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첫 문장 - 역사로 익히는 과학 문해력 수업
수잔 와이즈 바우어 지음, 김승진 옮김 / 윌북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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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첫문장 /수잔 와이즈 바우어/ 윌북


이 책의 저자는 너무나도 유명한 [세계 역사이야기]로 세계사의 흐름을 친근하게 풀어주었던 수잔 와이즈 바우어이다. 그녀가 이번에는 과학에 관한 책을 펴냈다는 소식에 반가움과 기대감을 안고 이 책을 선택했다. [과학의 첫 문장]은 인류역사에 큰 영향을 미친 위대한 과학적 발견을 담은 과학고전들을 망라하고 있다. 무려 36권의 위대한 과학명저들이 담겨있다니 그것 만으로도 이미 알차고 귀한 책이다. 


서문에서 저자는 이 책에 담긴 책의 목록은 위대한 과학적 발견 그 자체가 아니라 과학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과학을 생각해왔는지"를 조명하기 위해 선별한 책들임을 밝히고 있다. 그녀에게 과학이란 발견한 "이론이나 성취" 그 자체라기보다 그것을 탐구하기 시작한 "질문과 발전과정"에 무게중심이 실려있는 것 같다. 이러한 질문의 과정이 곧 과학적인 태도이자 과학 그 자체라는 입장인 셈이다. 과학을 전공하거나 업으로 삼는 이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는 생각이 든다. 


p.8

인간의 모든 지식은, 그것이 어떤 조건에서 나왔는지, 그것이 답하고자한 질문이 무엇이었는지, 그것이 수행하고자 한 기능이 무엇이었는지를 우리가 잊는 순간, 과학으로서의 특성을 상실한다.

- 벤저민 패링턴, [그리스과학:현재적 의미]



p.12

과학을 해석하려면 과학의 과거를 알아야 한다. ‘우리는 무엇을 발견했는가’ 뿐 아니라 ‘우리는 왜 그것을 알아내려 했는가’를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째서 오늘날과 같은 방식으로 과학 지식이 인정되거나 거부되는지 알 수 없으며 어떤 것이 과학이 충족시킬 수 있는 약속이고 어떤 것이 의심해봐야 할 주장인지도 구별할 수 없다. 그런 것들을 질문해야만, 우리는 과학을 이해하기 시작할 수 있다. 


이 책은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과학적 지식과 과학적 탐구 도구들이 사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오류의 수정, 그리고 그 과정 속 인내와 투쟁을 통해 얻어졌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과학이란 오류 없이 진리로 이끌어주는 길잡이가 아니라 자연과 세상을 이해하는 인간 본연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때로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때로는 오류에 빠지기도 하며, 또 많은 경우에 매우 뛰어난(P.9). 이 책을 통해 과학은 정형화된 어떤 지식이나 진리가 아니라 호기심 어린 인간의 질문과 시행착오들에 발을 디디고 서있는 인류의 얼굴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이 책은 총 5부로 이루어져있다.

1부 세상의 시초를 열다

2부 과학적 방법론이 탄생하다

3부 지구를 읽다

4부 생명을 설명하다

5부 우주로 향하다

다시 말해서 세상의 시초/ 과학적 방법론/ 지구과학/ 생명과학/ 우주에 과한 저서들을 정리한 셈이다. 


이 책에는 36권의 과학고전들이 담겨있는데 히포크라테스, 플라톤과 같이 감히 다가가기 어려운 고대 저자의 책에서부터 보일,  뉴턴, 다윈, 슈뢰딩거와 같은 저명한 과학자의 저서, 아울러 이름조차 생소한 과학자들의 저서까지 담겨있다. 저자가 라틴어, 히브리어, 그리스어, 프랑스어, 한국어까지 구사하는 능력자이기에 이토록 다양한 저서들을 깊고도 넓게 독파하며 우리에게 친절하게 해석 전달해줄 수 있는 것 같다. 그녀의 놀라운 과학적 문해력과 언어능력에 감탄하게 된다. 과학에 있어 지식이 그리 깊지 못한 사람이라 해도 1부에서부터 5부까지 저자가 소개하는 과학책들의 핵심내용들을 읽어가다보면 어느새 과학적 문해력과 과학에 대한 이해가 업그레이드 될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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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가 된 간호사 박자혜
박세경 지음, 유기훈 그림 / 낮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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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줄거리

