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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잃어버려도 괜찮아 - 개정판
노자 지음, 바이즈 옮김 / 바른북스 / 2022년 5월
평점 :
◆ 소개
▷ 나를 잃어버려도 괜찮아
▷ 노자 저/바이즈 역
▷ 바른북스
▷ 2022년 05월 25일
▷ 316쪽 ∥ 152*224*30mm
▷ 동양철학
무용지용(無用之用) 어떤 보기에 쓸모없는 것이 오히려 큰 구실을 한다는 말로서, 장자 인간세편/외물편/소유유편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생존의 조건 무용지의, 쓸모 없음의 끈 쓰임. 개인적인 삶을 돌아보더라도 어딘가에 혹은 누군가에 쓸모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살아온 것 같은데, 그러다 보니 불안함은 가중되고 자존감도 떨어질 때가 많다. 장자에 등장하는 인물중에 ‘지리소(支肢離)’라는 자가 있는데, 이름 그대로 팔과 사지가 흩어진 장애인을 말한다. 지리소는 턱이 배꼽 아래에 숨어 있고, 어깨가 이마보다 높고, 상투는 하늘을 가리키고, 오장이 위에 있으며, 두 넓적다리는 옆구리에 닿아 있다. 꼽추에다가 팔다리/내장까지 뒤엉킨 몸이다. 누구나 불쌍하고 또는 쓸모없는 삶이라고 말하겠지만, 장자는 다른 생각을 말한다. 장자는 지리소의 등의 휘었기에 바느질이나 빨래를 하는 데 오히려 안성맞춤이었고, 그래서 동네에서 일감을 주는지라 먹고사는 데 부족함이 없다. 더욱 결정적인 장점은 전쟁이 빈발하던 춘추전국시대에 전쟁터에 끌려갈 일이 없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큰 공사판의 부역꾼으로도 끌려가지 않았다. 장점은 끝이 없었는데, 나라에서 빈민 구제가 있을 때면 지리소를 가장 먼저 챙긴다고 한다. 비록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오히려 불행하지 않고, 그 약점 때문에 살면서 곤란한 일에 휘말리지 않다고 말한다. [EBS 다큐프라임 절망을 이기는 철학 제자백가 4부 장자, 불안을 견딜 수 없을 때 中]
”비우면, 채워지는 거야. 에고가 없으면 진실로 삶을 살게 된다는 이야기야. 에고가 있으면 굽는 것과 같고, 휜 것 같고, 웅덩이 파인 것 같고, 낡은 것 같고, 적은 것 같고…. 뭔가 불만족한 상태에 있는 듯해. 그런데 에고 없이 살면, 온전해지고, 곧아지고, 채워지고, 새로워지는 것 같아. ‘나’라는 것이 없으니, 내세울 것도, 옳다 여길 것도, 자랑할 것도, 다툴 것도 없어. 옛말에, ‘굽으면 곧 온전해진다’라는 말이 어찌 헛말이겠어? 진실로 ‘나’라는 허상을 깨우치면, 본래의 ‘나’를 찾을 수 있다는 말이야.“
노자와 장자 둘 다 무위자연에 기초를 하지만, 노자는 주로 근본적인 도를 중시하고 통치의 근간을 중시했다면, 장자는 도보다는 개체(자신)를 중시하고 자유와 평등과 소통을 중시하였다. 즉, 사회와 개인 중에서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었느냐의 차이 정도라고 하겠다. 서양철학으로 비유하자면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쯤 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동서양 철학에서 가장 나와 잘 맞고 유사한 것은 장자였다.
도덕경 자체가 도교사상에선 성경 급의 책이다. 그래서 도덕경을 번역한 책은 굉장히 많이 나와 있다. 원문을 훼손하지 않는 방식이든, 저자의 사유를 담는 방식이든, 최대한 쉽게 설명하든 말이다. 바이즈 저자의 도덕경은 사유를 담은 책이다. “도덕경은 어렵고, 번역한 사람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번역을 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도덕경은 ‘詩’입니다. 논문도 아니고, 소설도 아니고, 학술서도 아닙니다. 또한 ‘도’에 대해 설명한 책이 아닙니다. 설명한 책이 아니라는 뜻은, 경험을 전달하는 책이라는 뜻입니다. “기본적인 소감을 이야기하자면, 책을 읽으면서 당췌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내용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글의 전달방식, 단어의 선택, 문장의 편집 방식에 말이다. 정치는 오바마가 낫지만, 연설은 트럼프가 낫다고 한다. 오바마의 연설은 중학생 수준이 되어야 이해할 수 있지만, 트럼프의 연설은 초등학생도 알아듣는 수준이라고 한다. 책의 출간이 저자의 뜻대로 내는 것이지만, 책을 읽는 독자로서 한마디 거든다면,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쉬운 표현으로 써야 한다는 것이다. 프랑스인이 한국인에게 길을 물을 때는 프랑스어가 아니라, 차라리 몸짓이 더욱 낫다는 것이다. 저자의 자기만의 세계가 너무 강한데, 다음 책은 매우 대중적으로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