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도주의협회에 따르면, 건강하다고 추정되는 전국의 고양이와 개 약 270만 마리가 해마다 살해된다고 한다. 대략 11초에 한 마리가 죽는 꼴이다(통계는 이들의 병이나 장애 유무에 관해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 동물 교배는 더 많은 동물들을 세상에 태어나게 하고, 그 동물들이 보호소의 수많은 동물들에게 주어질 수도 있었을 집들을 차지하게 만듦으로써 문제를 가중시킨다.

불구이고 의존적이고 비효율적이고 능력 없는 인간이 비효율적이고 의존적고 불구인 개를 돕고 또 그의 도움을 받는 것에는 무언가 적절하다는 느낌, 아니 사실무언가 아름답다는 느낌이 있다. 종이 다른, 취약하고 상호의존적인 두 존재가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는 일말이다. 서툴고 불완전하게, 우리는 서로를 돌본다. - P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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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세계보건기구WHO는 가공육이 암의 원인이며 적색육은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 내린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가공육을 담배연기, 석면, 알코올과 나란히 제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 P312

"도축 공장에서 노동자가 부상을 입거나 질병을 얻을 확률은 같은 사람이 탄광에서 일할때보다 6배 커진다." 아이스니츠는 광범위한 조사를 통해 소에게 맞아 부상당한 직원들, 화학약품에 화상을 입은 직원들, 칼에 찔린 직원들, 뼈가 부러진 직원들, 유산과 열기, 빠른 작업 속도와 독가스 때문에 기절한 직원들의 사례에 대해 알게 됐다고 보고한다. - P313

산업화된 농장과 도살장의 노동자들이 심리적 트라우마를 겪을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연구들은 동물의 고통과 인간의 고통 사이의 명백한 연관성을 드러낸다. 동물을 도살하는 일을 하는 노동자들은 동물들이 살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직접 봐야 한다. 전직 도살 현장 책임자였던 이는 이렇게 증언한다. "가장 나쁜 것, 물리적 위험보다 더 나쁜 것은 정서적인 대가예요. 돼지를 죽이는 현장에서 돼지들은 제게 강아지처럼 코를 비벼요. 그런데 2분 후 저는 그 돼지들을 죽여야 해요. 죽을 때까지 파이프로 때려야 하는 거죠. 마음을 쓰면 안 되는 거예요." - P314

"우리는 어떻게 온갖 종류의 신체들, 즉 식물과 동물, 유기물과 비유기물, 비인간과 인간의 몸들을 개조하고 훼손하는 불의를목격하고 명명하고 저항할 수 있을까. 장애를 불의와 동일시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 P320

동물실험의 실패로 가장 악명 높은 사례는 아마도 1960년대에 일어난 일일 것이다. 탈리도마이드는 동물들에게 처방됐을 때 부작용이 거의 나타나지 않은 약물이었기에 곧 입덧을 진정시키는 용도로 임신한 여성에게 처방되었다. 그러나 이 약물 때문에 수천 명의 아이들이 사지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 P332

비거니즘은 단지 음식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는 먹고 입고 쓰는 것을 통해 비장애중심주의에 저항하는 체화된 실천이자, 동물을 위한 정의가 장애인을 위한 정의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는 정치적인 입장이다. - P337

나는 비거니즘을 어떤 보편주의로 내세우려는 게 아니다. 그런 주장은 중요하고 복잡한 문제들, 즉 서로 다른 관점과 세계관을 폄하하는 경향 그리고 이러한 경향과 떼놓을 수 없는 서구 지배의 유산에 대해 너무 쉽게 얼버무리고 넘어가기 때문이다. 내가 말하려는 바는 이것이다. 우리의 환경 그리고 이 환경을 우리와 공유하는 다양한 종들, 우리의 삶과 얽혀 살아가는 동물들하나하나를 계속해서 비장애중심주의와 인간중심주의에 입각해 바라보는 한 장애해방은 결코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그들을 우리 인간이 소유하고 통제할 수 있는존재, 즉 처분할 수 있고 대체할 수 있고 죽일 수 있는 존재로 계속해서 바라본다면 말이다. 비거니즘은 각종 차이들을 억압하는 대상화와 착취에 맞서 몸을 통해 저항하는 행위, 즉 일상에서한 사람의 정치적·윤리적 신념들을 정립하는 육체적인corporeal방식이다. - P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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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스바움은 사회계약과 소위 자연 상태에서의 권력비대칭을 비판한다. 이 공진화 계약이 성립했을 때 동물이 인간과 공평한 경쟁의 장에 있었다는 주장은 인간과 동물이 매우 다르고 각기 다양한 정신적·신체적 능력을 갖는다는 명백한 사실을 무시한다. 이 거래는 "대체로 평등한 정신적·신체적 역량"을지닌 존재들 사이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강력한 인간 그리고 그보다 취약한 동물들 사이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동물보다 강한 인간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 계약서를 작성한 것이 분명하다. 이 계약이 성립할 때 인간은 종과 개체 차원 모두에서 이익을 얻는 반면, 동물은 개체로서가 아닌 종으로서만 "수혜를 입는다"(이 말을 쓸 수나 있다면). 애초에 이 동물들이 어떻게 계약에 동의한 것인지의 문제도 남아 있다. 그들은 선택권을 가졌던 것일까, 아니면 협상을 거부할 가능성마저 부정당했던 것일까? - P288

