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긋는 연습 - 내가 아닌 것, 원치 않는 것들에 품위 있게 선을 긋는 바운더리 심리학
테리 콜 지음, 민지현 옮김 / 생각의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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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베품, 과도한 역할수행, 자동적 충고에 지친 당신. 사실은 거절하고 싶은데 ‘좋다’고 말한 적이 있는가? 다른 사람의 욕구를 자신의 필요나 욕구보다 우선하여 생각하는가? 사랑하는 사람의 결정이나 감정, 상황에 지나치게 개입하는가? 도움 청하는 걸 싫어해서 대부분의 일을 혼자서 처리하는가?” 윗글을 읽으면서 어떤 생각이 드는가? 마치 나의 마음을 꿰뚫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당신은 좋은 사람도 나쁜 사람도 아니다. 아직 품위 있게 선을 긋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을 뿐이다.

 

 

테리 콜(Terri Cole)은 20년 넘는 경력을 가진 심리 전문치료사이자, 여성 능력 강화 전문가이다. 실제 블로그 및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서 활발하게 대중들과 소통 중이며, 팝 스타에서 기업인들까지 여러 클라이언트의 지속 가능한 변화를 위해서 도움을 주고 있다. 2021년 6월 23일에 올린 트윗의 글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Trust is impossible if emotional abuse is present” 자신이든 타이이든 정서적 학대가 있으면 신뢰할 수 없다는 말이다.

 

 

“좋은 사람이 되길 바라고 있다.” 건강한 바운더리는(자신의 경계영역) 다른 사람이 당신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이다. 나는 무엇이 괜찮고 무엇이 괜찮지 않은지, 좋아하는 것, 원하는 것, 양보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할 수 있고 누구를 내 마음에 들일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다. 우리가 하는 가장 반복적이고 오래된 실수 중 하나가, 상대방이 상황을 또는 나를 이해할 것이라는 착각이다. 내 느낌을 정확하게 상대에게 전달하지 않으면, 상대는 나에 대해서 거의 알 수 없다. 흔히 남자와 여자의 대화차라고 해서, 농담처럼 여자의 언어를 이해해야 한다고 하는데, 남녀의 구분이 없다. 쉽게 말해 선물을 주고 칭찬과 감사를 받고 싶다면, 사람마다 모두 성격이 다르므로, 잘 표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직접 정확하게 말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선을 긋는 연습』 단순하게 타인과의 경계를 명확하게 긋는 연습을 설명하는 책이라면 400페이지에 걸쳐 설명할 것이 없다. 책은 우선 가장 먼저 자신의 바운더리(경계영역)를 인지하고 설정하는 단계부터 알려준다. 나의 경계를 안다는 것은 내가 선택을 하거나 결정을 해야 할 때 명확한 자신만의 규칙이 생성된다. 그래서, 나의 방어적인 경계선까지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거절할 수 있고, 경계선 바깥 부분에 대해서는 아주 여유롭게 배려할 수 있다. 이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에 우리는 스스로 자괴감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배려하고도 손해 보는 느낌, 너무 배려해서 직접적인 손해를 보는 일 말이다.

 

 

