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스타벅스 / 마이클 게이츠 길


 

 

 

 

 

 

 

 

 

 

 

 

 

무언가에 대해 계속 좋은 말만 하는 사람을 보면 의심부터 든다.

예를들어 검색으로 맛집을 찾았더니 특정 음식점에 칭찬글이 쏟아지는 것도 그렇고, 

사고싶은 물건의 상품평이 칭찬일색이어도 그렇다. (오히려 칭찬글 10개에 혹평 1개 정도일 때 지갑의 문은 열린다)


이 책도 좀 그렇다. 스타벅스 만세, 만세, 만만세! lol 를 외치는 이 책에 고개가 갸우뚱 해질 때가 있다. 

종업원(스타벅스에서는 파트너라고 한다)에 대한 스타벅스의 광대한 복지와 배려심,

업무와 인사에 있어 천재성을 발휘하는 지점장 크리스털, 그리고 노련하고 정다운 직원들. 

사람들 모여서 일하는 곳이 이렇게 완벽할 수가 없어- 라며 의심이 갔다. 


그런 의심병 돋는 내가 그럼에도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나니 조금은 신기한 마음이 든다. 

보통은 그냥 중도 포기하고 다른 책으로 넘어가기 마련인데..

때로는 약간은 감동받고 뭉클해질 때도 있었다. 


예를들어 스타벅스에 처음 출근할 때의 장면을 읽을 때에는 

승강장에 서서 한없이 눈물 흘리는 그의 마음에 너무나 측은했다.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울음이 새어나왔다. (중략) 내 눈에는 브룩스 브러더스 정장을 빼입은 남녀들이 하나같이 제 멋과 제 복에 겨워 우쭐대는 것처럼 보였다. 

 삶에 대한 그들의 자신감에 질투가 났다. 

 출근길이 완전히 몸에 익어 보이는 그들의 여유가 야속했다. (p68)

'삶은 나 자신의 노력여하에 달려있으며 결국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갈 것이다'라고 믿는 사람들의 

자신만만한 타인의 표정들. 반면에 잔뜩 주늑들어 버린 그의 모습(혹은 나의 모습)이 생생히 떠올랐다.


하지만 약 1년뒤 그는 모든 걸 극복한다. 

땀흘려 일하는 기쁨을 알게 되고, 진심어린 칭찬의 맛을 알게 되고, 

직장동료들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고객들과 소통하는 유쾌함을 알게 된다. 


그리고 아래 대목에 이르러서는 

나는 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진심일 거라고 믿게 되었던 것 같다, 아니 믿기로 했던 것 같다.


지하철역 쪽으로 걸어가는데 도시의 가로등 불빛이 평소보다 환하게 느껴졌다. 기온이 내려가면서 나타나는 착시현상인지도 모르지만 혹한의 공기 속에 비치는 가로등 불빛은 신비롭기 그지 없었다. 

 나는 걸음을 떼어놓았다. 그러다가 말 그대로 대오각성의 충격이 가해지면서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섰다. 

"내 평생에 이렇게 행복했던 적은 없었어'

내 입에서 불쑥 그런 말이 튀어나왔다. (p225)



이 책이 쓰여진 것이 2009년이고, 

베스트셀러에 올라 꽤 많이 팔렸으며 언뜻 듣기에는 영화로도 제작한다고 한다. 


저자인 마이크는 3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스타벅스에서 일하고 있을까?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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