 어떻게 보면 아주 통속적인 우화이지만, 책을 천천히 음미한다면 그 속에 숨어있는 진주보다 아름다운 ’진짜 보물’을 찾기에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과연,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그 ’진실한 보물’을 어떻게 찾아야 할 것인가?
우선, 그 보물을 찾기 위한 과정에서 느끼고 만나게 되는 여러가지 표지들.
이 표지들 역시 우리의 삶에서 알게 모르게 인식할 수 있는 것들이고, 어쩌면 그것들이 인생의 길 위에서 중요한 나침반의 역할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표지들을 순간순간 잘 캐치한다면 인생을 살아가면서 여러 갈림길에 서게 되더라도 좀 더 신중하게 좋은 선택을 할 것이고, 시간을 아끼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야겠다는 마음가짐 또한 자연스레 먹게 될 것 같다. 왜냐하면, 우리의 인생 자체가 길지 않은 여정이기에.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포인트.
그것은 바로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즉, 살면서 누구나 느끼게 되는 ’마음 속 저 깊은 곳의 진실된 소리’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면 납을 금으로 만드는 연금술처럼 꿈꾸고 원하는 모든 일이 온 우주의 기운을 받아서 바라던 바가 이루어진다고 말하고 있다.
남들이 추천하거나 흔히들 많이 보는 베스트셀러 책들을 무조건 읽어봐야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평범한 일반 사람들이 공감하는 책들은 무언가를 느끼거나 얻을 것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몇 년 전 처음 읽었을 당시에는 마음에 와닿는 부분이 그리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으나 두 번째 일독을 한 지금에는 그 당시와는 분명 다른 무엇인가가 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살아 숨쉬며 나를 일깨우고 있음을 느끼고도 남았다.
또 다시 믿고 도전할란다.
인생에 있어서 한 순간의 커다란 기적을 만드는 것보다는 내가 반드시 하고 싶은 일이 정확히 무엇인지를 파악해서, 나의 게으름과 나태함을 고치고, 그 일에 온 힘을 다 쏟아부어 결국 성공의 눈물을 흘리는 그 날까지, 또, 주위의 어렵고 힘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그 날까지.
분명 온 우주가 날 도와줄 것이라 믿는다. 마크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