자기 주도적인 습관이 없는 사람들은 보통 두 가지의 형태로 굳어지기 쉽다. 그냥 경계선 없이 배려를 해주는 사람이 되거나,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고 철저히 혼자가 되는 것이다. 어느 쪽의 상황이던 이런 일이 반복되면, 흔히 우리가 말하는 ‘상처’를 받고 정서적으로 힘들어지게 된다. 이것이 바로 자신이 자신에게 정서적 학대를 가하게 되고, 결국 자신과 타인을 신뢰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5장의 “왜 같은 문제가 계속 반복될까?”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반복적으로 지각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대부분 공통적인 핑계가 존재한다. ‘아침잠이 많아요’ 사람은 보통 9시간 이상을 자게 되면 척추가 아파서 잠을 깨게 된다. 아침잠이 많다는 말은 결국, 일찍 자지 않고 새벽 이후에 잠자리에 든다는 말이다. 아침잠이 없애고 지각을 하지 않는 방법을 결국 일찍 잠자리에 들면 되는 것이다. 자신의 경계선 또한 마찬가지이다. 반복적으로 같은 ‘상처’가 반복된다면, 의식적인 믿음과 내 생각을 제약하는 부정적인 생각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보통 이러한 부정적인 생각은 과거의 경험이나, 어린 시절 좋지 않은 경험을 현재 상황에서 더 나은 결과를 얻고자 하는 절박한 시도라고 저자는 말한다. 결국, 우리의 무의식 자아에 남아있는 의식에 반하는 데이터와 삶의 제약하는 부정적인 생각들을 청소해야 생산적인 생각과 행동을 싹틔울 공간이 생긴다고 말한다. ‘우리가 선을 긋는 연습을 해야 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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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호로 역 광시곡 ㅣ 마호로 역 시리즈
미우라 시온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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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호로 역 시리즈는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 『마호로 역 번지 없는 땅』, 『마호로 역 광시곡』 총 3부작 완결로 누계 판매 150만 부를 기록한 대형 베스트셀러다. 7년에 거리여 집필되었고, 제135회 나오키오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2011년 에이타, 마쓰다 류헤이 주연으로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 개봉했고, 2014년 『마호로 역 광시곡』을 개봉했다. 2013년 『마호로역전번외지』라는 제목으로 12부작의 드라마로도 방영되었다. 한마디로, 소설과 영화 드라마 모두에서 광풍을 일으킨 작품이라 하겠다.

 

 

미우라 시온 (Shion Miura,みうら しをん,三浦 しをん, 1976년~46세) "요시모토 바나나 이래 가장 참신한 작가", "현재 일본에서 '인간'을 묘사하는 능력이 가장 뛰어난 젊은 작가"로 평가받으며 신작을 발표할 때마다 새로운 인물을 창조해내고, 흡인력 강한 스토리텔링 솜씨를 보여주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1976년 도쿄에서 태어나 와세다대학 연극 영상학과를 졸업하였다. 편집자 지망생으로 취업활동을 하던 중, 입사시험 작문에서 그의 재능을 발견한 하야카와쇼보(早川書房) 편집자에게 작가의 길을 제안받은 것을 계기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마호로 역 광시곡』 본편만 한 속편이 없다는 것이 영화나 소설의 정설이 된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마호로 역 시리즈는 이 마지막 광시곡 편에서 가장 많은 인기와 영화와 드라마제작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심부름 집, 번지 없는 땅은 이 광시곡을 쓰기 위한 여정이었을 정도로 말이다. 반지의 제왕 1, 2, 3이 생각나는 그러한 느낌이다.

 

 

狂?曲(광시곡, Rhapsody) 원어를 찾아보면 그리스 서사시를 뜻하는 단어이다. 19세기 유럽에서 ‘환상의 자유로운 느낌으로 쓰는 곡’으로 주로 쓰이기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랩소디이다. 그룹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는 음악과 영화에서 너무나 유명하게 알려진 노래이다. ‘광시곡’의 특징이 자유로운 집시의 영혼처럼 색채를 띠고, 민속적으로 전해지는 형식 없는 선율을 쓰거나, 마치 미술의 추상화처럼 추상적인 음계의 음악도 존재한다. 즉, 이 책에서 광시곡이라 하면 ‘미우라 시온’이 거침없이 자유롭게 자신의 색채를 마음껏 쏟아낸 소설을 의미한다.

 

 

최종 보스가 등장할 때가 되었다. ‘가정과 건강 식품협회(HHFA)’가 광시곡에서는 주된 역할을 부여받으며 사건의 중심에 등장한다. 물론 다다의 교텐과도 얽혀있는 수상쩍은 단체이다. 협박에 가까운 지시로 조사의 의뢰를 맡게 되지만, 교텐은 괴로워하고 이를 통해서 과거가 점점 드러나게 된다. 책은 전반적으로 주인공이 다다와 쿄텐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다다의 잘린 손가락에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쿄텐, 어린 아들의 죽음에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 다다, 사이비 종교에 빠진 부모에게 어릴 적 학대를 당한 경험이 있는 교텐, 둘 다 이혼의 아픔을 경험했고, 사건을 의뢰하는 마호로 시 모든 사람이 각자의 이유와 아픈 과거가 있다.

