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90일 밤의 우주 - 잠들기 전 짤막하게 읽어보는 천문우주 이야기 ㅣ Collect 22
김명진 외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5월
평점 :
90일 밤의 우주!
신비로운 표지부터가 마음과 눈을 사로잡는 책이다.
이 책은 우주에 대해 구체적으로 유니버스 Universe, 스페이스 Space, 코스모스 Cosmos로 구분하여 90일 분량으로 쪼개어 다루고 있다.
<유니버스>에서는 별, 은하, 오로라, 행성 등 낭만과 신비로 가득한 우주에 대해, <스페이스>에서는 우주탐사, 우주여행 등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우주 산업에 대해, <코스모스>에서는 우주 거대 구조, 블랙홀, 시간 여행 등 우주 그 이상의 우주에 대해 차근 차근 풀어내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 천문기관인 한국천문연구원(KASI) 소속 8인이 조곤조곤 들려주는 경이로운 우주에 대한 90개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부담스럽지않게 담겨있다. 서두에 8명의 저자가 각각 들려주는 우주와 천문학에 대한 애정어린 이야기도 흥미롭게 읽혔다. 한 꼭지의 분량이 4~6 페이지 정도라서 <잠들기 전 짤막하게 읽어보는 천문우주 이야기>라는 부제가 잘 어울린다. 천문학, 우주산업, 우주이론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 또는 이 분야에 대한 배경지식을 넓히고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표지도 멋지지만 중간 중간 총 천연색의 아름답고 정교한 사진들이 실려있어서 사진을 보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그리고 각 날짜의 제목 아래에 해시태그형식으로 주요내용이 정리되어 있는 점도 보기에 좋았다.
유니버스 Universe
Day 09 우주 먼지 입자들의 불꽃놀이 #별똥별 #별똥비 #유성폭풍우
별똥별, 유성은 혜성이나 소행성에서 떨어져 나온 먼지입자들이 우주 공간에서 떠돌다 지구 대기권에 부딪쳐 마찰 때문에 밝게 빛나는 현상을 말한다. 그 중에서도 유성우는 혜성이나 소행성이 지나간 우주 공간을 지구가 정확히 통과하면서 별똥별이 마치 비가 내리듯 쏟아지는 현상이다. 운이 좋으면 시간당 100개 이상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별똥별을 좀 더 많이 보고싶다면 3대 유성우, 즉 1월 4일 부근의 사분의자리, 8월 12일 페르세우스자리, 12월 14일 부근 쌍둥이자리 유성우를 기억하면 된다고 알려준다. 매년 3번의 기회가 있는 것이다. 그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은 1966년 미국에서 유성 폭풍우가 관찰되었는데 1시간에 수십만개의 유성이 떨어졌다고 한다! 이는 33년 주기로 찾아오는 유성우로 지난 2001년에도 관찰되었고, 이제 2034년에 또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한다.
Day 14 당신 카메라 속 우주 #천체사진 #천체사진공모전
성단이나 성운, 은하와 같은 심우주 사진은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는데 이는 단번에 촬영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각각의 천체들은 특정 파장의 빛을 내므로 해당 빛을 받아들일 수 있는 전용필터를 활용해 촬영한다. 이렇게 찍은 사진에 빛의 3원색인 빨강, 초록, 파란색을 부여하거나 RGB 필터를 활용해 촬영한 뒤에 조합해 컬러사진을 완성한다고 한다. 심우주 사진이 이렇게나 복잡한 과정으로 거쳐 탄생하는지 몰랐다.
2022년 천체사진공모전 대상 수상작(하트성운)은 총 노출시간은 14시간, 3개의 필터로 촬영한 702장의 사진을 합성한 작품이라니 그 기술력과 노고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세계 곳곳에서 찍은 다양한 천체 사진을 감상할 수 있는 '오늘의 천체사진' 웹사이트, 매년 열리는 천체사진 공모전의 수상작을 볼 수 있는 인스타그램 등이 QR코드로 실려있는데 이 또한 흥미롭고 유용했다.
스페이스 Space
Day 34 태양계 인싸 #소행성 #별처럼보이는 #별은아님
우주의 돌, 작은 행성이라고도 불리는 소행성은 영어로 아스테로이드Asteroid라고 하는데 '별과 같은' '별처런 생긴'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아스테로이데서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룩셈부르크는 '나라의 미래가 소행성에 있다.'라고 선언한 뒤 소행성에서 광물을 채취하는 미래자원 활용에 국가적으로 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는 지구와 공전궤도가 비슷한 소행성에는 적은 연료만으로도 탐사선이 방문 가능한데다 수백미터 크기의 소행성에는 반도체, 전기차의 핵심소재인 희토류가 지구전체 생산량보다 몇배나 많이 존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백금 소행성, 다이아몬드 소행성 같은 이야기는 소행성에 대한 관심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고 한다. 소행성이 이렇게나 중요한 존재인지 미처 몰랐다.
코스모스 Cosmos
Day 65 블랙홀의 그림자를 보다 #EHT #사건지평선망원경
EHT는 Event Horizon Telescope의 약자로 사건지평선 망원경이다. 여기서 '사건지평선'은 물질이 빨려들어가는 블랙홀의 경계면인데, 이 경계를 넘어가면 어떤 정보나 빛 조차 밖으로 나오지 않아 우리는 블랙홀 내부에서 발생하는 일(사건)을 알 수 없다고 한다. 대신 사건지평선 바깥쪽 가까이에서는 싱크트론 복사라는 강한 빛이 나오기 때문에 관측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 밝은 부분으로 인해 가운데 어두운 부분이 블랙홀의 그림자로 관측되어질 수 있는 것이다. ETH 공동연구팀은 지난 10여년 동안 세계 6개 지역에 총 8기의 전파망원경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가상의 큰 망원경을 만들고 블랙홀의 그림자를 관측해왔다. 2017년 4월 5번의 관측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고 2년에 걸친 정밀한 관측자료처리와 영상화작업, 엄격한 상호교차검증까지 마친 끝에 최초로 블랙홀 그림자를 포착해내었다고 한다. 5500만 광년이나 멀리 떨어진 블랙홀조차 직접 관측할 수 있는 시대라니 놀라웠다. 그러나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인류는 더 나아가서 사건지평선 주변의 물질들이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생생한 모습을 동영상으로 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인간의 무한한 도전 정신이 사뭇 숭고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