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6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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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토 가나에는 언제나 '죄'에 대해 말한다.

이야기가 시작되고, 과정이 흘러가는 패턴은 지금까지도 비슷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분명히 변하고 있다.

 

전작들에서는, 악행을 저지른 인간을 가리고, 심판하려는 분위기가 강했다. 누가 가해자고, 피해자인지, 여러 사람의 입을 빌러 원죄는 누구에게 있는지, 그로 인해 파생된 각자의 불행은 또 얼마나 큰지, 이러한 것들에 초점을 맞춰 알게 하려는 목적이 강했달까.

 

<왕복서간>에서부터 <경우>에 이르기까지, 그런 미나토 가나에의 관점이 변화하기 시작한다. 이전처럼 '죄'에 집중하기보다는, 모든 죄와 원인이 낱낱이 파헤쳐진 후를 보여주고 있다. 관조하듯, 그러나 전하려는 바가 반드시 있으니 확인하라는듯, 직접적으로. 대놓고 용서와, 화해와, 희망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이것은 기존의 미나토 가나에의 방식과 동일하다.

 

그녀의 관점은 '이해'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당신의 죄를 '이해'해 본다는 것,
당신의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한다는 것,
우리의 관계를 '이해'하고 싶다는 것,
그런 다짐에서의 '이해'말이다.

 

모두가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은 죄다 비슷하다고 한다.
얼핏 비슷해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그 비슷함속에서 그녀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약간의 변주속에서, 조금씩 목소리를 키워가면서. 그녀가 주는 메시지가 나약하지만은 않다. 더딜지언정, 그녀와 그녀가 만들어낸 인물들은 단연코,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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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에게 보낸 편지 - 어느 사랑의 역사
앙드레 고르 지음, 임희근 옮김 / 학고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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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이고,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두 사람. 간결함속에 겻든 절절함. 아무도 모를 수도 있고, 누군가는 알고 있겠지만, 이런 사랑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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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언수 소설
김언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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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도, 글도, 제대로 무르익은 느낌! 그런데, 딱 이 정도가 좋아요. 여기서 더 잘쓰게 되어도 좋아는 하겠지만 지금이 내게는 정점. <꽃을 말리는 건, 우리가 하찮아졌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내 마음을 나도 몰라주었던, 외로웠던 요즘의 나에게 가장 필요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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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 이병률 여행산문집
이병률 지음 / 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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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의 책은 이제 좀 지겹다. 누가 봐도 예쁜 사진들과, 그 사진들과 적절히 어우러질만한 글을 꿋꿋이 배치한 느낌. 진심 타령도 아니고, 소위 말하는 오글 거린다는 표현으로 무시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어때- 위안이 되지? 이래도 감수성 폭발 안할래? 하는 식의 기분을 묘하게 강요받는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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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 제15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최진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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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을 써야할지 잘 모르겠다. 지금의 복잡다단한 마음은 어떤 말로도 적확하게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언젠가, 모르는 사이에, 혹은 알면서도 외면했을, 내 곁을 스쳐갔을지도 모를 그 소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보탤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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