 

 

『마호로 역 광시곡』 ‘다다 심부름 집’이 어떤 곳인가? 사람을 해치는 일 빼고는 무엇이든 해결해주는 곳이다. 쿄텐의 전처로부터 딸 하루를 보살펴달라는 의뢰를 받은 다다는 하루를 통해서 아이에 대한 트라우마를 점점 극복해나간다. 쿄텐 또한 다다의 대한 죄책감과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사건 해결함으로 인해서 점점 간격을 좁혀 나간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든 것을 다 해결해주는 심부름 집이기 때문이다. 상처받은 과거를 기억을 없던 것으로 되돌려 놓을 순 없다. 하지만, 우리는 그 아픔과 트라우마를 회복해낼 수 있는 능력을 또한 가지고 태어나는 존재이다. 소설은 ‘다다 심부름 집’을 통해서 아픔의 크기와 다르지 않고, 상처를 입은 사람들도 사람으로 인해서 다시 회복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의뢰받는 일이면 무슨 일이든 합니다. 무엇이든 맡겨주세요. 원하는 건 무엇이든 들어드립니다. 마호로의 평온을 위해서 여기는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 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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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크리스마스 ㅣ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3
쥬느비에브 브리작 지음, 조현실 옮김 / 열림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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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완벽한 크리스마스는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모든 아이는 실망스러운 크리스마스를 겪으며 성장하고, 그날들 속에 부모의 무참한 시간과 혼란스러운 감정이 깃들어 있음을 깨달으며 어른이 되는 건지도. 크리스마스를 기다렸던 그 수많은 날이 바로 사랑이라는 것을 이 소설이 깨우쳐준다.” 「김혜진(소설가)」 201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젊은 작가의 추천사이다. 『중앙역』, 『딸에 대하여』 등의 대표작으로 살펴본바 여성의 이야기에 정통한 작가로 보인다.

 

 

쥬느비에브 브리삭(Genevieve Brisac, 1951년~71세) 흔히 등단하는 작가들처럼 그녀도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6년간 교편을 잡았다고 한다. 교사생활보다 책에 더욱 관심이 많았는지,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편집자가 되었다고 한다. 1988년 첫 소설 『소녀』로 ‘아카데미프랑세즈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단하는데 마흔이 다 되어 소설가로 등단한 것이다. 1996년 『엄마의 크리스마스』로 ‘페미나상’을 수상했다. 서평을 쓰면서 상당히 많은 작가를 만나는데, 다른 직업에서 늦게 등단하는 작가들이 신인상을 받거나, 첫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가 꽤 많았다. 어떤 한 삶을 경험해보고 글을 쓰게 되면, 전문 작가로 시작한 사람들과는 또 다른 향이 있는 것 같다. 주로 어린이와 청소년 위주의 도서들을 출간하는 할머니이다.

 

 

『엄마의 크리스마스』 출판된 지 20년이 넘은 소설이다. 나는 ‘크리스마스’라는 이 소리의 형태를 굉장히 좋아한다. 크리스마스~크리스마스~ 아무런 뜻이 없어도 왠지 아름다운 꽃처럼 생긴 말이다. 과거 유럽의 크리스마스는 가톨릭, 개신교, 동방교회를 통틀어 최고 종교행사의 날이었다. 물론 개신교에는 가톨릭과 달리하기 위해 부활절을 더 크게 여기기도 한다. 현대에 와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종교적인 색채보단 1년을 정리하고 이웃과 나눔을 나누는 연휴에 가깝다고 봐야 옳을 것이다. 물론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종교와 상관없이 축제처럼 즐기고, 가족과 이웃과 사랑을 나누는 오늘날의 모습이 더욱 마음에 든다.

 

 

“다들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데 우린 도대체 어쩔 셈이야? 영악한 아들, 괴팍한 친구, 재수 없는 전 남편 누크는 이번 크리스마스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까?” 엄마의 처량한 소원은 크리스마스를 그저 조금 그럴듯하게 무사히 보냈으면 하는 것 정도인데 말이다. 엄마(누크)는 저명한 화가로서의 경력을 남편과의 이혼 후 생계를 위해 도서관 사서로 쓸쓸히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물론 사서가 나쁜 직업은 아니다. 나의 꿈은 도서관 사서이고, 오히려 나에게는 최고로 좋은 직업이다. 하지만, 엄마의 꿈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기에 너무나 쓸쓸한 직업이 되고 만 것이다.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는 그것만큼 쓸쓸한 일도 없으니 말이다.