독립운동가로서 박자혜는 아주 친숙한 이름은 아니었다. 오히려 단재 신채호의 아내 박자혜라고 했을 때가 더 와닿는 이름이긴 하다. 박자혜가 붓을 칼로 삼아 치열하게 독립운동을 했던 신채호의 아내인 것은 사실이나 그녀 또한 남편 못지않게 강인한 독립운동가인 것을 이 책을 통해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궁에서 나인으로 살아가던 박자혜는 경술국치 이후 궁을 장악한 일본에 의해 궁녀들이 모두 해고되면서 궁 밖으로 나오게 된다. 그리고 경제적 필요를 위해 직업을 가지고자 간호사가 된다. 이후 조선총독부의원에서 간호부로 일하던 그녀는 3.1 만세운동의 부상자들을 보며 자신 또한 동참해야겠다고 결심한다. 그래서 간우회를 조직해 만세운동을 벌이게 되고 이로 인해 체포되었다. 이후 다시 병원으로 돌아왔으나 일본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일하는 것을 거부하며 일본의 눈을 피해 중국으로 망명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단재 신채호를 만나 독립운동에 대해 같은 뜻을 품고 결혼하게 된다. 그러나 부부가 함께 생활한 기간은 고작 2년정도였고 어려운 상황으로 인해 박자혜와 아이들은 조선으로 돌아오게 된다. 신채호는 중국 땅에서 붓을 들어 독립운동의 방향을 제시하고 백성들의 사기를 고취시켰고, 박자혜는 조선에서 일본의 눈을 피해 남편을 돕고, 독립운동가를 도우며 궁핍한 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다 신채호가 뤼순감옥에서 옥사하게되고 박자혜는 남편의 유해를 조선땅에 가져와 묻은 후 다시 독립운동을 이어간다. 중국 땅에서 독립운동을 이어가던 신채호의 고초도 결코 적지않았으나 그런 신채호의 아내라는 이유로 조선땅에서 일본의 감시와 억압 속에 독립운동을 지원해야했던 박자헤의 삶도 너무나 고단했다. 그런 고단하고 궁핍한 삶을 이어가다 1943년 끝내 광복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고 만다. 


"조선 말기에 간호사라는 전문직 여성으로 일하다가 간우회를 조직해 3.1 운동에 참여해 옥살이를 하고, 국내에서 독립운동을 하기 힘들어지자 멀리 중국까지 가서 독립운동을 할 만큼 용기 있고 강단있는 여성 박자혜. ... 오래도록 대한민국의 역사에 기록되고 우리 가슴속에 남아있을 것이다." p.162




책의 구성과 특징


이 책은 박자혜라는 한 독립운동가의 삶을 기록할 뿐 아니라 당시 조선과 일본, 중국 등 세계정세의 변화와 흐름에 대한 설명이 적절하게 들어가 있다. 또한 남편 신채호의 삶을 함께 보여주면서 당시 독립운동가들의 활동과 방향(자치론, 내정독립론, 조선혁명선언 등), 상해임시정부에 대한 정보 등도 실려있어서 독립운동의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또한 보충 설명이 필요한 용어나 인물들은 바로 옆에 다른 색으로 뜻과 설명을 표기하여 본문의 이해를 효과적으로 돕고 있다.


