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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어벤저스 11 - 헌법, 기본권을 수호하라! ㅣ 어린이 법학 동화 11
고희정 지음, 최미란 그림, 신주영 감수 / 가나출판사 / 2026년 4월
평점 :

법과 헌법이라는 단어는 아이들에게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지기 쉽다. 하지만, 《변호사 어벤저스11: 헌법, 기본권을 수호하라!》는 그런 편견을 자연스럽게 깨주는 책이다. 이 시리즈는 변호사 사무소에 의뢰된 사건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단순히 사견 해결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사건 안팎의 등장 인물들이 관계 안에서 겪는 감정과 갈등, 서로 다른 입장과 생각까지 함께 보여 주며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법학 지식서라기 보다 '스토리텔링형 어린이 법학동화' 라고 부르는 편이 더 잘 어울린다고 느꼈다.

사실 이 책은 초등 고학년뿐 아니라 중학생이 읽어도 충분히 유익할 만큼 사회 분야의 핵심 지식을 알차게 담고 있다. 특히 최근 우리 사회에서 실제 벌어지는 사건이나 뉴스 속 문제들을 소재로 하고 있어 독자들이 현실과 자연스럽게 연결해 생각하게 만든다. 그래서 변호사 어벤저스를 읽은 아이들이라면 TV뉴스를 10분만 보더라도 받아들이는 방식과 접근하는 시각이 조금은 다르리라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사건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의 상황과 사람들의 입장까지 함께 생각해 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또 이 시리즈의 큰 매력은 법 이야기 속에 아이들의 현실적인 고민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녹여 낸다는 점이다. 학교와 친구 관계 속에서 겪는 갈등, 성장과정에서 느끼는 복잡한 마음들이 사건과 함께 어우러져 있어 독자층인 초등 고학년 아이들이 더욱 공감하며 읽게 된다. 그래서 지식책이라는 부담없이 마치 한편의 드라마를 보듯 몰입하게 된다. 실제로 책을 읽고 있으면 TV드라마 한편을 본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사건의 흐름과 감정선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어려운 법률 용어를 설명하는 방식이었다. 법과 관련된 용어는 대부분 한자어라 아이들에게 낯설 수 있는데, 책에서는 단순히 뜻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한자의 음과 뜻까지 함께 설명해 준다. 덕분에 아이들이 억지로 외우기보다 자연스럽게 이해하며 받아들일 수 있다. '재정신청', '인용', '공소권', '불기소처분'같은 용어는 어른들도 익숙하지 않은 어휘들이다. 하지만 책에서 설명해주는 정도만 알고 있어도 신문 기사나 TV뉴스를 볼 때 훨씬 이해하기 쉽고 기억에도 오래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법령 문장을 실제 그대로 담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법 조문 특유의 길고 딱딱한 문체는 아이들에게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작가는 오히려 아이들이 그런 문장을 한 번쯤 직접 읽어보길 바란 것처럼 느껴졌다. 단순히 쉽고 재미있게만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실제 법의 언어를 경험하게 하려는 의도가 보였다. 물론 '공탁의 종류'를 설명하는 부분은 다소 간략한 소개에 그쳐 아쉬움도 남았다. 어린이 대상 법 동화에서 굳이 이렇게 깊은 내용까지 다룰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이 시리즈가 단순한 흥미위주의 동화에 머물지 않으려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부분처럼 느껴졌다.
최근 우리 집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이 법무부에서 운영하는 솔로몬파크 체험학습에 다녀왔다. 그 곳에서 가상 모의재판 활동을 하며 친구들이 맡기 싫어하던 '피의자' 역할을 스스로 해 보았다고 했다. 처음에는 하기 싫었지만 막상 피의자가 되어보니 피의자 나름의 입장과 상황이 있을 수도 있구나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마도 평소 변호사 어벤저스 시리즈를 읽으며 다양한 인물의 상황과 감정을 접해 본 경;험이 아이의 시각을 조금 더 넓혀준 것이 아닐까 싶었다. 직접 체험하는 교육은 물론 좋은 경험이지만 자주 접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변호사 어벤저스 시리즈는 아이들이 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법과 사회, 권리와 책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좋은 역할을 한다. 재미와 지식, 공감과 메시지의 균형;을 놓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학부모 입장에서도 충분히 설득력있는 책이었다.
이번 11권 역시 고희정 작가와 최미란 작가의 탄탄한 호흡이 돋보였고, 그래서 다음편이 더욱 기다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