 

 

세상 물정을 누구보다 빨리 알아버린 아들은 엄마에게 좀 더 크리스마스 같은 날을 보낼 수 없느냐고 따져 묻는다. 세상은 크리스마스날 휘황찬란하니까 우리도 ‘즐거워야 한다’라는 강박관념으로 여기저기로 다녀본다. 행복을 찾기 위해 가게…. 또 가게…. 백화점, 성당 등 많은 곳을 가지만, 그 어디에도 둘이 찾을 행복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낯선 사람을 마주할 때마다 사고가 생기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은 정말 안타깝기까지 하다. 소설은 중심은 12월 23일부 터 26일까지 나흘 정도의 연휴를 모자가 겪는 두려움과 절망감을 아주 사실적이고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낯선 자들과 두려움을 피하고자 찾아간 마지막 장소 친구의 별장에는 ‘속물적이고 괴팍한 친구의 가족들과 누크의 전 남편이다.’ 마지막의 정점을 찍으며, 누크는 자신의 한계를 절감하고 이번 크리스마스가 마지막이 되길 바란다. 세상 행복한 날이 누크에겐 그 어느 때보다 괴롭고 힘든 날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가 무릇 소설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누군가 캐럴을 부르며 행복해할 때, 외롭게 온기가 없는 방에서 부모를 기다리는 아이나, 쓸쓸히 죽어가는 노인들도 존재한다. 사람은 유행이나 같은 행동을 함으로써 동질감을 느끼고 안정을 얻는다. 다른 사람들과 다를 때, 따돌림을 당하거나 무리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엄마의 크리스마스』는 누구나 같은 생각을 하는 ‘나도 남들만큼만 행복했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이다. ‘내가 내 행복을 정하고 느낄 수는 없을까?’ 책을 읽으면서 우리의 나쁜 습관을 발견한다. 가까이 손에 잡을 수 있는 행복은 잡지 않고,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잡을 수 없는 행복을 원하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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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근대적 건강을 상상하다 - 근대적 과학지식과 해피 드러그 ㅣ 건국대학교 아시아콘텐츠연구소 동아시아 모더니티 7
김경리 외 지음 / 소명출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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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드러그는 개인적인 우등과 우성의 ‘은유’로서의 건강의 가치가 확고해진 근대의 산물이다. 즉 질병의 적극적 치료가 아닌 삶의 질과 관련된 신체의 다양한 증상을 개선하거나 유지하는 일반의약품으로 제국 일본의 영토에서 발매된 제품은 가족용 종합영양제로서 ‘폴리타민(ポリタミン)’, ‘와카모토(若本)’, ‘인삼(人蔘)’, 그리고 여성용 자양강장제 ‘주조토(中將湯)’, 남녀의 모발 증진에 효과가 있다는 발모제 ‘요모토닛쿠(ヨゥモトニック)’와 ‘후미나인(フミナイン)’이 있었다.”

 

 

인터넷에서 ‘해피 드러그’를 검색하면 ‘마약’ 검색된다. 마약(痲藥, drug) 사전적으로 신경계에 작용하여 진통, 마취, 각성 효과를 내며, 습관성이 있으며 장기복용 시 의존 증상이 발생하는 물질을 총칭한다. 의존 증상으로만 보자면 술과 담배도 포함되어야 하지만, 법률로 정한 몇 종류에 한해서 마약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마약 자체가 불법물질이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마약은 오랜 역사 속에서 진통제로 사용됐었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아편’ 역시 오피오이드 계열의 진통제이다. 대부분 국가에서 민간인이 사용하는 것에는 법률적 제약을 가하나, 의료용으로는 합법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마약이다.

