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어른이 된다는 것 - 긴 겨울을 지나온 당신에게 건네는 봄의 위로
온벼리 지음 / 더케이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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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과 ‘어른’이 트렌드인가 싶을 정도로 최근 매스컴과 책에서 빈번하게 다루고 있는 제목이라 친절하고 따뜻함을 말하는 책인줄 알았다.

페이지가 많지도 않고 어려운 전문지식을 다루고 있는 글도 아닌데 이 책을 읽는데 제법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와 그녀의 딸의 환한 웃음을 보고 울컥했다.

내 주위에도 장애를 가진 사람이 있기 때문에 그들과 그들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상관없는 타인의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았다. 갑자기 경기를 일으킨 아이가 잘못될까 살려만 달라고 빌던 엄마가 살긴 했는데 영구적인 장애를 가지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의 무너짐, 장애를 가진 아이를 케어해야 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점점 사라진 나 자신.

글을 쓰는 사람은 글을 쓰지 않으면 살지 못하기 때문에 토해내듯 글을 써야만 한다고들 한다. 저자가 어떤 마음으로 글을 썼는지, 그녀가 스스로에게 관대하고 세상에 다정해지기까지 어떤 시간을 견뎠는지 와 닿았다.

새봄에게 그녀는 언제나 봄날의 햇살이었을 것이다. 그녀도 그녀 자신과 찬란한 봄볕 아래서 오늘도 안온한 하루를 보냈길 간절히 바란다.

*그런 나에게 '새봄'이라는 이름은 '죽는 날까지 잘 키워내고야 말겠다'는 다짐이었고, 잘 자라게 될 것이다'는 희망 어린 위로였다.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은, 그때는 미처 이해하지 못했던 마음의 사정을 시간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읽어내는 일인지도 모른다. 한 사람의 거친 말과 서툰 분노만 보던 자리에서, 그 아래 감춰진 두려움과 책임감까지 함께 보게 되는 것. 그리고 그 시선은 자연스럽게 내게도 향했다.

*아이를 향한 나의 시선 속 불안감은 결국, 내 안에 뿌리 깊게 박힌 집착임을 깨닫게 했다.

*돌이켜보면, 다정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삶의 겨울을 모른 척 지나치는 일이 아니라, 그 혹독한 계절을 온몸으로 통과한 뒤에도 끝내 자기 안의 봄을 믿어 내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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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곡미풍 -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산들바람
위화 지음, 백도라지 옮김 / 푸른숲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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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곡미풍>

중국 작가 위화의 에세이집이다. 84년에 쓴 글부터 2024년에 쓴 글까지 그의 일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잔잔하고 스며드는 듯한 문장이었다.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산들바람이라는 뜻의 제목처럼.

<허삼관 매혈기>를 읽으며 <운수 좋은 날>의 김첨지처럼 담담함에서 오는 처량함과 특별하지 않은 범부의 삶이 주는 일상성, 평범의 숭고를 느꼈다. 내가 아는 누군가의 이야기 같아서 속절없이 공감할 수 밖에 없는 그 마음이 아직도 생생하다. 소주 한 잔 걸치고 업에 지쳐 실없는 소리를 하는 동네 아저씨를 보는 것 같았다.

이런 글을 쓰는 작가는 어떤 삶을 살았는지 궁금했는데 부모님 두 분 다 의사였고 본인도 전업 작가가 되기 전 5년간 치과의사였다. 1960년생인 작가가 살았던 때와 지금의 중국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잘 몰랐던 중국의 세월을 글에서 간간히 볼 수 있어서 신선했다.

특히 아들의 탄생, 아들과의 에피소드는 아버지로서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는 벅참과 부담감이 함께 몰려든 순간, 아들의 그림자마저 귀중하게 바라보는 아버지의 마음이 잘 드러났다. 아들도 아버지를 닮아 표현력이 남달았고 위트 있었다.

영화와 관련된 이야기도 많았다. 음악을 좋아하는 하루키가 떠올랐다. 하루키의 에세이를 좋아하는데 위화의 에세이도 군더더기가 없고 솔직하며 담담해서 참 좋다. 에세이집이 더 나오면 좋겠다.

*나는 말했다. "저는 자주 화내고 분노합니다. 이렇게 해야만 엉망이고 음침한 감정을 분출할 수가 있고, 그래야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한 사람이 될 수 있거든요."

