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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가 송경운의 전주
김하라 지음 / 부크크(bookk)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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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의 비파 연주자로서 높은 예술적 경지를 보여주었던 송경운. 그에 대해 알고 싶어도 그에 대해 알려 주는 책이 거의 없어 답답했는데 작은 이 책이라도 나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 소개한 송경운 답사길도 한번 걸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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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마음을 담은 한시 - 옛사람들의 노래 이야기 우리 고전 생각 수업 9
김하라 지음, 장경혜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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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재미를 두루 갖춘 어린이책. 이 분야의 실력있는 작가(규장각 선임연구원, 한문교육과 교수)가 쓴 글이어서 내용이 좋고, 특히 문장이 단정하고 정확함. 삽화도 공들여 그렸고 책 전체의 만듦새가 훌륭해, 책 읽기를 좋아하는 초등 고학년이 읽으면 독서력과 문장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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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를 쓰다 1 - 흠영 선집 돌베개 우리고전 100선 19
유만주 지음, 김하라 편역 / 돌베개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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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7살 배기 아이를 둔 아빠입니다.

부모 된 이들에게 모든 아이가 그러하듯이

아이는 저의 삶을 그윽한 평화와 다사로운 온기로 채워주고, 

살천스런 세상에 올차게 맞서서 위엄을 지킬 수 있도록

단단한 용기를 마음에 불어 넣어주지요.

제 목숨 열 개를 주어도 아깝지 않을 귀한 아이입니다.

 

그 때문인 듯합니다. 

부모와 아이의 이야기, 특히 아빠와 아이의 이야기는

언제나 제 마음을 강하게 견인합니다.

이문건의 "양아록"(물론 여기는 조부와 손주가 나옵니다만)과

너새니얼 호손의 "줄리언"과 같은 육아 일기는 그래서 읽은 책이지요.

4.16 세월호 참사 이후 입때껏 그 일을 떠올리는 매 순간 가슴이 베인 듯 아프고,

아이의 생일날 아침, 불의의 교통사고로 아이를 잃은 어느 부부의 이야기를

담담히 그려낸, Raymond Carver의 'A Small, Good Thing'을 읽고 나서

기어이 끅끅 울음을 터뜨렸던 까닭은,

연꽃 같이 곱고 귀한 아이를 잃는다는 것이 부모 된 자들에게

얼마나 괴롭고 지옥 같은 일인지 짐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일기를 쓰다"를 '아빠의 일기'라는 맥락에서 읽었습니다.

조선 후기의 낙척불우한 선비였던 유만주가

(그는 조선 후기의 명망 높은 선비였던 유한준의 아들이며

구한말 "서유견문"을 쓴 유길준의 고조부이기도 합니다.) 

13년이라는 긴 세월,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써 내려간 

"흠영"이라는 장편 일기는 그 편폭이 거대한 만큼

조선 시대의 역사와 풍속으로부터 예술과 독서 문화, 기이한 인물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그 중 제일 의미심장한 것은, 

이 일기가 유만주의 아들이 태어난 해에 씌어지기 시작해,

잔약했던 아이가 그예 13살의 어린 나이로 병사했던 해에 끝난다는 사실에

있지 않나 합니다.   

유만주는 일기에 직접 자신의 아이를 "연꽃 같은 아이"라고 부르고 있거니와

그처럼 소중한 아이에게 아비로서 귀하고 아름다운 선물을 하고 싶어

온 마음을 기울여 일기를 쓰기 시작했던 것이지요.

그러나 엄마 없이 고독하게 자라온 불쌍한 아이가

(아이의 엄마는 산고로 아이가 태어난 날에 숨지고 맙니다.)

제대로 꽃 펴 보지도 못한 채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자

더 이상 일기 쓸 이유를 찾지 못하고 붓을 거두게 됩니다.

 

꿈에서 죽은 아이를 만나고 나서 쓴 그의 마지막 일기에서

유만주는 이렇게 글로 통곡을 합니다.

 

"아아! 서럽구나. 나는 네가 이제부터 오래오래 내 꿈에 들어왔으면 한다.

간단없이 나타나고 희미하지 않게 나타나서 무슨 말이든 다 하고 매일매일 오너라.