 

 

“전통적으로 의료의 목적은 고통을 완화하거나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지만 이러한 의료행위는 병원의 울타리를 벗어나 생애주기 전번에 걸쳐 일상의 삶에 개입하기 시작한다. 태어남, 늙음과 죽음은 의학의 대상이 아니라 일상적 문화, 혹은 종교가 관할하는 영역이었지만, 오늘날은 출산, 노년의 삶과 장례절차까지 병원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 태어나서, 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는 우리는 이러한 시스템적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것 같다.

 

 

근대적 의료시스템이 이렇게 급속도로 발달한 것은 자본주의의 성장과 함께했다. 20세기 이전의 서양의 의료시스템은 한의약보다 훨씬 떨어진 수준이었다. 그러나, 20세기 의사와 자본이 만나 거대 병원을 만들기 시작한 후, 급속도로 체계화되었고 전문화된 집단이 되었다. 정치집단, 교육집단, 의료집단, 금융집단처럼 현재의 의료계는 세계에서 가장 힘 있는 집단 중 하나이다. 자본주의에서 집단의 최종적인 목적은 이익의 창출이다. 책에서는 이를 의료화된 사회라고 표현하고 있다. “의료화된 사회에서는 질병이 아닌 것을 질병으로 만들고 결국 사람을 잠재적 환자로 만든다. 이는 개인이 겪는 많은 사회적 문제를 의료적 개입을 통해서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가속화 시킨다.” 무척이나 직접 공감하는 부분이다. 이 글을 보는 사람 중에 ‘종합비타민’, ‘유산균’, 기타 자양식품 한 가지도 먹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근대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의료화된 사회가 진행되어 온 가운데 최근 들어서 제약업계에서 급속히 부상하고 있는 개념이 ‘해피 드러그’이다. 해피 드러그는 스트레스처럼 질병은 아니지만, 우리 생활을 불편하거나 불행하게 하는 원인을 감소시키거나 제거하고 삶의 질을 향상하게 시키기 위해 복용하는 약물을 의미한다.” 책은 근대의 해피 드러그 제품의 이야기를 찾아내어 사람들에게 어떤 ‘욕망’을 구체적으로 심었는지 잘 분석하고 있다.

 

 

「진시황과 불로초」 불로불사, 불로장생 필멸의 존재인 인간이 꿈꾸는 욕망의 가장 최고의 단계일 것이다. 불로초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중국의 최초 통일 제국을 형성한 진시황일 것이다. 세계가 하나가 아닐 때, 중국이라는 거대 대륙을 통일한 진시황은 세상의 모든 권력과 부를 다 가졌을 것이다. 그런 모든 욕망을 이루고, 신하들을 세계 곳곳으로 보내어 불사의 영약을 구해오게 지시했다. 하지만, 결국 그 꿈은 이루어지지 못했고, 그가 이룬 모든 것도 거대한 무덤의 점토가 되었을 뿐이다.

 

 

『한국인, 근대적 건강을 상상하다』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 어딜 가나 나오는 건강 식품광고와 하루에도 수십 편에 이르는 의사들이 나오는 건강정보 프로그램. 장이 좋아지려면 이것을, 눈이 좋아지려면 이것을, 만성 염증을 잡아야 산다. 100세 시대 삶의 질을 높이려면, 이것을 먹어야 한다. 그야말로 ‘해피 드러그’ 전성이 아닌 남용의 시대이다. 그런데, 이러한 시대는 어느 날 갑자기 뚝 떨어진 것이 아니었다. 근대의 의료집단이 성장하면서 어떻게 우리의 삶에 깊숙이 개입하게 되었는가를 책의 이야기를 통해서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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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 돌아가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정현주 지음 / 아루카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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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 돌아가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작가의 선택인지, 편집자의 선택인지 제목이 왜 이렇게 자극적일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진정 정상이 아니라, 대부분이 미쳐 있을까? 처음에는 미친 세상이란 말이 어색했지만, 바꿔 생각해서 ‘비정상적인 세상’이라면 더욱 슬플 거란 생각이 들었다. 미친 것은 개인이나 사회에 정신적 이상이 생겨 보통 사람과 다르게 행동하는 것을 말하지만, 비정상이라는 것은 정신이 이상이 없음에도 그렇게 행동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니 말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미쳐 돌아가고 있다. 미친 것은 일정 세대가 지나면 자연적으로 순화되기도 하니까 그때를 기다려야 할까? 저자가 보는 세상의 미친 부분을 프롤로그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말세’, ‘성공과 부귀에 집착’, ‘이기주의’, ‘극단적인 개인주의’ 등 사람들은 이렇게 보편평준화되면서, 마치 불에 달려드는 ‘불나방’처럼 자신까지 태워버린다 말한다. 저자의 ‘말세’는 자본주의와 이타적인 삶을 살지 않는 세상의 사람들을 말하는 것 같다. 저자는 말한다. “이 세상이 맞는 걸까? 내가 이상한 걸까?” 고민하지 말고, “진정한 인생의 의미를 찾고 남 눈치 보지 않고 멋진 인생을 산다는 것”은 마음먹는 순간 가능하다고 말이다.

