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 2020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선정도서
황경란 지음 / 산지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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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년은 알지 못했다>를 읽고

태풍의 이름을 가진 소년이 있다. 태풍이 부는 날 태어난 아이에게 그 날의 바람을 닮았을 거라며 ‘날개’라는 이름을 지어준 엄마는 떠났다. 놀림과 무관심, 가정폭력으로 상처 입은 소년이 오랜 시간을 참고 기다리며 새롭게 돋은 날개는 아버지를 닮은 날개였다.
소년은 친구의 놀림은 참고, 선생님의 관심은 기다리다 포기하고, 엄마가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걸 깨닫고, 아버지의 폭력을 참아내며 자신의 열여섯 살을 기다린다. 아버지처럼 폭력으로 무장하고 열세 살이 되는 여동생이 더 이상 울지 않게 되는 그 때. ‘우리들의 아버지’를 없애겠다고 다짐하며 열여섯이 되는 날을 맞이하는 이야기 이다.

<소년은 알지 못했다>는 가정폭력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이 개인의 삶을 어떻게 파멸에 이르게 하는지 보여준다. 이 번 이야기는 첫 장부터 한 자 한 자 고통으로 읽어내야 한다. 소년에게 가해지는 수많은 폭력에 분노하게 되지만 그 순간 부끄러움이 고개를 든다. 소년이 점점 아버지를 닮아간 것은 누구의 책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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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맘 2021-04-25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참 할 일이 많은 세상임을 다시 한 번 리뷰를 통해 느끼게 되네요.

miab74 2021-04-25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한 자 한 자 고통으로 읽어내야 한다. ˝ 정말 딱 맞는 표현인 것 같아요~

마지막 화두는 저에게 큰 울림이 됩니다.

딩동맘 2021-04-29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마지막 문장 소년이 아버지를 닮아간 것은 누구의 책임일까? 가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지를 가르쳐주는 것 같아요.
 
사람들 - 2020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선정도서
황경란 지음 / 산지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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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원료 니켈은 전기차 생산에 꼭 필요한 광물이다. 그 광물은 석유로부터 우리들의 지구를 지켜줄 것 같지만 더 많은 배터리를 만들어서 팔아야 하는 사람들 때문에 지구도 사람도 지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
<킹덤>은 니켈 채굴로 무너지는 한 어촌마을의 이야기 이다. 리켈이 살고 있는 항구도시는 한적한 어촌마을이다. 킹덤이 생기면서 마을은 엄청난 변화에 시달린다. 어부들은 고기를 잡을 수 없게 되고,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이 피부색 만큼이나 다른 생각을 가지고 마을에 들어온다. 마을에는 매음굴이 생기고, 220km의 파이프관이 생기고 원래 어부였던 사람들은 광산 노동자가 되어 간다. 배를 사기 위한 할아버지의 투쟁은 배를 묶어둘 선착장을 찾기 위한 아버지의 투쟁으로 이어진다.
리켈의 시선으로 가까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 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들려준다. 킹덤으로 인해 한적한 어촌마을이 무너져가는 모습은 한 장의 그림을 읽어주듯 써내려가고 있다. 스스로 질문할 줄 아는 사람으로 커가는 리켈이 마지막이 빌었던 소원은 무엇이었을까?
‘뭐든 할 것 같은 나중은 없다’는, 할아버지에게서 아버지로 전해지고 리켈에게로 이어지는 외침은 가슴 깊은 곳에 가라앉아 유언된다.
쌩파가 건네준 ‘삶의 반대’라는 책 마지막 장에 있던 ‘가난보다 추할까’라는 문장에서는 앞선 작품 <사람들>의 가난보다 추한것이 있다는 륜의 말이 들리는 듯하다. 가난보다 추한 것들에 대한 단죄. 하지만 그 단죄가 외롭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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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ab74 2021-04-20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구도 사람도 지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

결국 모두를 지킬 수 없는 것에 대해 리켈이 저항 하는 것 같네요~
새로운 시선으로 다시 보게 되네요~~ 감사해요~~

효미 2021-04-21 0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가 멋있네요!

소유맘 2021-04-22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든 할거같은 나중은 없다.
단죄가 외롭게 느껴진다는것에 공감해요.

꿈맘 2021-04-23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이 진한 여운을 남기네요.

딩동맘 2021-04-29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리켈이 마지막으로 빌었던 소원이 궁금해지네요.
 
사람들 - 2020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선정도서
황경란 지음 / 산지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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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은 자칫 진실처럼 보이니까요.“(33쪽)

황경란 작가의 ‘사람들‘은 단편집 <사람들>의 표제작이다. 신문사 기자 륜과 부장, 두 사람은 진실과 침묵 사이에서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인다. <사람들>은 ‘침묵’이라는 블라인드에 가려진 사람들과 블라인드로 가리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진실에 가까이 하고 싶은 열정.
침묵이 주는 안락함에 안기고 싶은 유혹.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평범한 사람들.

자칫 진실처럼 보일 수 있는 침묵이 결국은 나를 향한 날카로운 비수가 될 수 있다. 진실과 침묵 사이에서 늘 갈등하는 이들에게 읽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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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ab74 2021-04-07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침묵이 주는 안락함, 자기 보호가 있더라구요. 그런데 진짜 비수가 되어 돌아오더라구요. 침묵을 깨는 용기는 아직 저에게 어마무지하게 크게 느껴집니다. 싸워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데, 싸우지 않고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네요. 그런 사회면 좋겠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