내 마음이 비록 목석처럼 아둔하지만 너는 빼어나고 영특한 아이이니

우리가 서로 감응하여 이어질 수 있다는 걸 생각할 수 있겠지"

 

예부터 아이를 먼저 저 세상으로 떠나보내면 부모는 슬퍼서 눈이 멀게 된다고 합니다.

하늘나라로 먼저 떠난 어린 아이의 혼에게

'나의 꿈으로 자주 찾아와 주렴. 그래서 내 곁에 영영 머물러 주렴.'하고

외치는 유만주의 모습에서, 부모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어찌 눈물 흘리지 않을 수 있을까요.

 

아이를 사랑하는 아빠의 일기로,

자식을 먼저 떠나보내고 눈이 멀 만큼 영혼이 다친 부모들을 위로하는 글로

저는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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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7살 배기 아이를 둔 아빠입니다.

부모 된 이들에게 모든 아이가 그러하듯이

아이는 저의 삶을 그윽한 평화와 다사로운 온기로 채워주고, 

살천스런 세상에 올차게 맞서서 위엄을 지킬 수 있도록

단단한 용기를 마음에 불어 넣어주지요.

제 목숨 열 개를 주어도 아깝지 않을 귀한 아이입니다.

 

그 때문인 듯합니다. 

부모와 아이의 이야기, 특히 아빠와 아이의 이야기는

언제나 제 마음을 강하게 견인합니다.

이문건의 "양아록"(물론 여기는 조부와 손주가 나옵니다만)과

너새니얼 호손의 "줄리언"과 같은 육아 일기는 그래서 읽은 책이지요.

4.16 세월호 참사 이후 입때껏 그 일을 떠올리는 매 순간 가슴이 베인 듯 아프고,

아이의 생일날 아침, 불의의 교통사고로 아이를 잃은 어느 부부의 이야기를

담담히 그려낸, Raymond Carver의 'A Small, Good Thing'을 읽고 나서

기어이 끅끅 울음을 터뜨렸던 까닭은,

연꽃 같이 곱고 귀한 아이를 잃는다는 것이 부모 된 자들에게

얼마나 괴롭고 지옥 같은 일인지 짐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일기를 쓰다"를 '아빠의 일기'라는 맥락에서 읽었습니다.

조선 후기의 낙척불우한 선비였던 유만주가

(그는 조선 후기의 명망 높은 선비였던 유한준의 아들이며

구한말 "서유견문"을 쓴 유길준의 고조부이기도 합니다.) 

13년이라는 긴 세월,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써 내려간 

"흠영"이라는 장편 일기는 그 편폭이 거대한 만큼

조선 시대의 역사와 풍속으로부터 예술과 독서 문화, 기이한 인물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그 중 제일 의미심장한 것은, 

이 일기가 유만주의 아들이 태어난 해에 씌어지기 시작해,

잔약했던 아이가 그예 13살의 어린 나이로 병사했던 해에 끝난다는 사실에

있지 않나 합니다.   

유만주는 일기에 직접 자신의 아이를 "연꽃 같은 아이"라고 부르고 있거니와

그처럼 소중한 아이에게 아비로서 귀하고 아름다운 선물을 하고 싶어

온 마음을 기울여 일기를 쓰기 시작했던 것이지요.

그러나 엄마 없이 고독하게 자라온 불쌍한 아이가

(아이의 엄마는 산고로 아이가 태어난 날에 숨지고 맙니다.)

제대로 꽃 펴 보지도 못한 채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자

더 이상 일기 쓸 이유를 찾지 못하고 붓을 거두게 됩니다.

 

꿈에서 죽은 아이를 만나고 나서 쓴 그의 마지막 일기에서

유만주는 이렇게 글로 통곡을 합니다.

 

"아아! 서럽구나. 나는 네가 이제부터 오래오래 내 꿈에 들어왔으면 한다.

간단없이 나타나고 희미하지 않게 나타나서 무슨 말이든 다 하고 매일매일 오너라.

내 마음이 비록 목석처럼 아둔하지만 너는 빼어나고 영특한 아이이니

우리가 서로 감응하여 이어질 수 있다는 걸 생각할 수 있겠지"

 

예부터 아이를 먼저 저 세상으로 떠나보내면 부모는 슬퍼서 눈이 멀게 된다고 합니다.

