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 빛의 순간들 - 100개의 대표작으로 만나는 클로드 모네의 모든 것
박송이 지음 / 빅피시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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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모네를 이야기할 때 빛은 빠질 수 없는 연결고리다. 우리는 흔히 모네를 '빛의 화가', '인상주의의 거장'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모네, 빛의 순간들』을 읽으며 내가 만난 모네는 단순히 빛을 좇던 화가가 아니라 삶의 기쁨과 슬픔, 성공과 좌절을 온몸으로 견디며 끝내 자신의 예술을 완성해 간 한 인간이었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모네의 대표작 100점을 시간순으로 따라가며 그의 삶과 작품 세계를 함께 조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르아브르의 젊은 시절부터 아르장퇴유와 베퇴유, 지베르니를 거쳐 생애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구성은 마치 모네 회고전을 한자리에서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PART 1에서 만난 레옹 망숑의 캐리커처는 당시 시대 분위기와 예술가들의 모습을 단번에 전달하며 강한 인상을 남긴다.

무엇보다 이 책은 단순히 작품을 나열하거나 해설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프랑스 공인 문화해설사인 저자의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세계 곳곳의 미술관에 흩어져 있는 모네의 작품들을 내 손바닥 앞에서 만나게 된다. 그림을 보는 것을 넘어 그가 어떤 시대를 살았고 무엇을 느끼며 붓을 들었는지 이해하게 된다. 몇백 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도 그의 작품이 대중과 소통하며 공감을 이끌어내는 이유를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모네의 인생에서 빛만큼이나 중요한 존재는 카미유였다. 작품을 따라가다 보면 화가 모네뿐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슬픔을 견뎌야 했던 인간 모네를 만나게 된다. 특히 「해빙」은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이다. 카미유를 잃은 후 찾아온 침체와 상실감 속에서도 모네는 다시 붓을 들었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오고, 얼어붙은 강물도 결국 다시 흐르듯이 말이다. 이 작품은 단순한 풍경화가 아니라 슬픔을 딛고 다시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삶을 보여주는 그림처럼 느껴졌다. 어쩌면 세상을 향한 작품이라기보다 모네 자신에게 건네는 위로와 다짐이었을지도 모른다.

앙티브에서 완성된 작품들 또한 인상 깊다. 테오도르 반 고흐의 기획으로 화랑 부소에서 열린 전시는 큰 성공을 거두었고, 모네는 단순한 풍경화가를 넘어 '색채의 마법사'라는 명성을 얻게 된다. 빛과 색을 다루는 그의 능력은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라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PART 3 말미에 소개된 「프티트 크뢰즈 강」은 대중에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작품이지만 이 책을 통해 새롭게 발견한 보석 같은 그림이었다. 빛에 따라 변화하는 지형의 골격은 사실적인 재현을 뛰어넘는다. 화면 안에는 찰나의 생명력과 자연의 장엄함이 살아 숨 쉰다. 이 작품을 보며 왜 모네가 천재로 불리는지, 왜 위대한 화가로 기억되는지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결국 모네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은 지베르니다. 그의 생애 역작과 걸작이 탄생한 공간이다. 특히 마지막 파트에 들어서며 만난 문장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

"내 눈이 나를 배신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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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빛을 좇아온 화가에게 시력을 잃어간다는 것은 얼마나 절망적인 일이었을까. 세상이 안개처럼 흐려지는 상황에서도 모네는 멈추지 않았다. 영혼이 기억하는 색채를 캔버스 위에 옮기는 것, 그것이 그의 마지막 투쟁이었다. 그래서 말년의 작품들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삶을 향한 의지와 예술가의 집념이 응축된 기록처럼 다가온다.

「구름」과 「버드나무가 있는 맑은 아침」에 이르러서는 작품을 보는 것을 넘어 그 안에 머물게 된다. 이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끝까지 읽어낸 독자라면 어느 순간 자신이 오랑주리 미술관에 와 있는 것은 아닌지 착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만큼 작품과 삶, 그리고 빛이 자연스럽게 하나로 연결되어 독자를 모네의 세계 안으로 이끈다.

