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홍루몽 1권을 읽었다.
간만에 장편대작을 읽는 기쁨에 게다가 중국에서는 만리장성과도 안 바꾼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 대단하고 유명한 <홍루몽>을 읽는다는 설레임과 흥분이 1권을 다 읽은 지금까지도 계속 있다.
처음에는 12권이라는 권수의 압박과 삼국지만큼 무수한 등장인물이 등장한다길래 약간은 부담이 되었는데, 첫 장을 열고 점점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술술 읽히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전개되고 있다.
<홍루몽>을 처음 접하는 것이기에 솔직히 말해서 1권부터 쏟아지는 여러 인물들의 정체(?)를 파악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p.67 의 영국부와 녕국부의 가씨 가계도와 부록의 등장인물사전 (p.299~ p.320)을 참조하면서 읽으니 훨씬 이해가 쉬웠고, 지금은 다행이 내 머릿속에 어느정도 자리가 잡힌 것 같다.
더욱이, 고전삽화분야의 세계적 권위가 대돈방의 삽화가 있었기에 인물들이나 상황상황이 정리가 잘 되는 것 같아서 좋았다.
주인공인 가보옥과 설보채, 임대옥의 등장과 가씨가의 여러부인들(대부인, 왕부인, 형부인, 설부인, 왕희봉 등등) 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런저런 사건들이 회를 거듭할수록 실타래처럼 얽히고 설켜서 이야기속으로 점점 빠져들게 하고 다음회가 기대되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특히, 가보옥의 꿈속에서 만난 경환선녀와의 장면에서 금릉십이채(금릉에서 가장 뛰어난 12명의 미인들)와 여러 시녀들의 운명을 나타낸 시구들이 상당히 인상깊었는데, 앞으로 계속 전개될 내용이 궁금하게끔 만들어지는데 충분했다.
벌써 2,3권이 계속 기대된다. 빨리 읽고 싶다.
과연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가보옥과 설보채, 임대옥의 앞으로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등 여러가지가 궁금하기도 하지만,
더 넓게 보면 전통 중국인들의 내면세계와 그들의 문화를 들여다보고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점에서 나에게는 더 소중하고 크나큰 의미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