그 뿐 아니라 해방 이후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이 어떠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는지, 무국적 독립운동가들의 국적회복 문제, 온전한 친일청산의 실패 등에 대해서까지 기술하고 있다. 보통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전기를 보면 '정말 대단하다, 정말 고마운 분이다.'라며 감동에서 그치기 쉬운데 이 책은 광복 이후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친일의 잔재와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의 명예 문제에 대해서까지 보여주면서 독자들이 진지하게, 실제적으로 생각해보게 한다는 면에서 다소 특별함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참고로 단재 신채호는 2009년에야 국적을 회복하였으나 결혼 당시 일본의 감시를 피해 살아가느라 혼인신고를 할 수 없었기에 박자혜는 현재도 미혼모로 기록에 남아있다고 한다.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을 잘 대우하고 귀하게 여겨야 한다. 목숨까지 바쳐 독립운동한 후손들이 제대로 존경받거나 추앙받지 못하고 그늘에서 살아야 한다면, 우리나라에 또다시 위기가 닥쳤을 때 누가 목숨을 걸고 앞장서서 나서겠는가.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있다. ... 독립운동가 후손들에게 남은 것은 명예와 가난 뿐이다." 172-175


초등 중학년 이후 어린이들도 읽을만한 표지와 문장이지만 중등 이상의 학생들도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부모님들도 자녀와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어 볼 만한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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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 해독 - 인간관계, 연봉, 번아웃, 불편한 진실이 가져다줄 긍정적 마인드셋
테사 화이트 지음, 한다해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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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원서 제목은 <The Unspoken Truths for Career Success>이다. 일반적으로 직장생활에 대해 가지는 막연한 불만과 불안, 성공적인 회사생활에 대한 편견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올바른 진실을 알려주는 지침서이다. 저자 스스로 본 책을 <직장생활 설명서이자 회사에 끊임없이 불만을 품는 이들에게 보내는 해독제>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참고로 저자는 100만 명 이상의 팔로어들에게 누구나 실행할 수 있는 방법과 실용적인 조언을 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2022년 「USA 투데이」 최고 기업가로 선정되었으며 25년 차 HR 전문가이기도 하다.


『불만 해독』은 직장 역학에 대한 이해를 돕는 훌륭한 지침서이자 사회초년생과 그들의 리더들, 모두에게 도움이 될 훌륭한 책이다. 저자의 통찰력을 적용하면 수년간의 시행착오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는 어려운 직업적 교훈을 더 빨리 습득할 수 있을 것이다. - 스티븐 M. R. 코비 


이 책은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는 법, 불공평한 대우를 극복하는 법, 어려운 사내 정치에 대처하는 법, 일자리를 위태롭게 만들지 않고 갈등을 다루는 법 등을 아주 꼼꼼하게 담았다. 직장생활 가운데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들춰보아도 좋을 만큼 상세하고도 친절한 가이드이다. 물론 실제로 현실에 적용해갈 때에는 한국사회에 맞게, 각자가 몸담고 있는 조직의 특성을 반드시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각 장에는 일반적으로 갖기 쉬운 편견을 '거짓'으로, 회사의 실상은 '진실'로 구분하여 문장화해주고 있다. 이런 구분만으로도 복잡했던 머리가 좀 더 명료해지는 느낌이다. 그중 2장에서는 회사의 DNA라는 제목 아래 다음과 같은 거짓과 진실의 문장을 보여준다.

거짓: 회사는 직원의 적이다.

진실: 회사는 아군도 적군도 아니다. 오로지 성과를 내는 일에만 관심이 있다.


이 장을 통해 회사라는 존재의 특성을 이해하고 바라보면 내게 닥친 문제점을 좀 더 잘 파악하게 된다. 회사의 존재 이유, 팀장이 원하는 것, 인사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면 이에 대응하기도 쉽고 회사를 통해 내가 얻을 것이 무엇이고 수용해야할 현실은 무엇인지 명료해지기 때문이다.


회사도 그 나름의 특성이 있다. 좋고 나쁜 것이 아니라 그저 ‘회사다운’ 특성일 뿐이다. 회사가 내리는 모든 결정에는 회사의 특성이 담겨 있다. 최우선 순위는 이익 창출이다. p.36


인사부의 핵심목표는 회사를 보호하고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다. 일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처럼 인사부는 직원들을 보호하는 캡틴 아메리카가 아니다. 인사부는 직원들의 요구가 실현되도록 도와주는 걸 목표로 하는 곳도 아니다. p.49


또 4장에서는 나 자신의 업무 평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거짓: 커리어 발전을 가로막는게 내 문제라면 나는 그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진실: 당신은 그 문제를 모르고 있다.