『모네, 빛의 순간들』은 단순한 미술 교양서가 아니다. 한 화가의 작품 세계를 따라가며 그의 삶과 감정을 함께 이해하게 만드는 책이다. 책장을 덮고 나면 모네의 그림보다도 삶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인간 모네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어쩌면 그가 평생 그린 것은 빛만이 아니라, 어떤 순간에도 다시 일어서는 인간의 의지였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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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백설 공주는 누구일까? - 개정판 ㅣ 가나 뿌리 책장 2
유순희 지음, 최정인 그림 / 가나출판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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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아름다움은 거울 밖에 있다

백설공주 이야기는 누구나 알고 있다. 아름다운 백설공주와 그녀를 질투하는 왕비. 그러나 유순희 작가의 『진짜 백설공주는 누구일까?』는 익숙한 이야기에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과연 누가 진짜 백설공주일까.

이 작품은 루시아의 이야기와 여름이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전개된다. 하나는 동화 속 백설공주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현실을 살아가는 소녀 여름이의 이야기다. 서로 다른 시대와 공간에 존재하지만 두 주인공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백반증을 가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아름다움을 비추는 거울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여름이의 내면을 그려내는 방식이다. 여름이는 유나를 좋아하지만 동시에 부러워하고 질투한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과 비교에서 비롯된 열등감이 한 사람 안에서 얼마나 복잡하게 공존할 수 있는지 작가는 섬세하게 보여 준다. 그래서 거울과 관련된 사건, 그리고 유리가 깨지는 장면은 단순한 사건 이상의 의미로 다가온다. 읽는 순간 마음속을 날카로운 조각 하나가 스쳐 지나가는 듯한 통증과 해방감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루시아의 이야기는 더욱 안타깝다. 자신의 탓이 아닌 백반증,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시대,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조종하는 거울은 그녀를 조금씩 파국으로 이끈다. 그러나 작가는 루시아를 단순한 악인으로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독자로 하여금 "내가 루시아였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하게 만든다. 백설공주의 순수함을 마주할수록 커져 가는 열등감과 상실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감정으로 다가온다.

이 책에서 거울은 단순한 마법의 도구가 아니다. 끊임없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게 만드는 시선이며, 부족함만 바라보게 만드는 마음의 장치다. 그리고 루시아와 여름이는 결국 그 거울로부터 벗어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옭아매던 굴레를 끊어 낸다. 마지막 장면에서 느껴지는 해방감은 마치 조여 오던 밧줄이 단번에 잘려 나가는 듯하다. 숨이 막힐 듯했던 긴장이 사라지고 찾아오는 고요는 편안함을 넘어 묘한 황량함까지 남긴다. 하지만 그 황량함은 상실이 아닌 자유의 공간처럼 느껴진다.

『진짜 백설공주는 누구일까?』는 단순히 백설공주를 재해석한 판타지 동화가 아니다. 이 책은 읽는 동안에도, 읽고 난 뒤에도 나라는 존재의 소중함과 내면의 아름다움, 그리고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나만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거울 속의 나를 평가하며 살아가는가. 그리고 얼마나 자주 타인과의 비교 속에서 스스로를 작아지게 만드는가.

