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6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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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토 가나에는 언제나 '죄'에 대해 말한다.

이야기가 시작되고, 과정이 흘러가는 패턴은 지금까지도 비슷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분명히 변하고 있다.

 

전작들에서는, 악행을 저지른 인간을 가리고, 심판하려는 분위기가 강했다. 누가 가해자고, 피해자인지, 여러 사람의 입을 빌러 원죄는 누구에게 있는지, 그로 인해 파생된 각자의 불행은 또 얼마나 큰지, 이러한 것들에 초점을 맞춰 알게 하려는 목적이 강했달까.

 

<왕복서간>에서부터 <경우>에 이르기까지, 그런 미나토 가나에의 관점이 변화하기 시작한다. 이전처럼 '죄'에 집중하기보다는, 모든 죄와 원인이 낱낱이 파헤쳐진 후를 보여주고 있다. 관조하듯, 그러나 전하려는 바가 반드시 있으니 확인하라는듯, 직접적으로. 대놓고 용서와, 화해와, 희망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이것은 기존의 미나토 가나에의 방식과 동일하다.

 

그녀의 관점은 '이해'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당신의 죄를 '이해'해 본다는 것,
당신의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한다는 것,
우리의 관계를 '이해'하고 싶다는 것,
그런 다짐에서의 '이해'말이다.

 

모두가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은 죄다 비슷하다고 한다.
얼핏 비슷해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그 비슷함속에서 그녀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약간의 변주속에서, 조금씩 목소리를 키워가면서. 그녀가 주는 메시지가 나약하지만은 않다. 더딜지언정, 그녀와 그녀가 만들어낸 인물들은 단연코,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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