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의 질문법
한성희 지음 / 파지트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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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기획자의 질문법을 통해 내가 얻은 가장 큰 통찰은 좋은 기획은 좋은 질문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기획을 한다고 하면 '무엇을 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었던 내 방식에서 벗어나, '왜 해야 하는가', '지금이 최선의 타이밍인가', '이 일을 통해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들을 던지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사회복지사라는 내 직업과 연결해서 생각해보면, 이용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서비스의 방향성을 정할 때도 이 책에서 말하는 질문들이 굉장히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정말로 이 사람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제공하려는 서비스가 이 사람에게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 ‘이 기획을 통해 사회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가같은 질문을 지속적으로 던진다면, 좀 더 사람 중심의, 실효성 있는 복지 기획이 가능할 것이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점은, 질문이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가 아니라 나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게 만드는 과정이라는 것이었다.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다 보면, 나의 가치관과 우선순위, 삶의 방향까지 다시 정립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기획은 단지 어떤 일을 잘 해내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를 설계하는 과정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덮은 지금, 나는 질문하는 연습을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단순히 궁금함을 해소하는 것이 아닌, 더 나은 삶과 더 나은 기획을 위한 질문 말이다. 그리고 언젠가 내가 만든 하나의 기획이 누군가의 삶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질문을 던져본다.

 

#기획자의질문법, 나처럼 일과 삶의 방향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단순한 기획서 작성을 넘어, 스스로의 삶을 기획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아주 유용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기획자의질문법 #기획하는법 #기획력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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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지에 싸인 꽃다발
보나쓰 지음 / 연두에디션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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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포장 속 진심을 전하는 말들의 꽃다발

 

보나쓰 작가의 에세이 신문지에 싸인 꽃다발은 화려한 리본 대신 신문지로 꽃을 감싸듯,

소박하지만 그 안에는 진심 어린 문장들이 촘촘히 담겨 있는 작품이다.

작가는 일상의 조각들, 사소한 감정, 흔히 스쳐 지나가는 순간을 천천히 바라보며 글로 엮는다.

마치 누군가에게 건넨 꽃다발처럼, 책을 읽는 이에게도 조용한 위로와 따뜻함을 건넨다.

 

이 책은 '솔직함'이다. 포장되지 않은 감정, 때로는 다정한 고백 같은 문장들이 읽는 이의 마음을 툭툭 건드린다.

단순한 감상문이 아닌, 일상생활의 성찰이 깃들어 있다.

문장은 간결하고 담백하면서도 여운이 깊다.

 

작가의 시선은 늘 따뜻하고, 무심한 세상 속에서도 사람의 마음을 포개는 데 주저함이 없다.

신문지로 꽃을 싸는 행위는 때로는 가난하거나, 또는 성질이 급하거나, 혹은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전하고 싶은 마음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마음의 기록이다.

나는 참 날것이란 말을 좋아한다. 그러나 여기서는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날것이라는 것 보다 작가의 마음의 기록을 화려하지 않아도, 담긴 마음이 진하게 다가오는 글, 누구나 한 번쯤 겪어 본 듯한 일상의 표현들이 내가 마주한 일상과 비슷한 것은 아닐까?

마치 내가 하루의 일과를 일기 쓰듯 편하게 이어가는 것이 우리에게 편안함을 선물해주는 책이었다.

 

조용한 위로가 필요한 순간, 감정에 솔직함을 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작가의 마음이 그대로 묻어난 담백함을 느껴보고 내가 살아온 삶이 그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생각나는 구절

P.35 새로운 시작은 거창한 결심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조금이라도 움직이기로 선택하는 순간, 조용히 시작된다.

P.112 오늘도 편안히 나이 먹는다

P.129 조금 느리게 살면 어떤가. 중요한 것에 마음을 두고, 필요한 곳에 손길을 남기고,

온기를 나눌수 있으면 좋겠다.

P.150 삶은 끝없이 흐른다. 그 흐름속에서 나는 변하고, 성장하며, 마침내 더 깊은 사색속에서 나 자신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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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문장 - 개정판
아거 지음 / KONG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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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보다 마음이 먼저 닿는 아거 어떤, 문장

요즘은 문장을 읽는 게 아니라 문장에 기대는 날이 많다.