이 장에서는 대부분 자기 자신의 업무역량에 대해 스스로 잘 안다고 여기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밝힌다. 그래서 다양한 루트를 통해 자신의 업무에 대한 외부의 평가를 수집하고 파악하여 객관화된 지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자신의 커리어 유지 및 개발, 승진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 중 나의 상급관리자가 하는 표현 속에서 진실을 민감하게 알아들어야 하는 부분을 기술하고 있는데 상당히 디테일한 팁이라고 여겨진다. 직설적으로 과하게 표현하는 상사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은근하게 돌려서 지적하기에 민감하게 알아듣지 못하면 금세 도태되기 쉽기 때문이다.


<관리자의 말 해독>

본인의 역할을 분명히 했으면 합니다.

--> 내가 당신에게 기대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군요

우리가 이해한 내용이 같은지 확실히 하기 위해 이메일을 보내겠습니다.

--> 의사소통의 오류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부분을 명확히 전달했다고 생각했는데요

--> 해당부분이 내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했습니다.

그때 저를 당황스럽게 하셨죠

--> 내 기대치 중 하나 이상을 충족시키지 못했습니다.

이미 얘기가 다 끝난 거 아니었나요?

--> 확인도 없이 왜 방향을 바꿨나요?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 당신의 방식이 걱정스럽습니다. 잠재적 리스크가 보입니다.


7장에서는 레버리지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거짓: 연봉협상에서 회사가 절대적인 우위에 있다.

진실: 레버리지를 이해한다면 연봉협상에서 주도권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레버리지는 "나는 당신이 필요한 것을 가지고 있어."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회사와의 관계에서 스스로에게 나는 회사가 원하는 것을 가지고 있는가를 물어보고 부족하다면 좀 더 개발하고, 충분하다면 연봉이나 기타 혜택 등으로 회사에 요구사항을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이 때 협상 가능한 내용들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다.


<협상할 수 있는 내용>

- 기본급  / - 유연근무 또는 재택근무 / - 보너스 목표 비율 /- 미리 계획한 휴가 / - 다음번 연봉협상 / - 그럴 듯한 직함  / - 사인온 보너스 / - 주식을 보상으로 / - 퇴직금 사전협상 / - 휴대전화 통신료 지원


또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자신에게 레버리지가 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잘 파악하고 준비해두는 것도 대비도 필요할 것이다.

<레버리지가 될 수 있는 것 리스트화>

- 입증할 수 있는 성과

- 보유하고 있는 특별한 기술

- 회사에 줄 수 있는 가치

- 회사에는 없고 당신에게는 있는 자원

- 회사에 긴급한 상황

- 회사 내 위험 요인


8장은 '충성에 얽힌 거짓'을 다루고 있는데 상당히 도움이 되는 내용이었다. 

거짓: 회사는 당신의 충성에 보답할 것이다.

진실: 당신이 회사에 보이는 충성은, 회사가 당신에게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는 충성보다 절대 크지 않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내 삶의 워라밸은 회사가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회사는 그러기 위해 세워진 곳도 아니고 그에 적합한 곳도 아니며 관리자는 나의 인생 코치가 아니다. 내가 어떤 한계나 경계를 두지 않고 일을 끝없이 한다면(충성을 보인다면), 관리자는 나를 더 많은 충성을 바칠 직원이라고 인식하게된다. 내 삶의 워라밸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다. 내 일과 내 휴식에 대한 한계과 경계를 정하는 주체는 나 자신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들이 있으나 회사가 나에게 균형잡힌 삶을 선사하리라고 기대하며 수동적으로 기다리기만 해서는 절대 안된다는 것을 깨우쳐준다.


