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나무 숲
권여선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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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선 언니는 언제나 옳다. <길모퉁이>가 특히 정말 아주 많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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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의 모험 - 당신이 사랑한 문구의 파란만장한 연대기
제임스 워드 지음, 김병화 옮김 / 어크로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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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깨알같은 지식들이 중간중간 지루할 때도 있지만 . . . 영국식 유머와 덕심이 마음껏 발휘된 유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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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1~3 세트 - 전6권 (문고판)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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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북보다 보기 편한 문고본 좋아요! 이번 여름 문고본으로 마구 읽어제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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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 빠진 훈제청어의 맛 플라비아 들루스 미스터리 3
앨런 브래들리 지음, 윤미나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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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제목과 함께 돌아온 화학광 소녀 탐정 플라비아가 돌아왔다. 만세!

 

이번 권에서 가장 주목하고 싶은 점은 역시 엄마를 둘러싼 물음이 조금씩 해결될 징조가 보인다는 것. 플라비아 들루스 미스터리 시리즈는 명탐정 코난처럼 전체를 관통하는 수수께끼가 있고, 매 권마다 독립된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커다란 수수께끼도 조금씩 베일이 벗겨지는 구조이다. 그리고 이 시리즈의 경우 축이 되는 수수께끼란 바로 플라비아가 어렸을 때 설산에서 조난당했다는 엄마의 존재. 1, 2권 때만 해도 엄마가 드리운 그림자가 그렇게 크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역시 3권을 읽고 나니 그게 있어서 이 시리즈가 성립한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요소라는 걸 알겠음! 그도 그럴 게, 플라비아가 이렇게 맹랑하고 대담한 건 한창 귀여움을 받아야 할 시기에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해 스스로 살아가야 하는 법을 터득한 결과고, 화학 마니아가 된 이유도 식구들이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니 집 안을 돌아다니다 우연히 서재에서 화학책을 발견해서였다(심지어 엄마가 보던 것). 행동력도 애를 낳자마자(!) 티베트로 등정을 떠난 엄마에게서 그대로 물려받은 것 같고. 넌 주워온 아이라는 둥, 엄마가 죽은 건 너 때문이라는 둥 언니들이 괴롭히는 것도 실은 플라비아가 엄마를 가장 많이 닮은 게 샘나서는 아닐까?

 

물론 새로운 사건 자체도 여전히 흥미진진하다. 2권보다 호흡도 빠르고 여기서 빵, 저기서 빵, 사건이 잇달아 발생해서 정말 후딱후딱 책장이 넘어간다. 결국 멋들어지게 모든 사건을 하나로 수습하는 작가의 재능에 박수를.

 

참, 이번 권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도거♡가 농담도 한다. 전쟁 트라우마 때문에 살짝 정신지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간 특이한 집사(겸 정원사 겸 아버지의 심복 겸...) 도거는 뭔가 이 세상과 살짝 유리되어 있는 듯하면서도 언제나 플라비아에게 그때그때 필요한 것을 귀신같이 알아서 챙겨주는 존재다. 엄한 아버지나 극성맞게 따라붙으며 잔소리를 해대는 가정부 멀릿 부인과 달리 플라비아에게는 참으로 고마운 사람이라 하겠는데, 원래 말수도 극히 적고 필요한 말만 하던 그가 왠일로 농담을 다 한 것이다! 처음에는 플라비아도 이게 농담이 맞나 긴가민가 했지만 결국 농담으로 되받아치기까지 하하하. 역시 결정적인 순간에 짜잔 나타나는 도거라 등장하는 장면이 적긴 하지만 다음 권부터는 더 많이 보길 바라는 개인적 소망이 있다 흐흐.

 

깨알 같은 소설이라 이러니저러니 말이 많았다. 그래도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직 산더미처럼 남았지만ㅠㅠ 마지막으로 딱 두 가지만 더 말하자면, 이 책에서 나는 화학실험실의 가장 기발한 이용 방법을 알았고, 소설을 끝맺는 가장 아름다운 방법을 알았다. 각별히 아끼는 문장들이기에 아래 인용을.

