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삶에 대한 아무런 향수도 느끼지 않았다. 그는 다만, 이 거짓죽음처럼 느껴지는 죽음으로 인해서 여태까지 마무리짓지 못한 많은 일들의 결말을 못 보게 된 것만이 좀 섭섭할 따름이었다.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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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과 피로 때문에 머리에는 열이 오르고 정신이 흐릿해져서 그는 어느날 새벽 동틀녘에 자기의 침실로 찾아들어온 백발노인을 보았을 때 그를 한눈에 알아보지 못했다. 찾아온 사람은 푸르덴치오 아귈라였다. 자기가 누구라고 신분을 밝혔을 때 죽은 사람도나이를 먹고 늙는다는 것을 깨닫고 놀란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는지나간 옛날이 생각나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푸르덴치오」그는 감격해서 불렀다. 그 먼길을 용케도 찾아왔구나!」 그는 여러 해 동안 죽어서 지내려니까 살아 있는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이 너무나 강해졌고, 참을 수 없을 만큼 말동무가 필요했으며, 죽은 사람들하고만 함께 살자니 죽음이 더욱 소름끼치는 것 같아서, 결국 가장 미워하던 원수를 사랑하게 되었노라고 긴 얘기를 늘어놓았다.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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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후각적 모습이 시각적 모습을 다시 추월하게 될 것이고, 그는 더 이상 물질적인 존재이기보다는 수증기와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향수는 결국 연기 같은 것이고 수증기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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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순간에 싸워야 할 것은 외부의 적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육체라는 사실에 그는 적잖이 당황했다. - P142

99 다음에 100이란 숫자가 오듯, 공포 다음에는 예정된 죽음이 온다. 죽음을 피할 수는 없지만 연기시킬 수는 있다. 반면에 이따금 의식적이고 의도적인 행위로 앞당길 수도 있는 것이다. - P195

윈스턴은 그녀와 이야기하는 동안 정통성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면서도 정통적인 태도를 갖는다는 게 얼마나 쉬운 일인가를 깨달았다. 어떤 면에서 당의 세계관은 그것을 이해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가장 잘 받아들여졌다. 그들은 자기들에게 요구되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도 납득하지 못할뿐더러 현재 일어나고 있는 공적인 사건에 대해 무관심하기 때문에 가장 악랄한 현실 파괴도 서슴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이다. 말하자면 그들은 무지로 인해 정상적인 정신상태를 유지한다고 볼 수 있다. 아무것이나 닥치는 대로 집어 삼키는데, 그래도 탈이 나지 않는다. 그것은 곡식의 낱알이 소화되지 않은 채 새의 창자를 거쳐 그대로 나오는 경우처럼 뒤에 아무런 찌꺼기도 남지 않기 때문이다. - P218

그런데 단순히 살아남는 게 아니라 인간으로서 사는 게 목적이라면, 궁극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달라진단 말인가? 사람들이 그들을 자신들과 똑같게 개조시킬 수 없듯 그들 또한 사람들의 감정을 변화시킬 수 없다. 설령 그들이 사람들의 말과 행동과 생각을 하나하나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하더라도, 인간의 속마음까지 공략할 수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의 속마음은 자신이나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신비로움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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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더하기 둘은 넷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자유, 이것이 자유다.
만약 자유가 허용된다면 그 밖의 모든 것도 이에 따르게 마련이다.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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