마음속에 무언가 걸려 있는데, 그게 정확히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굳이 설명하고 싶지도 않을 때.

그럴 땐 누군가의 조용한 문장 하나가 삶에서 누군가의 위로보다 더 깊은 울림을 줄 때도 있다.

아거의 어떤, 문장이 그런 책이었다.

 

🧷 사소한 감정을 정직하게 써내려 가서 정직한 기록이라는 생각을 한다.

아거는 특별한 사건을 책에서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바로 그 점이 산문의 힘이라는 생각을 한다.

삶을 살아가며 누구나 겪는 아주 작은 울컥함, 어긋남, 그날의 미세한 온도차 같은 것들

흔히 지나쳐버릴 그 순간들을 조용히 주워 담는다.

그리고 그 조각들을 문장 위에 천천히 녹여낸다.

 

느끼는 것에 가까운 문장들, 설명 없이도 닿는 마음.

그래서 독자인 나는 페이지를 넘기면서 자꾸만,

이 감정나도 알아하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 기억해두고 싶은 한 문장

그런 문장들이 있다. 한 줄만으로도 그날을 버티게 해주는 문장.”

책을 덮고 나서도 오래 마음에 남은 구절이다.

말하지 못한 감정, 설명할 수 없는 생각, 이름 붙이지 못한 어떤 날들.

그런 것들이 문장을 통해 내 앞에 놓여 있는 듯했다.

 

💭 읽고 나면, 마음 어딘가가 고요해진다

어떤, 문장은 특별한 결말이 있지 않다.

하지만 그 잔잔함 덕분에 오히려 더 깊게 마음에 스며든다.

무언가 쓰고 싶은데 쓰지 못했던 사람,

감정을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이 책을 조용히 건네고 싶다.




P. 38 “사랑과 이별은 아무리 나누어도 하나가 되어 버리는 시간 안에 존재하는지도 모릅니다.”

이건 단순한 감정의 나열이 아니라, 시간과 관계, 기억에 대한 통찰이 담긴 문장이라고 느껴져요. 둘은 언제나 시간이라는 하나의 그릇에 담겨 있고, 헤어진 시간 속에도 여전히 사랑은 머물러 있으니.

 

기억 속의 사랑엔 늘 이별이 따라붙고,

헤어진 시간 속에도 여전히 사랑이 머뭅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주 묻죠.

그때가 사랑이었을까, 이별이었을까?”

그리고 그 질문은 결국

그 모든 시간들이 다 사랑이었다는 대답으로 돌아오곤 해요.

 

 

P.83 “누군가를 들이는 건 상처가 되기도 하지만, 상처를 아물게도 합니다.”

관계는 늘 양면성을 가진다는 것을 이 짧은 문장 하나로 말합니다.

들인다는 행위는 열린 마음을 뜻하고, 그것이 상처가 되기도 하지만 결국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과정이라는 것.

살아있는 동안 누군가를 들였을 때, 누군가에게 들어갔을 때 느꼈던 희열을 오래 기억해야 합니다.”

관계 속에서 느낀 기쁨, 온기, 살아 있다는 감각을 잊지 말자는 당부처럼 들립니다.

흔히 아픔은 오래 남고 기쁨은 휘발되기 쉽지만, 오히려 희열을 기억하려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고백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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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의 무경계
박정현 지음 / 오블리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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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문체, 실험적인 표현 양식

궁금증을 유발하는 내용들 기괴한 느낌마져 드는 구성

 

실존의 무경계는 삶과 존재, 그리고 인간의 내면을 예리하게 포착한 단편들을 모은 작품집이다.

이 책은 단순한 단편 모음이 아니라, 각각의 이야기 속에 실존적 질문과 감정의 진동을 녹여낸, 하나의 철학적인 요소를 갖춘 것이라 할 수 있다.

문장은 간결하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는 무겁고 깊다.