 

나는 붕규산염 증발접시에 계란 여섯 개를 깨뜨려 또다른 버너 위에 올려놓고 유리막대로 휘휘 저었다. 그러자 곧 실험실 한가득 군침 도는 냄새가 진동했다.

"이제 토스트를 굽자. 한 번에 두 조각을 겹쳐서 구울 수 있어. 이번에도 집게를 사용해. 앞뒷면을 굽고, 그다음에는 겉과 속을 뒤집어서 구워."

나는 먹고살아야 했기 때문에 저절로 유능한 실험실 요리사가 되었다. 꽤 최근 일인데, 한번은 아버지가 나를 방에서 나가지 못하게 연금 조치를 내린 적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식료품 저장실에서 쇠기름을 가져다가 목이 넓은 삼각플라스크에 넣고 끓여서 점박이 푸딩을 만들었다. 덤으로, 물은 섭씨 100도에서 끓지만 나일론은 213도까지 가열해야 녹기 때문에 필리가 애지중지하는 스타킹이 푸딩 봉지로서 완벽할 거라는 가설도 검증해냈다.

세상에는 분젠버너에 구운 소시지보다 맛있는 게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게 뭔지는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 기름이 줄줄 흐르든 말든 아무렇게나 맨손으로 들고 먹으면서 느끼는 자유의 감정. 포슬레인과 나는 선교사들의 발길이 끊긴 탓에 오래 굶은 식인종처럼 허겁지겁 달려들어 먹어치웠다. 오래지 않아 빵 부스러기 말고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

이제 우리 사이에는 막 친해지기 시작한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침묵이 살포시 내려앉았다. 아직 그렇게 따뜻하거나 다정하진 않지만, 차갑지도 않고 신경을 곤두세울 필요도 없는 그런 침묵. _207

 

나는 이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그림이 거기 있는 줄 알고, 나 또한 알고 있다. 지금 중요한 건 그것뿐이다. _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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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꾸눈 소녀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8
마야 유타카 지음, 김은모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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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소설의 문법에 익숙지 않아서인지 이 작품을 읽고 처음에는 약간 갸우뚱하기도 했었다. 뭐 탐정이 이래!

 

역자 후기를 보자면 일본 미스터리에 가장 먼저 트릭 및 사건의 논리적 해결을 중시하는 이른바 '본격 미스터리'가 있었고, 80년대 후반에 그보다 새로운 '신본격'이 등장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작가는 신본격 중에서도 2세대. 모던이 뭔지도 모르면서 포스트모던을 알겠다고 덤빈 꼴이었다.

 

그래도 이어서 역자 후기를 보면 완벽히는 아니더라도 나(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도 '본격'의 요소를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것이 밝혀진다. 마야 유타카가 이 작품을 통해 보여주려 했던 것은 바로 '명탐정의 탄생'이었단다. '어릴 적부터 셜록 홈스나 긴다이지 고스케처럼 수수께끼를 화려하게 풀어내는 탐정을 동경'했지만, '그들이 어떻게 명탐정이 되었는지에 항상 의문을 품고 있었다'고. 아하. 미스터리에는 전지전능한 멋진 탐정이 등장한다는 게 바로 '본격'이, 그리고 나 역시도 의심하지 않았던 전제조건이고, 마야 유타카는 그 지점을 비튼 거구나.

 

뭐 본격이든 신본격이든 2세대든 몰라도 상관없다는 생각도 든다. 어엿한 탐정으로 자립하기 이전의, 어찌 보면 구멍이 숭숭 뚫렸다고도(?) 할 수 있는 한 소녀의 면모를 숨기지 않고 보여주는 게 이 책의 매력이라는 사실만 캐치할 수 있다면! 사건 못지않게 탐정의 이야기가 전면에 나선다는 점에서는 어렸을 적 피아노 학원에서 돌려보던 <명탐정 코난>과 비슷한 것도 같다. 시종 할아버지의 명예밖에 외칠 줄 모르는 김전일보다 어려진 몸을 원래대로 되돌려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던 코난에게 더 눈길이 갔던 기억이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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