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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는 건 익숙하지 않지만 - 내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여정
이레 지음 / 웨잇포잇 / 2025년 7월
평점 :
■ 어둠을 껴안고, 밝음으로 걸어가는 글 ― 『이레의 글』을 읽고
이레의 글은 단순한 글이 아니었다.
그의 삶 그 자체였고, 조용하고 차분하게 꾹꾹 눌러쓴 마음의 기록이었다.
그의 글을 읽다 보면, 화려한 수사나 극적인 장면 없이도 묵직하게 전해지는 진심이 있다.
아마도 그것은 작가가 직접 겪은 유년의 어둠,
내면의 그늘을 솔직하게 꺼내 보이며 글로 표현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어떤 이는 그가 다룬 주제를 어둡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삶 속에 저마다의 어둠을 품고 살아간다.
중요한 것은 그 어둠을 어떻게 마주하고, 어떻게 표현하며,
어떻게 밝음으로 전환해 가는가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레의 글은 ‘어두운 이야기’가 아니라, ‘밝음을 향해 가는 이야기’다.
절망에서 출발해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자기 내면 여행의 기록이자,
독자 스스로도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거울이다.
그의 글은 짧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문장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깊은 성찰과 여운은, 단숨에 읽고도 오래도록 머문다.
그것은 단지 작가가 유년 시절의 고통이나 상처를 꺼냈기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그런 과정을 견디고,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자신을 길어 올린
그 용기에 우리는 감동하게 되는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나는 이렇게 살았으니 나를 이해하라’는 선언이 아니다.
오히려 ‘나도 이런 길을 지나왔으니, 당신의 어둠도 결코 부끄럽지 않다’는
따뜻한 공감의 초대다. 이레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누군가는 오해할 수 있음을 감수하면서도 솔직한 고백을 멈추지 않았다.
그 용기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책 속에서 언급된 윈스턴 처칠의 사례는 인상 깊다.
우울증을 껴안고 살았던 그는 그림과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사명을 감당하고,
삶의 의미를 회복해갔다. 마찬가지로 이레 역시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그 과정을 독자와 나눈다. 독자는 그 여정을 따라가며 자연스레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지금 이 순간 나의 삶은 어떤가, 나의 내면은 어떤가. 책을 덮은 후에도 계속되는 사유는,
이 책이 단순한 고백을 넘어 하나의 ‘자기 발견의 안내서’라는 점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작가가 1인 출판이라는 쉽지 않은 길을 택해, 기획부터 집필,
출판까지 모든 것을 스스로 해냈다는 점이다.
그것은 단순히 책 한 권을 만들어냈다는 의미를 넘어서,
스스로를 증명해낸 한 인간의 성장 서사이기도 하다.
삶은 결코 만만치 않다. 시련과 갈등, 두려움과 수치심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모든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내느냐’다.
이레의 글은 그 해답을 직접 말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조용히 묻는다.
당신은 지금, 자신의 삶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나는 오늘 이레가 보내준 책을 읽고, 오롯이 한 사람의 삶을 마주했다.
그리고 그 마주함 속에서 내 안의 생각과 감정을 끄집어낼 수 있었다.
마치 이 책을 통해 나 역시 나의 마음을 써내려가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다.
『이레의 글』은 삶을 더 깊이 바라보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 내면의 어둠과 대화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이 책은 조용히 말을 건넨다.
그 말이 누군가의 가슴에 작은 빛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