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문장 - 개정판
아거 지음 / KONG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말보다 마음이 먼저 닿는 아거 어떤, 문장

요즘은 문장을 읽는 게 아니라 문장에 기대는 날이 많다.

마음속에 무언가 걸려 있는데, 그게 정확히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굳이 설명하고 싶지도 않을 때.

그럴 땐 누군가의 조용한 문장 하나가 삶에서 누군가의 위로보다 더 깊은 울림을 줄 때도 있다.

아거의 어떤, 문장이 그런 책이었다.

 

🧷 사소한 감정을 정직하게 써내려 가서 정직한 기록이라는 생각을 한다.

아거는 특별한 사건을 책에서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바로 그 점이 산문의 힘이라는 생각을 한다.

삶을 살아가며 누구나 겪는 아주 작은 울컥함, 어긋남, 그날의 미세한 온도차 같은 것들

흔히 지나쳐버릴 그 순간들을 조용히 주워 담는다.

그리고 그 조각들을 문장 위에 천천히 녹여낸다.

 

느끼는 것에 가까운 문장들, 설명 없이도 닿는 마음.

그래서 독자인 나는 페이지를 넘기면서 자꾸만,

이 감정나도 알아하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 기억해두고 싶은 한 문장

그런 문장들이 있다. 한 줄만으로도 그날을 버티게 해주는 문장.”

책을 덮고 나서도 오래 마음에 남은 구절이다.

말하지 못한 감정, 설명할 수 없는 생각, 이름 붙이지 못한 어떤 날들.

그런 것들이 문장을 통해 내 앞에 놓여 있는 듯했다.

 

💭 읽고 나면, 마음 어딘가가 고요해진다

어떤, 문장은 특별한 결말이 있지 않다.

하지만 그 잔잔함 덕분에 오히려 더 깊게 마음에 스며든다.

무언가 쓰고 싶은데 쓰지 못했던 사람,

감정을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이 책을 조용히 건네고 싶다.




P. 38 “사랑과 이별은 아무리 나누어도 하나가 되어 버리는 시간 안에 존재하는지도 모릅니다.”

이건 단순한 감정의 나열이 아니라, 시간과 관계, 기억에 대한 통찰이 담긴 문장이라고 느껴져요. 둘은 언제나 시간이라는 하나의 그릇에 담겨 있고, 헤어진 시간 속에도 여전히 사랑은 머물러 있으니.

 

기억 속의 사랑엔 늘 이별이 따라붙고,

헤어진 시간 속에도 여전히 사랑이 머뭅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주 묻죠.

그때가 사랑이었을까, 이별이었을까?”

그리고 그 질문은 결국

그 모든 시간들이 다 사랑이었다는 대답으로 돌아오곤 해요.

 

 

P.83 “누군가를 들이는 건 상처가 되기도 하지만, 상처를 아물게도 합니다.”

관계는 늘 양면성을 가진다는 것을 이 짧은 문장 하나로 말합니다.

들인다는 행위는 열린 마음을 뜻하고, 그것이 상처가 되기도 하지만 결국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과정이라는 것.

살아있는 동안 누군가를 들였을 때, 누군가에게 들어갔을 때 느꼈던 희열을 오래 기억해야 합니다.”

관계 속에서 느낀 기쁨, 온기, 살아 있다는 감각을 잊지 말자는 당부처럼 들립니다.

흔히 아픔은 오래 남고 기쁨은 휘발되기 쉽지만, 오히려 희열을 기억하려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고백처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로 - 오늘을 견딘 당신에게
박수경 지음 / 행복우물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박수경 지음, 행복우물출판

사람은 누구나 위로를 원한다.

그런데 살아갈수록 깨닫는다. 진짜 위로는 괜찮아라는 말보다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는 시선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이 책은 거창한 해결책 보다는 오히려 지친 하루 끝에서

조용히 등을 토닥여 주는 것 같다. 그래서 더 오래 기억에 세겨질 것 같다.

나 역시 삶의 흔들림 속에서 버티는 것이 익숙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조직 안에서의 무게,

관계 속에서의 책임,

그리고 스스로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애쓰던 시간들

그 시간들을 지나며 알게 되었다.

사람은 강해서 버티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작은 위로 하나로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는 것을.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잘 살아야 한다보다

잘 견뎌야 한다를 이야기하는 책처럼 느껴졌다.

위로는 특별한 말이 아니다.