 

 

우선 저자는 ‘자본주의’ 즉, ‘능력주의’를 아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왜냐하면, 능력주의는 브레이크가 없는 기관차와 같기 때문이다. 한번 불붙은 경쟁에는 끝이 없다. 지난 100년의 역사 동안 자본주의는 100배 이상의 제품을 생산했지만, 100배 이상의 지구환경을 파괴했다. 자본주의 시대에서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는 것은 생존에 필요한 일정이상의 자본을 가지는 것인데, 이 과정에 관한 저자의 설명은 없는 부분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확실히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자본주의는 정말 미친 사상이란 것을 말이다.

 

저자의 ‘멋진 인생’은 무엇일까? 일단 먹고 사는 것에 관한 눈치는 보지 않는 단계를 넘어서고 나서 말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거나, 먹고 싶은 것을 먹거나,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거나, 자유롭게 취미와 여가를 즐기는 것을 말하는 것일까? 결국, 멋진 이란 말은 ‘유희’라는 말로 귀결되는 것일까? ‘진정한 인생의 의미’와 ‘멋진 인생’에 관한 구체적인 서술이 없는 부분도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저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절대적 행복’을 말하는 것일까? ‘상대적 행복’은 마치 피라미드처럼 단계가 오를수록 상위계급을 통해서 박탈감을 가지는 것을 말한다.

 

 

『미쳐 돌아가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저자는 화가이자 미술 심리치료사이다. 2002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2015년 보스턴의 레슬리 대학교에서 심리상담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8년 ‘내 마음 마주하기 표현 미술 심리치료 연구소’를 설립하여 갤러리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요즈음 화두가 언어치료가 아닌 예술치료가 인기를 얻고 있다. 그것은 오랫동안 언어로 치유 상담하던 것보다, 비언어적인 요소인 음악이나 미술과 식물 등이 더욱 월등한 효과를 입증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현재 추상화를 통한 미술 심리치료를 연구하며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내가 생각하는 에고와 무의식의 에스의 불균형을 조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보통 우리가 의식과 무의식을 비유할 때 해저에 잠긴 빙산의 예를 많이 든다. 사람은 하루에 의식적으로 150개가 넘은 선택을 하고, 6000번 이상의 생각을 하고, 우리 뇌는 35000개의 결정을 한다고 한다. 내가 한 오늘 6000개의 생각을 몇 개나 기억할까? 그리고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오로지 뇌가 결정한 35000개에 관해서 한가지라도 알고 있을까? 우리의 뇌는 학습을 통해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것은 의식으로 노출하고,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것은 무의식의 창고 속에 쌓아놓는다. 의식에 드러나지 않는다고 이러한 무의식의 것들이 완전히 우리 의식을 완전히 자유롭게 놓아두지 않는다. 보통 우리가 ‘트라우마’라고 부르는 것들도 이런 잔재의 하나이다.

 

 

‘완벽주의’, ‘열등감’, ‘부모의 양육방식’ 등의 단어들을 통해서 보면, 결국 아들러 심리학적 치유과 과정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무의식 안에 더미처럼 자리 잡은 열등감을 자신이 제대로 인식하고, 유아기 청소년기를 거쳐 해결되지 못한 것들을 다시 풀어내는 과정 말이다. 정확한 이유 없이 자존감이 떨어지는 분들이 한번 읽어 봤음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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