우리 인간이 너무나 잘 알듯, 울타리가 항상 물리적인 것은 아니다. 남성의 여성 지배 역사를 들여다보기만 해도, 가부장제의 은밀하고 만연한 본성을 다양한 심리적·경제적 울타리가 둘러싸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성들이 대대로 가부장제를 선택했다고 주장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동물들이 도살을 선택했다고 주장할 수 없다. 인간의 지배란 가축화된 동물들이 그 이외의 선택지를 갖지 못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시스템일 뿐이다. - P289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기른다면 동물들은 땅의 수분을 유지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곡물에 영양분을 공급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친구 내지는 반려자가 되어 우리 삶을 풍성하게 해줄 수 있다. 한 니먼, 피언리-휘팅스톨, 샐러틴 그리고 폴란에 따르면, 우리는 이 농장 동물들 없이 음식을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생산할 수 없다(여기서 지적해야 할 것은, 이것이 동물을 필수적으로 도살해야 하는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이 주장이 맞다고 한다면, 그건 우리가 이 동물들의 배설물과 그들의 풀 뜯는 능력을 취할 근거만을 정당화할 수 있을 뿐이다). - P289

의존이라는 말은 노예제, 가부장제, 제국주의, 식민지화그리고 장애 억압을 정당화하는 데 쓰였다. 의존이라는 언어는 교묘한 수사학적 도구로, 그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을 마치 공감할 줄 알고 보살피는 마음이 깊은 사람처럼 보이게 하며, 동시에 그들이 그렇게 관심을 두는 이들이 계속해서 착취될 수 있도록 한다. - P292

"과거에는 그랬는데"라는 향수와 "자연적인 것"에 대한 찬양은 어떤 존재가 다른 존재에 비해 얼마나 혹독한 삶을 살아왔는지 간과한다. - P293

"당신이 어떤 존재를 사랑한다면, 당신은 그 존재를 죽이지 않"는다. - P300

"장애가 빈곤, 경제적 착취, 경찰 폭력, 신식민지적 폭력 그리고 충분한 건강보험과 교육을 위한 접근권의 부재 때문에 생긴 것이라면 어떻게 장애를 축복할 수 있겠는가?" - P306

공장식 축산 농장과 도살장은 저소득층 커뮤니티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위치해 있다. 예컨대 소위 돼지공장 hog factory은 다량의 대기·수질 오염물질을 양산하는데, 이런 오염물질 대부분이 이들 농장에 꼭 있는 거름 호수(돼지 분뇨로 가득찬 호수)에서 나온다. 음식을 통한 역량 증진 프로젝트의 보고에 따르면, "이런 공장식 축산 농장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흔히 눈·코·목의염증…… 그리고 우울감, 긴장, 분노, 현기증, 피로 등의 증가를호소"한다. 이런 곳의 지하수는 질산염이나 황화수소 농도가지나치게 높고, "공장식 축산 농장에서 흘러 나온 폐기물(다양한 병원체, 항생제, 유독성 화학물질을 포함한)이 대수층에 스며들어주변의 지하수원을 오염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다른 건강 문제도 그렇지만 특히 높은 천식율은 이런 오염물질과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 - P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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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주의적 고기 운동에서는 인간이 동물을 착취하고 상품화하는 것, 동물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정치적인 것이나 착취로 그리지 않고 그저 "세상의 이치"로 그린다. 생물학적으로 고기를 필요로 한다는 대중적인 논의를 통해서든 진화와 공생에 관한 더 세련된 이론들을 통해서든, 이들은 계속해서 "자연"을 동물 도살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사용한다. - P277

우리는 다른 존재의 주체성을 인식하고, 공감을 경험하며, 윤리적 선택을 하도록 진화해온 동물이다. 만약 고기에 대한 욕망이 "인간 본성의 일부라면, 우리가 사는 방식을 질문하고, 정의에 대해 생각하고, 도덕적 삶의 진전을 반영하기 위해 우리의 습관을 바꾸는 것 또한 "인간 본성"을 구성한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물론 이것이 인간을 다른 동물보다 더 나은 존재, 더 진화된 존재로 만든다는 뜻은 아니다. 우리는 각기른 능력을 가지고 있고, 그중 하나가 이러한 윤리적 문제를 생각하는 힘인 것이다. - P278

우리는 인간의 쾌락과 이익을 위한 동물들의 부적절한 죽음과 상품화에 반대한다. - P279

종과 생태계에는 가치가 부여되지만 개체에게는 부여되지 않는다. 야생동물은 가축화된 동물보다 더 큰 가치를 부여받는다. 이런 관점은 인간에게 길들여지지 않은 비가축화된 종들의 자율성과 자연 전체에 대한 공헌을 축복하는 동시에 개별 동물들, 특히 가축화된 동물들(흔히 이들은 의존적이고 부자연스럽다는 이유로 멸시받고, 때로는 더 큰 생물 군집에 해를 끼친다고 간주된다)의 복지에 치중하는 일이 순진하고 감상적임을 시사한다. - P283