내 아픔을 부정하지 않는 것,

그리고 오늘을 살아낸 나 자신을 인정해 주는 마음이다.

삶이 버거운 날,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은 날에

조용히 곁에 두고 읽어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낡고 사소한 것들의 자리 - 그곳에 살아 있는 감각과 기억에 대하여
아키코 부시 지음, 박지영 옮김 / 멜라이트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낡고 사소한 것들의 자리』
아키코 부시 지음 | 박지영 옮김 | 멜라이트

책을 읽으면서 하나의 물건마다 하나의 추억이 묻어 있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나 역시 학창시절부터 소중히 간직하고 싶었던 물건들을 하나둘 품고 살아간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물건에 지나지 않을 수 있지만,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 그것은 결국 나의 시간이자 추억이 된다.

작가는 그런 이야기를 조용히 들려주는 것 같다.
손때 묻은 사진 한 장, 빛바래고 가장자리가 뜯긴 수첩 속 메모들.
그 모든 것들은 결국 ‘나를 기억하는 방식’이 아닐까.

아픔보다는 소중히 간직하고 싶었던 기억들이 낡고 사소한 것들의 자리에 오래 머물러 있을 것이다.
반대로 잊고 싶은 기억이 담긴 물건들은 어느새 사라지고 없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늘 새것과 화려한 것을 좋아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것은 어쩌면 순간의 감정에 가까운 것인지도 모른다.
시간이 흐른 뒤 더 오래 남는 것은 손에 익숙했던 물건, 기억 속에 조용히 자리 잡고 있던 것들이다.
화려하지 않아도 가장 소중한 기억의 파편들.

가끔은 그 흩어진 기억의 조각들을 다시 한번 모아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200살 할머니
이인 지음 / 향기책방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는 내내 세상을 떠난 나의 할머니가 생각났다.
11남매를 키우며 평생을 가족을 위해 살아오셨던 우리 할머니.
2018년 10월 어느 가을날, 97세의 나이로 홀연히 떠나셨다.

IMF로 모두가 힘겨웠던 시절, 대학생 손자였던 내게 따뜻한 밥 한 끼를 내어주시던 할머니가 있었다.
반찬 하나 더 얹어주시며 “많이 먹어라” 하시던 목소리.
그리고 꼬깃꼬깃 접어 모아두었던 지폐를 말없이 손에 쥐여주시던 거친 손.

그때는 몰랐다.
그 평범한 순간들이 얼마나 깊은 사랑이었는지.
오십이 된 지금에서야 비로소 그 소중함을 조금씩 깨닫게 된다.

『나의 200살 할머니』는 누군가의 오래된 기억과 사랑, 그리고 가족의 시간을 떠올리게 만드는 이야기다.
그래서 이 책은 타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결국 우리의 이야기다.

책 속 할머니의 모습은 특별하지 않다.
하지만 바로 그 평범함이 오래 마음에 남는다.
특별함은 때로 금세 익숙해지지만, 평범한 사랑은 시간이 지나도 삶 깊숙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가장 늦게 깨닫는 것은 결국 가장 가까이에 있던 사람들의 사랑이라는 것을.

조용히, 그러나 오래 마음에 남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부를 전하며 - 헤르만 헤세 x 빈센트 반 고흐 세계문화전집 1
헤르만 헤세.빈센트 반 고흐 지음, 홍선기 옮김 / 모티브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외로움과 화해해 가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낯선 섬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던 시간,

사람들 속에 있어도 나의 마음 한구석은 늘 고독했다.

잠시 도시를 떠나 살아왔던 울릉도에서의 삶은 괜찮은 척 살아갔지만

문득 문득 누군가의 안부가 간절했던 날들이 있었다.

내 삶의 시간은 그랬었다.

 

그 시간을 넘어 안부를 전하며는 그런 시간을 지나 만난 책이었다.

헤르만 헤세는 흔들리는 삶을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듯했고,

빈센트 반 고흐는 외로운 영혼도 끝내 자신만의 빛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좋았던 점은 이 책이 아픔을 쉽게 극복하라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저 불안과 외로움까지도 삶의 일부라고 조용히 끌어안아 준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지나온 시간 속의 나에게 안부를 건네는 기분이 들었다.

그동안 참 애쓰며 살아왔구나.”

이 책은 누군가의 위로라기보다

삶의 한 시절을 함께 걸어주는 조용한 동행 같은 책이다.

 

@gbb_mom @water_liliesjin @motiv_insight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