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나는 감히 믿고 있다. 너희들 가운데 적어도 한 사람은 현명하게도 살아남겠다는 결심을 굳혀 주리라고. 저울의 양쪽 접시는 구태여 무게를 비교해볼 필요도 없다. 한쪽 접시에는 빛, 빛나는 청춘이 있다. 자신은 존재했고, 존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존재할 거라고 말하는 힘이 있다. 존재의 바다에서 제 몫의 한 방울이 될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여인의 육체를 껴안고, 꽃내음을 맡고, 웃고 울 수 있는 힘이 있다. 기회만 있으면 ‘나는, 나는, 나는・・・・・.‘ 하고 말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이 모든 것이 한쪽 접시 위에 놓여 있다. 그 무게는 산만큼이나, 하늘만큼이나 무겁다. 반면에 다른 한쪽 접시에 놓여 있는 것은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숨결, 어둠의 조국뿐이다. 지금 너희는 자유니 평등이니 박애니 하는 말을 숙명으로 여기겠지만, 그 어둠의 조국에는 그런 것을 생각할 머리도 없고, 그 말을 끼적일 손도 없으며, 그 말을 지껄일 입도 없을 것이다." - P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