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하면 지구는 인간에게 완전히 점령당해 버렸거든. 그래서 다른 동물들은 멸종당하거나 사육당하거나 학대당하는데 그런 세상에사는 동물이 자기 취향을 가진다는 거,눈치 보지 않고마음을 드러낸다는 거.그건 함께 사는 인간으로부터 그만큼 존중받고 있다는 의미라서 그런 거 아닐까? - P265
당신의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누구한테든 응답받고 싶은 마음만큼은 알아요. 그래서 당신의 고민에도 답했던 거예요. 어쨌거나 다정한 말이 필요한 세상이잖아요.이미 알고 있다는 듯 웃고 있는 상대방의 표정을 떠올리려고 노력한다. 누구라도 괜찮다는 말을 해주는 사람을, 정확히는 ‘괜찮다‘는 그 말 자체를 기다렸을 뿐이었다고 말해주길 바란다. 그럼 나는 다시 답할 것이다.괜찮다는 말을 듣기는 어려운데 해주는 건 쉽더라고요. 이렇게 쉬운 걸 다들 왜 안 해주는지 모르겠어요. ‘괜찮다‘는 세 음절을 내뱉기만 하면 이름모를 당신보다는 내가 괜찮은 사람이 됐다는 착각도 들던데요...…실은 그게 제일 부끄러워서 연락을 못했어요. - P23
개의 진지한 마음을 거절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나 해? - P176
위(胃)로 가는 것들은 위로가 된다. 나는 아랫배도 부르고 윗배도 부를 때까지 무리해서 먹고 마셨다. 대식가라 불릴 재능은 없었지만 과식가라 불릴 만한 열정은 있었고, 그 기질은 술 앞에서도 그대로 발휘됐다. 술집에는 술이, 끝없이 나오는 술이 있었다. 마시는 것도 좋았지만 취하는 건 더 좋았다.아무리 바쁘고 힘들 때도 술을 마시면 완행버스에 오른 것처럼 느긋한 리듬으로 인생을 여유 있게 돌아볼 수 있었다. - P12
그가 보여주는 방향을 한 잔 한 잔 따라가다 보니 나 역시 나만의 길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마실줄 아는 스스로에 대한 사랑도 덩달아 깊어졌다. 지금은 나 역시 확신한다. 제일 좋아한다고 말하는 건, 나와 술의 가능성을 동시에 얕보는 일이다. - P88
문제는 사람이냐 개냐가 아니라 에티켓을 지킬 수 있느냐 없느냐겠죠. - P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