*아들은 아직 세 돌도 안 되었지만, 아들에게 그의 아비란 이미 구시대의 산물이다.

*하루는 그가 진지하게 이렇게 갑자기 소리를 지르면 자기가 큰 피해를 입는다면서 비유를 들어 말했다. "리모컨으로 딸깍해서 티브이를 끄는 것처럼, 아빠는 딸깍해서 내 생명을 끄는 거예요."

*열 살에 2000년을 내다보았을 때는 정말 사치 같았다. 그러나 지금 열 살 무렵을 뒤돌아보면 너무나도 서글프다. 이건 시간이 우리에게 가하는 박해다. 같은 거리지만 내다볼 때는 그렇게나 길더니, 뒤돌아볼 때는 이렇게나 짧다.

*양손을 맞 잡으면 마지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이 악수하는 느낌이었다.

*진심에서 우러나온 그의 웃음소리가 내 기억 속에서 울릴 때마다 나는 삶의 굳건함에, 삶이 슬픔에서 기쁨 을 잘라내 편집할 수 있음에 감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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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민첩성의 힘 - 오늘의 정답이 내일의 오답이 되는 시대를 위한 최소한의 생존 학습법
신종호 지음 / 카시오페아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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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민첩성의 힘>

근래 본 학습에 관련된 책 중 가장 훌륭하다. 이론부터 사례, 실천 코칭까지 체계적이고 구체적으로 안내해서 바로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친절하다. 교육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나는 인간이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주저없이 ‘회복탄력성’을 언급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힘,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는 능력이 있으면 삶에 굴곡이 생겨도 버텨낼 수 있다고 믿었다.

최근 ‘회복탄력성’과 함께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메타인지’다. 사회성 측면에서 자기객관화로 주제 파악을 잘해야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줄이고 나 혹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다.

학습을 잘하기 위한 ‘학습 민첩성’에 이 두 가지 역량이 나와서 사회성이 좋고 유연하게 사고할 수 있는 사람이 공부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방대한 양의 지식을 기억하고 정답을 많이 맞추는 시대는 끝났다.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수많은 지식을 통합하고 연결하여 창조적으로 만들어 내는 역량이 중요한 시대다. 순식간에 바뀌고 새로운 것이 끊임없이 탄생하는 시대에 변화를 겁내지 않고 유연하게 생각을 바꾸며 협업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책을 읽어보니 고교학점제가 이러한 시대의 인재를 찾아내기에 적합한 제도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현실적으로 환경과 자본의 개입없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적용되는지는 의문이다.

책에서도 그래서 어릴 때부터 학습민첩성을 길러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끊임없이 나오는 아이와 부모와의 관계, 양육태도, 질문의 방향과 방법, 정서적 지지가 모든 아이들에게 동등하게 적용되지는 않고 그것은 불가능하다.

부모의 불안이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는 점은 학습뿐만 아니라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의 수많은 사례에서 입증되었다. 부모의 경제력, 여유, 정서적 안정 등 점점 그들의 아비투스가 아이에게 더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자기주도성과 메타인지를 타고 나지 않아도 훈련으로 기를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그 바탕을 마련하고 기회와 응원을 아끼지 않아야 하는 것은 부모의 노력이니 말이다. 어쩌면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이 학습민첩성일지도.

*안타깝게도 아이의 뇌는 부모의 '연기'에 속지 않는다.

*변화하는 입시 제도는 더 이상 정해진 정답을 누가 더 실수 없이 찾아내느냐를 묻지 않는 대신,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할 수 있는 힘이 있는지를 집요하게 묻고 있다.

*민첩한 학습자는 타인의 감정을 읽고, 갈등 상황을 중재하며, 팀원들의 강점을 파악해 시너지를 낸다. …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과도 논리적으로 토론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을 수정할 줄 아는 ‘지적 겸손함'이 바탕이 되어야 가능한 능력이다.

*학습 민첩성이란 '배움의 기술'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최상위의 '메타 역량'이다.

*학습 민첩성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진짜 아는 것’과 '안다고 느끼는 친숙함‘을 구별하지 못한다.

*이 본성이 발현되어 스스로 움직이는 강력한 엔진이 점화되기 위해서는 3가지 기본 심리 욕구가 충족되어야 한다. 바로 '자율성, 유능감', '관계성'이다. 자기주도성은 아이가 독하게 마음을 먹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환경 속에서 이 세 욕구가 채워질 때 자연스럽게 피어나는 결과물이다.