일상적인 상황에서 존재의 허무, 인간관계의 모순, 자아의 분열 등 묵직한 주제를 집요하게 탐색한다. 이야기 속 인물들은 대개 경계에 서 있다 현실과 환상, 이성과 감정, 존재와 부재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물들이다. 그들의 흔들림은 독자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의 경계 역시 되돌아보게 만든다.

 

작품 전반에 흐르는 무경계의 정서는 철학적이면서도 동시에 감성적이다.

인간 존재의 실존적 불안을 묘사하면서도, 인물에 대한 연민을 느끼게 한다.

경계 없는 공간 안에서 인간이 어떻게 자기 자신을 찾아가고,

때로는 상실해 가는지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실존의 무경계는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경계 너머의 인간을 탐색하는 여정을 담고 있으며,

감성과 사유의 균형을 절묘하게 이룬 작품집이다.

처음에는 뭐지 뭐지 하면서 접근할 것이다.

그러나 철학적 질문과 문학적 미감을 동시에 추구하는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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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두 번째 레인
카롤리네 발 지음, 전은경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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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모도(@knitting79books) 서평단 자격으로 다산책방(@dasanbooks) 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스물두 번째 레인』 서평

- 카롤리네 발 장편소설, 전은경 옮김, 다산책방


카롤리네 발의 장편소설 『스물두 번째 레인』은 독일 문학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현실적인 삶의 단면을 진솔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소설은 독일의 한 작은 도시를 배경으로, 주인공 틸다가 알코올중독자인 엄마와 어린 여동생 이다를 돌보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어린 시절부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며 꿈을 뒤로 미룬 채 살아가는 틸다는, 마음이 답답할 때마다 수영장을 찾아 물속에서 버티는 삶의 위안을 얻는다. 그녀의 삶은 소녀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가혹하고 고통스럽지만, 작가는 이를 통해 인물의 조용하지만 깊은 내면의 성장을 그려낸다.


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는 ‘가족에 대한 책임’과 ‘개인적 자유’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주인공의 모습이다. 틸다는 한 사람의 딸이자 언니, 보호자이자 동시에 꿈을 가진 개인으로 존재한다. 작가는 그녀의 삶을 통해 독자에게 묻는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또 얼마나 오래, 타인의 기대와 가족의 무게에 나를 맡기고 있는가.


작품은 빠른 전개나 극적인 사건보다는, 조용히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주인공의 내면이 천천히 변화하고 성숙해가는 모습을 그린다. 처음 읽을 때는 다소 느릿하고 정적인 분위기에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그것이 바로 이 소설이 주는 중요한 미덕이다. 우리의 현실과 닮은 삶, 격렬한 드라마보다는 담담하게 지속되는 날들의 흐름 속에서 진짜 감정이 피어난다.


읽는 내내 “꿈꾸는 것조차 사치”라는 말이 떠올랐다. 너무나 비참하게 들릴 수 있는 이 말은, 한편으로는 나를 다잡는 묘한 힘을 지니고 있다. 이 책은 그런 사치스러운 ‘꿈꾸기’가 얼마나 중요한 성장의 계기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주인공 틸다의 삶은,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일상과도 겹쳐질 수 있는 이야기다.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는 무게, 그러나 동시에 나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한 고군분투가 많은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과 몰입을 선사할 것이다.


읽는 동안 개인적으로 IMF 시기를 떠올렸다. 여전히 웃으며 말하기 어려운 기억이지만, 그 시절 나 또한 가족과 부모를 책임져야 했던 현실 속에서 내가 가진 꿈과 욕망 사이에서 죄책감과 갈등을 겪었던 시간들이 있었다. 『스물두 번째 레인』은 그런 기억을 끄집어내며, 나 역시 틸다처럼 어딘가에서 성장하고 있었음을 상기시켜주는 작품이었다.


결국 이 소설은 ‘가족’이라는 거대한 이름 앞에서 흔들리는 개인의 삶을, 따뜻하고도 현실적인 시선으로 그려냈다. 성장과 책임, 자유와 갈등이 맞부딪히는 삶의 진실을 깊이 있게 담아낸 이 작품은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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