책을 덮고 난 후에도 한 가지 질문이 오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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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백설공주는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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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그 답은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상처까지도 받아들이고 스스로의 가치를 발견한 사람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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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수학이 재밌어졌습니다 - 40점 수포자를 1등급으로 만든 7단계 공부법
이찬영(역전수학) 지음 / 빅피시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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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공부를 잘한다’는 기준을 이야기할 때 수학은 늘 중요한 잣대처럼 여겨진다. 그래서 수학을 포기했다는 말은 단순히 한 과목을 어려워한다는 의미를 넘어,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까지 잃게 만드는 말처럼 들릴 때가 많다. 그런 현실 속에서 《어느 날 수학이 재밌어졌습니다》는 꽤 특별한 울림을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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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찬영 은 처음부터 수학을 잘했던 학생이 아니었다. 초등학생 시절 수학 시험 40점을 받고 반에서 꼴찌를 할 만큼 수학이 싫었다고 한다. 하지만 시행착오 끝에 자신만의 공부 전략을 만들었고, 결국 수포자 수준에서 수능 수학 1등급까지 올라섰다. 그리고 이 책에는 그 과정과 방법이 숨김없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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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입시에 성공한 사람들의 책은 매년 쏟아진다. 하지만 그런 책들을 읽다 보면 “내가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했는가”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물론 대단한 노력임은 분명하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나도 해봐야지”라는 용기보다 오히려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나는 왜 안 될까”, “역시 저 사람은 특별한 사람이었구나” 하는 마음만 남고 책을 덮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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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책은 달랐다. 실패와 좌절을 직접 경험했던 사람이 이야기하기 때문에 독자를 압도하기보다 먼저 공감하게 만든다. 학생을 가르치려는 어른의 말투보다 실제 학생의 입장에서, 학생의 언어로 이야기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래서 읽다 보면 “내 입장을 알아준다”, “내가 왜 힘든지 이해해 준다”, “맞아, 지금 내가 딱 이런 상황인데”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깨달은 점은 대한민국의 ‘수포자’ 학생들은 사실 정말 포기한 아이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오히려 누구보다 잘하고 싶고, 잘해내고 싶은 마음이 큰 아이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반복되는 실패와 비교 속에서 자신감을 잃고 점점 멀어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공부법 책이 아니라 그런 학생들에게 “너만 그런 게 아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말을 건네는 책처럼 느껴졌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학습에서 중요한 두 가지 요소로 ‘자기확신’과 ‘끈기’를 강조한 점이었다. 결국 공부는 결과로 평가받는 영역이고, 그 과정을 버텨 내기 위해서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끝까지 해내는 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어쩌면 너무 당연한 말 같지만, 많은 사람들이 정작 가장 중요한 이 두 가지를 놓친 채 다른 방법만 쫓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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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는 ‘끈기 진단’과 ‘자기확신 진단 테스트’도 담겨 있는데, 거기에 맞춘 대응법 역시 거창하지 않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 현실적이고 위로가 된다. 작은 동기부여와 실천 가능한 조언들이 쌓이면서 독자는 자연스럽게 “한번 믿고 따라가 볼까?” 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작가를 믿어 보며 책에서 말하는 ‘7단계 공부법’을 스스로 만들어 갈 결심을 하게 되는 흐름이 꽤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그리고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이자 매력은 공부법 이전에 ‘마인드 리셋’을 해 준다는 점이다. 앞서 자기확신과 끈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이어서 멘탈과 루틴, 그리고 불안과 열등감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사실 이런 정신적인 부분은 공부에서 너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시중의 입시 성공담 책에서는 의외로 깊게 다뤄지지 않거나, 언급되더라도 현실감 없이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독자들은 “좋은 말인 건 알겠는데 내 현실과는 너무 다르다”는 괴리감을 느끼고, 결국 다시 혼자 고민 속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런데 이 책은 달랐다. 공부를 못했던 경험, 무너졌던 감정, 비교 속에서 흔들렸던 마음까지 솔직하게 드러내기 때문에 독자가 쉽게 거리감을 느끼지 않는다. 그래서 조언을 듣는 느낌보다 “나와 비슷한 사람이 먼저 걸어간 이야기를 듣는 느낌”에 가깝다. 바로 그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설득력이라고 느껴졌다.