초과근무가 충성의 제단에 바칠 수 있는 가장 큰 제물이라고 생각한다면 틀렸다. 당신에게 돌아올 것은 당신이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할 거라는 관리자의 기대감말고는 없다. 희생 끝에 당신은 권태와 번아웃에 빠지고 혹사당할 것이다. p. 172


이 책은 회사의 특성, 조직의 특성을 명시하면서 그 안에서 한 개인이 직장만족도와 성과 면에서 장기적인 성공을 얻기 위해 어떻게 신중한 선택을 하고, 어떻게 올바르게 일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좋은 지침서라고 여겨진다.


이 책은 사회초년생이던 때, 내가 필요로 했던 조언들로 가득 차 있다. 저자는 직장을 이해하는 법, 독자들이 그것을 자신의 상황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커리어의 어느 단계에 있든 이 책을 읽어보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 벤 렐스 (전 유튜브 오리지널 혁신 부분 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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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품격
김기석 지음 / 현암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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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이따금씩 챙겨 보던 유튜브 채널 중 <잘 믿고 잘 사는 법>이라는 채널이 있다. 이 채널을 통해 처음으로 김기석 목사님을 접하게 되었다. 나직하지만 말씀하시는 것이 귀에 잘 들어왔고 사용하시는 어휘가 품위있고, 생각하시는 품이 참 너른 분이라 생각했다. 조용하지만 확신있고, 따스하지만 옳은 것을 잘 일러주시곤 했다. 그렇게 만나 책을 찾아보며 알게 된 저자가 이번에 새로운 책을 내신 것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냉큼 가져오게 되었다.


제목이 <최소한의 품격>이어서 어떤 내용일지 궁금했는데 2021년부터 현재까지 저자가 국민일보, 경향신문, 월간에세이에 게재하신 칼럼을 주제별로 분류해서 재구성한 책이라고 한다. 국민일보는 기독교재단 신문이지만 나머지는 일반 신문이요 잡지이기에 글의 독자는 다양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기독교인이 아니어도 누구나 편안하게 읽고 사유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글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시대의 한 어른, 마음 따스하고 지혜와 연륜이 있는 스승과 같은 분이 현시대의 여러 아픔과 혼돈에 대한 소회를 잔잔히 나누어주시는 글들이다. 

읽어가다보면 정갈한 문장과 섬세하면서도 격조있는 어휘가 저자의 학문적 높이와 인격적 깊이를 가늠해볼 수 있게 하곤 한다. 새롭고 매력적인 한글 어휘도 종종 만나게 되어 국어사전을 찾아보면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사실 굳이 찾지않더라도 의미파악은 되지만 고운 우리말 어휘를 알아가는 재미를 즐겼던 것 같다.


그 중 몇 문장을 기록해 본다.


p. 40.

세상은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절망감을 심어주지만 보짱이 센 사람들은 절망조차 희망의 디딤돌로 삼는다.

*보짱 : 마음속에 품은 꿋꿋한 생각이나 요량.



p. 41.

실패와 고통을 우리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심연의 가장자리로 떠밀려도 명랑함을 잃지않는 검질김이야말로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검질기다 : 성질이나 행동이 몹시 끈덕지고 질기다.



p. 55.

무릇 살아있는 것은 부드럽고 죽은 것은 딱딱하다. 살아있는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만 고사목은 흔들리지 않는다. 흔들림은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대립되는 세계와의 만남이 조성하는 긴장감 속에 머물 때 인식의 지평이 넓어지고 정신의 탄력이 증대된다.

*고사목: 말라서 죽어 버린 나무.



p. 160.

좋은 사람이 되기를 꿈꾸다가 이런저런 장애물을 만나 시르죽은 이들을 볼 때마다 안쓰러움을 느낀다. 좋은 사람으로 자기를 이미지화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지만 그 이미지가 영혼의 덫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시르죽다: 기운을 차리지 못하다. 기를 펴지 못하다.