하늘나라로 먼저 떠난 어린 아이의 혼에게

'나의 꿈으로 자주 찾아와 주렴. 그래서 내 곁에 영영 머물러 주렴.'하고

외치는 유만주의 모습에서, 부모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어찌 눈물 흘리지 않을 수 있을까요.

 

아이를 사랑하는 아빠의 일기로,

자식을 먼저 떠나보내고 눈이 멀 만큼 영혼이 다친 부모들을 위로하는 글로

저는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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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안 풍경 전집 - 김기찬 사진집
김기찬 지음 / 눈빛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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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골목 사진은 많아도 골목 안 사람들의 사진은 많지 않다. 골목 안 사람들의 사진은 더러 있지만 골목 안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담아낸 사진은 매우 드물다.  골목 안 사람들의 생활을 담은 사진은 간간이 있으나, 카메라 렌즈를 바라보는 그 사람들의 시선에서 경계심이나 위화감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사진은 김기찬의 사진 밖에선 찾아보기 힘들다.    
    김기찬은 골목 사진을 통해 전에 없었고, 앞으로도 다시 나오지 못할  우뚝한 예술 세계를 이루었다. 피사체에 대한 깊은 존중과 소재를 대하는 온화한 시각은, 그의 사진 세계를 유사한 소재를 다루었던 기존의 사진들과 뚜렷이 구분시킨다. 그리고 골목은 이제 기억 속에만 남아 있는 사라진 존재이기 때문에 골목 사진은 앞으로 다시 볼 수 없게 되었다.  
    김기찬의 골목 사진은 다양한 맥락에서 수용될 수 있을 텐데 그 가운데 유의미한 하나가 풍속사의 사료로서 갖는 가치다. '골목길' 또는 '달동네'로 불리는 저소득층 집단거주지역은, 공간적으로 서울, 시간적으로는 고도의 압축 개발이 진행되었던 6-70년대라는 역사적 특수성을 지니는 생활 경관이다. 그리고 이것을 섬실히 포착한 작가가 바로 김기찬이다. 김기찬의 사진 세계는 진경 시대에 단원, 혜원이 이룩한 풍속화의 세계나 구한말의 기산풍속도첩과 동등한 질량의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 

2. 이 책은 고 김기찬 선생이 남긴 사진집 가운데 <<골목안 풍경>> 1집 - 6집을 여축없이 실었고, 유작 중 골목안 풍경을 소재로 한 작품을 더해 만든 것이다. 서울역 앞에서 벌어지는 인정물태(人情物態)를 담은 <<역전 풍경>>(눈빛)과 서울의 난개발 과정에서 안타깝게 사라져 가는 삶의 공간을  사진에 담은 <<잃어버린 풍경>>(눈빛)은 여기에 실리지 않았다. 그래서 책 이름은 '김기찬 전집'이 아니라, <<골목안 풍경 전집>>이다. <<개가 있는 따뜻한 골목>>(중학당)에 실린 사진들은 거의 다 수록된 것 같다.       

3. 이 책의 좋은 점 : (1) 이젠 절판되어 구할 수 없는 김기찬 선생의 초기 사진을 여축없이 모두 만날 수 있다.   (2) 너무나 선량한 가격, 29000원!!!(총 592면)(기존에 나온 선생의 사진집 한 권 가격도 채 안 된다.)   (3) 지질도 괜찮다. 이런 종이로 600면 가까운 분량의 책을 만들었는데 29000원이라니... 눈빛 출판사는 장사가 아니라 자원봉사를 하는 건가?^^  

4. 이 책의 아쉬운 점 : (1) 인쇄된 사진의 품질이 원본 사진집에 수록된 것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 특히, 사진 속 밝은 부분은 괜찮으나, 어두운 부분의 해상력이 떨어져 사물의 윤곽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김기찬의 사진을 처음 접하는 독자라면 이 책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겠지만, 이미 김기찬의 사진집을 소장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책장을 처음 넘겨 그 안에 실린 사진들을 보곤 잠시 가슴이 덜컥 내려앉을 수도 있다.  (2) 사진 크기가 원본 사진집에 수록된 것에 비해 작다. 보급판의 한계. 
   

5. 총평 : 이 책, 정말 좋은 책이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을 상쇄할 이 책의 미덕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김기찬의 사진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몇 끼 굶고 구입해도 전혀 고통스럽지도 아쉽지도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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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09 0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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