무엇보다 책 속 으샤으샤하는 문장들조차 억지스럽지 않았다. 흔한 자기계발서처럼 공허한 응원으로 들리기보다, 정말 옆에서 하이파이브를 해 주며 “괜찮아, 다시 해보자”라고 말해 주는 느낌에 가까웠다. 그래서 읽다 보면 이상하게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고, 다시 한번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누군가 위에서 끌어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같은 방향으로 함께 뛰어가는 러닝메이트를 만난 듯한 기분이 들었다. 특히 좋았던 점은 멘탈 관리가 단순히 부정적인 감정을 줄이는 수준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게임 시스템처럼 스스로에게 보상을 주고, 과거의 자신과 화해하는 과정까지 담아내며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감정과 성취감을 경험하게 만든다. 그래서 읽다 보면 “이건 정말 실제로 해볼 만한 공부법이겠다”라는 확신이 들었다. 단순히 유명한 1등 공부법을 따라 한다고 해서 모두가 같은 결과를 얻지 못하는 이유, 그리고 왜 어떤 학생은 계속 무너지고 어떤 학생은 다시 일어나는지에 대한 차이가 결국 이런 멘탈 관리에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 인상 깊었던 부분은 ‘4단계 생각의 흐름’을 두 파트로 나누어 설명한 내용이었다. 실패 순간을 분석하는 과정과 두뇌 재프로그래밍에 대한 설명은 단순한 정신론이 아니라 실제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구체적인 접근처럼 느껴졌다. 단순히 “긍정적으로 생각해라”가 아니라 왜 실패 순간마다 같은 감정과 행동이 반복되는지 들여다보게 하고, 그 흐름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지를 단계적으로 짚어 준다는 점에서 꽤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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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과정을 충분히 다독여 준 뒤 책은 레벨 3의 ‘7단계 공부법’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여기서도 단순히 공부 기술만 나열하지 않는다. 끝까지 반복해서 강조하는 것은 결국 ‘자기 믿음’이다. 공부법을 실천하는 과정 속에서도 학생이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다루고, 흔들리는 마음을 어떻게 다시 붙잡아야 하는지를 비교적 세심하게 주차별로 나누어 설명해 준다. 단순히 문제를 많이 푸는 법을 알려 주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학생 스스로 수학 공부의 즐거움을 찾게 해 주려는 마음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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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소름이 돋았던 부분은 ‘백지 공부법’ 이야기였다. 평소 나는 아이들에게 A4 한 장에 오늘 학교에서 공부한 내용을 마인드맵 형식으로 직접 써 보게 하고, 식사 시간에 그 내용을 대화로 나누는 것이 복습 효과는 물론 메타인지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해 왔다. 그런데 책에서도 비슷한 방식의 백지 공부법을 강조하는 부분을 보며 무척 반가웠다. 특히 미디어 노출이 많은 요즘 아이들에게 백지 공부법은 정말 효과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읽고 보는 공부가 아니라, 머릿속 내용을 스스로 꺼내 정리하고 연결하는 과정 자체가 사고력을 키워 주기 때문이다. 이는 수학 개념 학습에 특히 잘 맞는 방법이지만, 사실 수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사회, 과학, 국어 등 거의 모든 학습에 적용 가능한 공부법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 있게 느껴졌다. 그래서 학생들이 이 방법을 수학뿐 아니라 다른 과목에도 스스로 확장해 적용해 보길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목차 중 ‘레벨 2’의 내용을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도 꼭 함께 읽어 보기를 권하고 싶다. 그리고 그 흐름 위에서 ‘레벨 3’의 7단계 공부법으로 넘어가야 책의 진짜 의미가 더 잘 살아난다고 느꼈다. 어떤 과정이든 전체 구조와 방향을 이해해야 제대로 실천하고 끝까지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공부 기술만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방식이 필요한지를 먼저 이해하게 만드는 점이 이 책의 장점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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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책은 성적을 올리는 기술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수학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까지 함께 이야기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억지 동기부여나 화려한 성공담 대신, 학생들이 실제로 어디에서 막히고 왜 무너지는지를 현실적으로 짚어 준다. 그래서 더 설득력이 있었고, 읽는 사람을 조급하게 몰아붙이지 않는다.