*중요한 점은 부모가 방파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부모 자신의 감정부터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의 인생에서 실패를 제거해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충격을 흡수하고, 경험이 트라우마가 아닌 성장의 자양분으로 남도록 돕는 해석의 방파제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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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말하기 - 서툰 마음을 다독이는 다정한 어른의 언어
이민호 지음 / 모티브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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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말하기>

스피치와 설득을 잘하는 스킬과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요령이 담겨있다.

스피치는 첫 인상이 중요하다. 상대로 하여금 상상하게 만들고 이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으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목표를 설정해 주는 등 주의를 사로잡을 수 있는 포인트가 필요하다.

상상의 기법에 상대에게 상상을 시키는 게 어색하다는 질문에 동사를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형으로 쓰라는 점이 인상 깊었다. 그러고보니 일방향인 강의를 들을 때 현재형을 써서 사연을 곁들일 때가 귀에 쏙쏙 들어왔다.

책에 나오는 예를 보면 어른의 말하기는 여러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거절을 할 때도 상황 설명을 하고 거절을 한 후 다음을 도모한다. 지인과 수다를 떠는 상황이 아니라 일을 하는 상황에서는 핵심을 앞에, 필요하다면 짧은 쿠션어와 함께 붙이는 것을 선호하는 나는 말이 길다고 느꼈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에 너무 찌든 탓일까. 가끔은 아이들의 언어가 더 솔직하고 명확하며 마음으로 와닿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반부 이성적 자기소개와 감성적 자기소개 부분에서 감성적 자기소개를 하면 너무 말이 길어서 사람들이 부담스러워 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이 나온다.
그리고 아무리 말을 잘해도 상대방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고백까지 보고 나니 역시 말을 잘하려면 분위기를 잘 읽고 상대를 파악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말을 잘한다는 기본 전제는 맥락과 상황을 잘 파악해야한다는 것. 질문이 듣는 사람의 호기심을 이끌어 낼 수 있다니 질문을 하려다가도 상대가 질문을 버거워 하거나 부담스러워하는 것이 느껴진다면 바로 다른 방향으로 말할 수 있는 센스가 어른의 말하기 아닐까.

*상황에 따라, 대화 상대에 따라 질문의 양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면 상대방은 당신과의 대화가 참 맛있다고 느낄 것입니다.

*오늘 누군가와 나눈 대화를 가만히 되돌아보십시오. 만약 열 문장 중 열 개가 모두 마침표로 끝났다면 그것은 대화가 아니라 혼자만의 독백을 한 것입니다.

*누군가 쏟아낸 잔소리는 백 번을 들어도 효과가 미미하지만, 스스로 고민하여 입 밖으로 내뱉은 말은 무의식적으로 지키기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정답의 주도권을 상대에게 넘겨주어 스스로 ‘먹고 싶게' 만드는 것이 안전한 말하기의 핵심 비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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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 디자인
석지현 지음 / 모티브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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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쩍 찌르다’라는 뜻을 가진 넛지. 강압이나 금지 없이 사람들이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넛지 디자인>은 예쁜 디자인을 넘어 사람의 무의식을 지배하여 행동하게 만드는 디자인을 말한다.

타인을 행동하게 만드려면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 설득인지, 구매인지, 인지도를 높이는 것인지 등 원하는 목표에 따라 디자인과 방향이 달라진다.

추구하는 방향에 맞는 색깔과 폰트부터 아이폰과 삼성의 차이, 벤츠와 BMW의 차이, 금융앱들이 파란색인 이유 등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브랜드의 이미지가 정교한 계획에 따라 만들어졌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이 책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끊임없이 등장하는 것이 절제, 덜어내기, 줄이기다. 목표를 이루려면 하고 싶은 말이 많고 그 말을 축약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반증한다.

디자인은 타고난 감각을 가진 사람들이 하는 것인 줄 알았다. 퍼스널 브랜딩이 필수인 시대에 자신의 니즈를 잘 파악해서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디자인부터 철저하게 분석하고 계획해야 한다. 그 방법을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퍼주는 책이다.

*불안, 호기심, 공감, 결핍. 이 중 하나라도 건드리면 손이 먼저 움 직인다. 이성은 그다음에 따라온다.

*툴을 몰라도, 감각이 없어도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구조를 직접 설계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그 구조의 이름이 넛지다.

*짧을수록 강하다. 단순할수록 박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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