신문에 실린 칼럼이기에 글 한편의 길이가 길지 않은 편이다. 그래서 편안한 마음으로 하나씩 읽어나가며 곱씹어보기 좋은 글, 생각해볼 만한 글들이었다. 또 개인적으로는 필사하여 간직하고싶은 문장, 문단들이 많아서 필사할 만한 좋은 책을 찾는 분들이 있다면 적극 추천해주고싶다. 또 쉬엄쉬엄 읽어가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생각을 넓히고, 염세주의에서 벗어나고 싶은 이들에게도 추천하는 바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두 문단을 소개하고 서평을 마쳐야겠다.


p. 143.

지금은 전환의 시대다. 전환의 시대는 기존의 중심을 해체하고 새로운 중심을 구성해야 한다. 에고ego중심의 세상에서 에코ecology 중심의 세상으로, 탐진치 삼독이 제도화된 탐욕greed의 세상을 넘어 생명이 중심이 되는 녹색 세상green으로, 적대hostility의 세상에서 환대hospitality의 세상으로, 고립solitary의 세상에서 연대solidarity의 세상으로 이행하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의 가장 큰 과제다.

*탐진치: (貪瞋癡): 탐욕(貪慾)과 진에(瞋恚)와 우치(愚癡), 곧 탐내어 그칠 줄 모르는 욕심과 노여움과 어리석음. 이 세 가지 번뇌는 깨달음에 이르는 데 장애가 되므로 삼독(三毒)이라 함.



p. 273.

동서양철학을 회통하며 성서의 심오한 의미를 풀어주던 김홍호 목사님은 스승을 가리켜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사람으로 하여금 자꾸자꾸 자라게 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스승은 삶에 대한 뚜렷한 자세를 가진 사람이요, 자기를 이긴 사람이요, 스스로 산이 된 사람이라는 것이다. "산이 있으면 사람은 혼자 올라갑니다. 그 존재는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저절로 남을 오르게 합니다. 있음 그자체로 모든 것을 하는 사람이 스승이다. 스승을 만나지 못하는 것이 인생의 비극이라면 비극일 것이다. 바라보고 본으로 삼아야 할 사람을 만나지 못할 때 삶은 빈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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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보는 그림 - 매일 흔들리는 마음을 다독이는 명화의 힘
이원율 지음 / 빅피시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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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당신을 쓰러뜨릴 때, 예술이 당신을 일으켜 세운다."

-구스타프 클림트-


책의 제목을 보고 앞표지에 쓰인 클림트의 문장을 보니 이건 나를 위한 책인가보다 싶었다. 그림에 문외한으로 살아온 세월이 길지만 한 때 정말로 삶이 나를 쓰러뜨릴 뻔했던 순간에 나를 조용히 붙잡아준 그림 한 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림을 포함한 예술을 여유있는 사람이, 여유있는 순간에 누리는 사치의 영역이라고 생각한 때도 있었는데, 알고보니 예술은 생을 지속하기 위한 몸부림이자, 응급처치이기도 했다.


이 책은 목차만 보아도 마음을 추스리는 데 도움이 될 정도로 소제목들이 어여쁘다. 그중 <3장 버텨야하는 순간>은 "슬픔은 깊이를 만들고 아픔은 강인함을 만든다."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데 참 아름다운 문장이다. 이 문장처럼 녹록치 않은 인생을 통해 '깊이'와 '강인함'을 선물 받은 열 여덟명의 화가들의 삶과 작품세계를 통해 나는 잔잔한 위로와 중년기에 필요한 지혜를 얻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생

암수술 후유증으로 관절이 자유롭지않게되자 손가락에 붓을 묶고 그림을 이어갔던 마티스는 이후 약해진 폐로 인해 물감을 쓸 수 없게되자 가위로 색종이를 오리면서 창작활동을 이어간다. 백내장으로 시력을 잃어가던 모네는 그래도 붓을 놓지않았고 말년에 백내장수술 후유증으로 사물이 시퍼렇게 보이는 청시증을 앓았지만 이 또한 받아들이며 새로운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일생 서른 다섯 번의 수술과 두 번의 유산, 오른발의 절단에도 프리다 칼로는 꺾이지 않고 끝끝내 삶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예술을 포기한다해도 아무도 이상히 여기지 않을 순간들에 그들은 '오히려' 붓을, 가위를, 자신의 생을 움켜쥐고 살아나갔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위대한 예술이 되었다. 삶에서 때마다 마주하는 풍랑에 꺾이지 않고 헤쳐나가는 몸부림은 그 모두가 위대한 작품이 된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는 생에 대한 애착이자 자기 자신에 대한 포기할 수 없는 사랑일 것이다.

