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백설 공주는 누구일까? - 개정판 가나 뿌리 책장 2
유순희 지음, 최정인 그림 / 가나출판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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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아름다움은 거울 밖에 있다

백설공주 이야기는 누구나 알고 있다. 아름다운 백설공주와 그녀를 질투하는 왕비. 그러나 유순희 작가의 『진짜 백설공주는 누구일까?』는 익숙한 이야기에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과연 누가 진짜 백설공주일까.

이 작품은 루시아의 이야기와 여름이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전개된다. 하나는 동화 속 백설공주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현실을 살아가는 소녀 여름이의 이야기다. 서로 다른 시대와 공간에 존재하지만 두 주인공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백반증을 가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아름다움을 비추는 거울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여름이의 내면을 그려내는 방식이다. 여름이는 유나를 좋아하지만 동시에 부러워하고 질투한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과 비교에서 비롯된 열등감이 한 사람 안에서 얼마나 복잡하게 공존할 수 있는지 작가는 섬세하게 보여 준다. 그래서 거울과 관련된 사건, 그리고 유리가 깨지는 장면은 단순한 사건 이상의 의미로 다가온다. 읽는 순간 마음속을 날카로운 조각 하나가 스쳐 지나가는 듯한 통증과 해방감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루시아의 이야기는 더욱 안타깝다. 자신의 탓이 아닌 백반증,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시대,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조종하는 거울은 그녀를 조금씩 파국으로 이끈다. 그러나 작가는 루시아를 단순한 악인으로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독자로 하여금 "내가 루시아였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하게 만든다. 백설공주의 순수함을 마주할수록 커져 가는 열등감과 상실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감정으로 다가온다.

이 책에서 거울은 단순한 마법의 도구가 아니다. 끊임없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게 만드는 시선이며, 부족함만 바라보게 만드는 마음의 장치다. 그리고 루시아와 여름이는 결국 그 거울로부터 벗어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옭아매던 굴레를 끊어 낸다. 마지막 장면에서 느껴지는 해방감은 마치 조여 오던 밧줄이 단번에 잘려 나가는 듯하다. 숨이 막힐 듯했던 긴장이 사라지고 찾아오는 고요는 편안함을 넘어 묘한 황량함까지 남긴다. 하지만 그 황량함은 상실이 아닌 자유의 공간처럼 느껴진다.

『진짜 백설공주는 누구일까?』는 단순히 백설공주를 재해석한 판타지 동화가 아니다. 이 책은 읽는 동안에도, 읽고 난 뒤에도 나라는 존재의 소중함과 내면의 아름다움, 그리고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나만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거울 속의 나를 평가하며 살아가는가. 그리고 얼마나 자주 타인과의 비교 속에서 스스로를 작아지게 만드는가.

책을 덮고 난 후에도 한 가지 질문이 오래 남았다.

'진짜 백설공주는 누구일까?'

어쩌면 그 답은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상처까지도 받아들이고 스스로의 가치를 발견한 사람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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