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정신으로 사는지
박혜란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날마다 인스타에서 시를 한편 쓰는 작가가 있었다. 그의 시가 참 마음에 들었다. 관심을 갖고 보니 얼마전에 이 책을 쓴 작가였다.

작가의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아직 인생의 경험이 그리 많지 않은 30대 후반의 작가가 자신의 아픔을 담담하게 그려내는데 그 담담함에 내 마음이 아팠다.

살아가면서 이런 저런 어려움을 겪으며 사는게 인간사다. 종류는 다를지언정 누구나 자신의 아픔이 가장 아픈 법이다.

'내 손톱 밑에 가시가 제일 아프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개똥에게 그냥 응원을 보내기로 했다. 내 속의 또 다른 나와 악수를 하며 합의했다. 이런 애도 있는 거지,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지 말자."(P22)

"달리는 택시 안에서 되뇌었다. 보채는 아이를 달래가며 나를 달랬다. 아이야, 이건 누가 잘못 들은 소식일 거야. 사람이 죽었다는데 어떻게 이렇게 세상이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어. 절대 그럴리가 없어. 평소에는 먼저 연락해 본 적이 없던 동생에게 매달리듯 전화를 걸었다."(P40)

사랑하는 가족과의 이별은 그 어떤 경우에도 겪지 않았으면 좋을 일이다. 특히 너무도 갑작스럽게는 .....

동생의 죽음 앞에서 어찌해야 할지 몰라 눈물조차 흘리지 못하던 상황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마음이 아렸다. 어떻게 견디어 내고 있을지....

"내 아이들아, 잘 크지 않아도 되니 절대 잘 큰다는 것에 부담을 갖지 말아라. 잘 큰다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단다. 기준점이 없는 것들에 순간순간 휘둘리지 말고 눈에 보이지 않아도 눈을 감으면 뚜렷한 것들에 집중해서 진짜 네 인생을 살아가렴."(P99)

두 아이를 키우면서 작가가 세운 신념을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아이를 키우는 시간은 내 시간이기도 하지만 온전히 아이들의 시간으로 만들어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충분히 사랑하고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 주고 싶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작가의 모습이 따뜻했다.

올해 시집을 출간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는 작가의 바램이 이루어지길 응원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