"신은 그녀에게 무자비했다. 하지만 칼로는 굴복하지 않았다. 배 앞머리가 파도를 마주해야 침몰하지 않듯, 그녀는 밀려오는 풍랑을 당당히 직시했다. 휩쓸리지도, 가라앉지도 않은 채 파도를 타고 헤엄치는 법을 익혔다. '결국'으로 끝나도 이상하지 않았을 삶을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생으로 바꾼 것이다. "


'결핍과 약점'을 예술의 동력으로

너무나 내성적이라 상대의 눈을 마주치기도 힘들었던 헤르메스회는 오랜 유학생활로 기진맥진하여 방에서 가만히 시간을 보낼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는 집의 내부와 아내를 주로 그리게 되었고 이 '싱거운 일상'의 회화로 인해 그는 가장 존재감 있는 위로의 화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어머니 수잔 발라동의 무관심과 부재로 외로움과 결핍에 시달렸던 모리스 위트릴로는 알코올중독 치료를 위해 그림을 시작하게 된다. 그는 미술을 통해 깊은 상처와 외로움을 넘어서 평정에 이르게되고 그 회복의 여정은 아름다운 예술작품으로 남겨지게 된다.

폭언과 다툼이 만연하는 가정에서 움튼 잭슨 폴록의 불안은 알코올 중독으로 더욱 커져 그를 삼킬 지경이 되었지만 폴록은 이 불안과 극단의 감정을 예술의 연료로 삼았다.

되돌아보면 사실 예술가에게는 그들이 가진 것 그대로가(심지어는 결핍마저도) 가장 좋은 소재이자 동력임을 보게된다. 나의 삶도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어가고 있다면... 그 작품에는 내가 가진 것 외에 더 필요한 것이 없을 게다. 그것이 때로는 불안과 결핍, 상처일지라도 그마저도 오히려 좋은 연료가 될 것이다.

"폴록을 정상으로 이끈 것도, 파멸로 이끈 것도 불안이었다. 이 감정은 그에게 고통을 안기면서도 한편으로는 늘 깨어있게 만들었다. 불안이 준 극단의 상태 덕에 되레 여러 명작을 만들 수 있었던 건 아닐까. 그의 생은 마음 속 여러 감정을 어떻게 해야 삶의 동력이자 영감의 원천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을지를 알려준다."


마지막으로 모리스 위트릴로에 대해 한번 더 언급하고싶다. 사생아였던 수잔 발라동의 사생아 아들, 어머니로부터 외면당한 오랜 시간, 어머니로 인한 기묘한 관계들... 사실 원망과 미움으로 충만하더라도 만인이 이해할 수 있는 생이었지만 그는 미움으로 자신의 삶을 소진하지 않았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일로 괴로워하기를 멈추고 묵묵히 몽마르트의 풍경을 화폭에 담아내었다. 소중한 삶을 미움이나 원망으로 소진하지 않고,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로 괴로워하지 않기로 마음 먹는다면 삶은 언젠가 내게도 꽤 괜찮은 길을 열어줄 것이다.


"마흔 무렵이 되면 초연해질 줄 알았습니다. 언제나 의젓하고, 어디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될 것으로 믿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압니다. 여전히 마음 한편에는 여린 꼬마가 웅크려 있고, 그 옆에는 아직도 세상 모든게 서툰 청년이 서성이고 있다는 것을요. 이렇게 인생의 이치에 실망감이 밀려오면, 저는 예술을 통해 마음을 다독이곤 합니다. "

- 이원율/ 마흔에 보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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