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씨댁 아가씨들의 한가로이 시와 풍류를 즐기는 모습이나
음주가무와 수수께끼 놀이 등의 여유로운 분위기는
보옥의 생일잔치에서도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
이 책을 여태껏 쭉 읽으면서 나만 느끼는 감정일까?
젊은 사람들이 열심히 공부하거나 땀흘려 일을 하지 않고
모여서 맨날 먹고 노는 모습들이 그리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여색을 밝히는 가용과 가진의 주선으로
희봉의 남편 가련이 우이저를 첩실로 삼아 재취를 하게 된다.
물론, 소설속의 이야기지만 현실적으로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이야기이기에
과연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것인가의 문제도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도 가장 뇌리에 남았던 이야기는
예전부터 유상련을 사모했고 그와 해피엔딩으로 혼인할 줄 알았던 우삼저가
유상련이 혼인을 물리는 바람에 원앙검으로 자신의 목을 찔러 죽는 장면이었는데,
뜻밖의 반전이어서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아직 홍루몽의 중반부라서 그런것일까?
아니면, 등장인물들의 흥청망청 하는 모습들만 머리속에 그려져서 그런가?
한 회 의 이야기가 끝나면 그 중심내용을 파악하기 위해서
어김없이 그 회 의 제목을 재차 음미하는 습관이 생겼는데도
전체적인 내용의 흐름이 많이 기억에 안 남고 인상적이지 못한 느낌마저 든다.
즉, 새로운 이야기나 갈등구조가 나와도 그게 그거 같은 느낌이 드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또 다음편이 기대되는 것은 사람의 간사한 마음이라고 말할수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