학부모 입장에서 “도움이 된다”는 말만 반복하는 책들은 잠깐 관심을 받을 수는 있어도 오래 기억에 남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이 책은 학생 스스로가 읽고 공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의미 있게 다가왔다. 수학 때문에 자신감을 잃은 학생들에게는 한 줄기 빛 같은 책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읽는 내내 그런 아이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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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어벤저스 11 - 헌법, 기본권을 수호하라! ㅣ 어린이 법학 동화 11
고희정 지음, 최미란 그림, 신주영 감수 / 가나출판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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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헌법이라는 단어는 아이들에게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지기 쉽다. 하지만, 《변호사 어벤저스11: 헌법, 기본권을 수호하라!》는 그런 편견을 자연스럽게 깨주는 책이다. 이 시리즈는 변호사 사무소에 의뢰된 사건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단순히 사견 해결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사건 안팎의 등장 인물들이 관계 안에서 겪는 감정과 갈등, 서로 다른 입장과 생각까지 함께 보여 주며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법학 지식서라기 보다 '스토리텔링형 어린이 법학동화' 라고 부르는 편이 더 잘 어울린다고 느꼈다.

사실 이 책은 초등 고학년뿐 아니라 중학생이 읽어도 충분히 유익할 만큼 사회 분야의 핵심 지식을 알차게 담고 있다. 특히 최근 우리 사회에서 실제 벌어지는 사건이나 뉴스 속 문제들을 소재로 하고 있어 독자들이 현실과 자연스럽게 연결해 생각하게 만든다. 그래서 변호사 어벤저스를 읽은 아이들이라면 TV뉴스를 10분만 보더라도 받아들이는 방식과 접근하는 시각이 조금은 다르리라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사건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의 상황과 사람들의 입장까지 함께 생각해 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또 이 시리즈의 큰 매력은 법 이야기 속에 아이들의 현실적인 고민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녹여 낸다는 점이다. 학교와 친구 관계 속에서 겪는 갈등, 성장과정에서 느끼는 복잡한 마음들이 사건과 함께 어우러져 있어 독자층인 초등 고학년 아이들이 더욱 공감하며 읽게 된다. 그래서 지식책이라는 부담없이 마치 한편의 드라마를 보듯 몰입하게 된다. 실제로 책을 읽고 있으면 TV드라마 한편을 본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사건의 흐름과 감정선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어려운 법률 용어를 설명하는 방식이었다. 법과 관련된 용어는 대부분 한자어라 아이들에게 낯설 수 있는데, 책에서는 단순히 뜻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한자의 음과 뜻까지 함께 설명해 준다. 덕분에 아이들이 억지로 외우기보다 자연스럽게 이해하며 받아들일 수 있다. '재정신청', '인용', '공소권', '불기소처분'같은 용어는 어른들도 익숙하지 않은 어휘들이다. 하지만 책에서 설명해주는 정도만 알고 있어도 신문 기사나 TV뉴스를 볼 때 훨씬 이해하기 쉽고 기억에도 오래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법령 문장을 실제 그대로 담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법 조문 특유의 길고 딱딱한 문체는 아이들에게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작가는 오히려 아이들이 그런 문장을 한 번쯤 직접 읽어보길 바란 것처럼 느껴졌다. 단순히 쉽고 재미있게만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실제 법의 언어를 경험하게 하려는 의도가 보였다. 물론 '공탁의 종류'를 설명하는 부분은 다소 간략한 소개에 그쳐 아쉬움도 남았다. 어린이 대상 법 동화에서 굳이 이렇게 깊은 내용까지 다룰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이 시리즈가 단순한 흥미위주의 동화에 머물지 않으려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부분처럼 느껴졌다.