흥미롭게도 폴란, 피언리-휘팅스톨을 비롯한 저자들이 육식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공진화 이론co-evolution theory
에서도 사회계약 관념과 매우 유사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폴란이 "상호주의 혹은 여러 종들의 공생"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인간과 가축화된 동물은 서로 어떤 계약을 맺었는데, 사회계약론에서처럼 이 계약은 대개 상호 이익에바탕을 둔다. 이 계약은 공진화적인 협약으로, 인간이 동물 종들을 돌볼 책임을 지는 대신 동물들이 그들의 노동과 살을 인간에게 제공한다. 베지테리언이나 비건이 된다는 것은 곧 우리에게가장 의존적인 이 동물들을 내버려둔다는 것이다. 그냥 방치되는 것이 저녁 식탁에 놓이는 것보다 훨씬 더 나쁜 운명일 거라고이 이론의 추종자는 주장한다." - P285

이 이론가들은 가축화 및 그에 동반되는 살해가 인간뿐 아니라 동물들에게도 이익이 된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그들을 먹지 않는다면 그들은 존재하지 못할 것이다. 그랜딘이 설명했듯, 이 동물들은 자신의 존재 자체를 도살에 의존하고 있다. 동물의 가축화에 대해 폴란은 이렇게 말한다. "동물의 시각에서 보자면, 인류와의 거래는 적어도 현재까지는 크나큰 성공을 거두었다. 소, 돼지, 개, 고양이, 닭은 번성한 반면, 야생에 남은 그들 조상은 멸종될 위기에 처했다."
이런 생각을 밀어붙이면, 동물 먹기를 중단한다는 것은 이 관계를 저버린 채 의존적이고 가축화된 존재를 야생으로 내보내자는 뜻이 될 것이다. - P286

엄청나게 많은 농장동물들이 계속해서 살고 죽는 것이 그 종 전체에 혜택일 수 있다는 관념은 진화적 성공이라는 개념을 터무니없이 남용하는 사례 중 하나다. 그렇다, 몇십억에 이르는 동물들은 축산이 없었다면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동물들은 태어날 때부터 도살당할 때까지 매우 억압적인 환경에서 살아간다. 뻔뻔할 정도로 폭력적이며 부도덕한산업 이윤을 뽑아내기 위해 사육된 동물들은 가장 기본적인 욕구조차 충족할 수 없는데, 그런 상황이 어떻게 혜택 혹은 도덕적선의 일종일 수 있단 말인가? - P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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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이 그 사람을 집어삼킬 것이다.
혼돈은 부러져 떨어진 나뭇가지나 질주하는 자동차, 총알 하나를 거느리고 밖에서 치고 들어가 그를 으스러뜨릴 수도 있고, 아니면 반란을 일으키는 그 사람의 몸속 세포들과 함께 안에서 박차고 나와 그를 해체해버릴 수도 있다. 혼돈은 당신의 화초를 썩어물러지게 하고, 당신의 개를 죽이고, 당신의 자전거를 녹슬게 할 것이다. 당신의 가장 소중한 기억을 부식시키고, 가장 좋아하는 도시를 무너뜨리고, 당신이 간신히 쌓아올린 모든 성스러운 장소를폐허로 만들 것이다.
혼돈은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이라는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일어나는가‘ 하는 시기의 문제다. - P15

그는 포기하거나 절망하지 않았다. 그 지진이 전하는 명백한 메시지, 즉 혼돈이 지배하는 이 세계에서 질서를 세우려는 모든 시도는 결국 실패할 운명이라는 메시지에 그는 귀 기울이지 않았다. 대신 소매를 걷어붙이고 허둥지둥 뭔가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세상의 하고 많은 무기 중에서 바늘 하나를 찾아 들었다. - P17

이 작은 혁신은 도전적인 소망을 담고 있었다. 이제 그의 작업은 혼돈의 맹공앞에서도 안전하게 보호받을 것이라는, 다음번 혼돈의 공격 때는 그의 질서가 흔들림 없이 우뚝 서 있을 거라는 도전적인 소망. - P18

데이비드는 아름다움에 대한 사랑을 버리고, 무미건조하고 못생긴 꽃들-민들레(타락사쿰오피시날레Taraxacum officinale)나 미나리아재비(라눙쿨루스 아크리스Ranunculus acris) 같은-이 자연의 청사진에 대한 더 좋은 실마리를 담고 있다고 확신했다. "작은 것들은 아름답지는 않아도, 단 한 종류의 큰 꽃 백 송이보다 내게는 더 큰 의미가 있다. 미적 관심과 구별되는 과학적 관심을 보여주는 특별한 증거는 숨어 있는 보잘것없는 것들에게 마음을 쓰는 일이다."
숨어 있는 보잘것없는 것들.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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