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홍루몽 이야기의 중간지점에 와있다.
이번 6권에서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보다 조연급 인물들에 포커스를 맞춘듯했다.
얽히고 설키는 그네들의 심리묘사나 행동들이 재미있게 전개되어 가고 있고,
그래서 그런지 많이 지루하지는 않았던 것 같았다.
청문이 아픈 몸으로 공작털 외투의 기워주는 장면도 그랬고,
앵아가 대관원의 꽃들을 꺾어서 이쁜 꽃바구니를 만드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또한, 전체살림을 도맡아서 해왔던 희봉이 무리를 해서 그랬을까. 유산을 하는데,
몸이 아픈 희봉의 역할을 대신하는 탐춘의 등장에서는 카리스마가 느껴질 정도였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 중 하나는 가씨 대가족이 모여서
섣달 그믐날 가묘의 제를 지내고 대보름날 거대한 잔치를 벌이는 광경인데,
멋지고 화려하다는 생각보다는 왠지 모를 씁쓸함이 물밀듯 몰려왔다.
돈을 한아름 광주리에 뿌린다던지, 세상 걱정없이 기름지게 배불리 먹고 노는 그네들의 모습이
사치스럽고 비현실적인 것 같아서 그런 느낌을 지울 수 없는걸까.
술먹고 노는 따분한 이야기보다는 오히려 조연급 인물들의 갈등구도가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