최근 우리 집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이 법무부에서 운영하는 솔로몬파크 체험학습에 다녀왔다. 그 곳에서 가상 모의재판 활동을 하며 친구들이 맡기 싫어하던 '피의자' 역할을 스스로 해 보았다고 했다. 처음에는 하기 싫었지만 막상 피의자가 되어보니 피의자 나름의 입장과 상황이 있을 수도 있구나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마도 평소 변호사 어벤저스 시리즈를 읽으며 다양한 인물의 상황과 감정을 접해 본 경;험이 아이의 시각을 조금 더 넓혀준 것이 아닐까 싶었다. 직접 체험하는 교육은 물론 좋은 경험이지만 자주 접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변호사 어벤저스 시리즈는 아이들이 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법과 사회, 권리와 책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좋은 역할을 한다. 재미와 지식, 공감과 메시지의 균형;을 놓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학부모 입장에서도 충분히 설득력있는 책이었다.

이번 11권 역시 고희정 작가와 최미란 작가의 탄탄한 호흡이 돋보였고, 그래서 다음편이 더욱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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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 50 : 황제 시대의 시작 ㅣ 만화로 읽는 초등 인문학
김정욱 지음, 최우빈 그림, 강대진 감수 / 아울북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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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만화잡지 《아이큐점프》연재를 시작으로 아동 만화계에 입문한 김정욱님이 쓰신 아울북에서 나온 그리스 로마신화 시리즈 50이 나왔습니다. 김정욱님의 다른 대표적인 시리즈는 「비밀요원 레너드 과학X」, 「설민석의 세계사 대모험」, 「그램그램 영문법 원정대」등이 있습니다.

김정욱 작가님은 그리스로마 신화를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와 개성 넘치는 인물들을 보며 스스로 신화의 주인공인 것처럼 몰입해서 우리 어린이들이 읽었으면 합니다. 이 이야기를 받쳐주는 그림으로 최우빈 작가님이 해주셨습니다. 최우빈 작가님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서울대 선정 인물고전 60선 법의정신」, 「셜록 홈스, 범인을 찾아라!」시리즈등 다수 있습니다.


이번 50편 황제의 시작에서는 그리스 신화 속 올림포스 신들의 계시를 받은 아이네이아스가 새로운 땅을 찾아 로미를 세운 이야기를 다룬 앞서 이야기에서 나아가 로마가 하나의 커다란 제국으로 발돋움하기까지의 과정과 그 후의 아야기입니다.

신화 속 다양한 신과 영웅의 모험을 통해 우리 아이들은 두려움을 극복하고, 도전하는 용기, 지혜, 우정, 정의와 같은 가치를 배우며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카이사르, 안토니우스, 클레오파트라에서 로마황제 시대까지 이어져 세계사를 자연스럽게 알아가게 되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이번 편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박진감 넘치고 생동감 넘치는 장면 묘사와 글의 흐름이 뇌리를 강한 인상을 줍니다.

이번 황제시대의 시작에서도 여전히 눈을 뗄 수 없게 몰입하게 하는 만화 장면과 글이 생동감을 더욱 불어넣어 손에 땀을 쥐게 만듭니다. 그림과 글의 호흡이 이렇게 잘 맞을 수 있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때론 등장 인물들을 보며 '내같으면,,,', '나였으면,,텐데'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듭니다. 이런 사고능력을 키우며 우리 아이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며 성장하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야기의 호흡을 단 1초도 흐트러지지않게 하고 책의 뒤부분에 추가적인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실사와 함께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어 비단 흥미과 자극만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신화이야기는 이야기 범위가 넓고 알고 읽고 봐야하는 지식도 많아 쉽지 않은데 어떻게 이 책 시리즈가 어린이들에 인기가 있는 비결은 제목앞에 붙는 '인문학'이 있어서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도 단순한 신화이야기가 아니라 신화의 진정한 의미도 여기게 있습니다. 거기에 한번 펼치면 단숨에 읽고 다음 편을 손꼽아 기다리게 만드는 작가의 마성의 힘이 존재합니다. 작가는 이 점도 이미 염두해두고 독자를 놓치지않고 꽁꽁 묶어두는 느낌을 줍니다. 많은 어린이들과 함께 51편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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