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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 돌아가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정현주 지음 / 아루카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미쳐 돌아가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작가의 선택인지, 편집자의 선택인지 제목이 왜 이렇게 자극적일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진정 정상이 아니라, 대부분이 미쳐 있을까? 처음에는 미친 세상이란 말이 어색했지만, 바꿔 생각해서 ‘비정상적인 세상’이라면 더욱 슬플 거란 생각이 들었다. 미친 것은 개인이나 사회에 정신적 이상이 생겨 보통 사람과 다르게 행동하는 것을 말하지만, 비정상이라는 것은 정신이 이상이 없음에도 그렇게 행동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니 말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미쳐 돌아가고 있다. 미친 것은 일정 세대가 지나면 자연적으로 순화되기도 하니까 그때를 기다려야 할까? 저자가 보는 세상의 미친 부분을 프롤로그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말세’, ‘성공과 부귀에 집착’, ‘이기주의’, ‘극단적인 개인주의’ 등 사람들은 이렇게 보편평준화되면서, 마치 불에 달려드는 ‘불나방’처럼 자신까지 태워버린다 말한다. 저자의 ‘말세’는 자본주의와 이타적인 삶을 살지 않는 세상의 사람들을 말하는 것 같다. 저자는 말한다. “이 세상이 맞는 걸까? 내가 이상한 걸까?” 고민하지 말고, “진정한 인생의 의미를 찾고 남 눈치 보지 않고 멋진 인생을 산다는 것”은 마음먹는 순간 가능하다고 말이다.
우선 저자는 ‘자본주의’ 즉, ‘능력주의’를 아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왜냐하면, 능력주의는 브레이크가 없는 기관차와 같기 때문이다. 한번 불붙은 경쟁에는 끝이 없다. 지난 100년의 역사 동안 자본주의는 100배 이상의 제품을 생산했지만, 100배 이상의 지구환경을 파괴했다. 자본주의 시대에서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는 것은 생존에 필요한 일정이상의 자본을 가지는 것인데, 이 과정에 관한 저자의 설명은 없는 부분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확실히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자본주의는 정말 미친 사상이란 것을 말이다.
저자의 ‘멋진 인생’은 무엇일까? 일단 먹고 사는 것에 관한 눈치는 보지 않는 단계를 넘어서고 나서 말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거나, 먹고 싶은 것을 먹거나,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거나, 자유롭게 취미와 여가를 즐기는 것을 말하는 것일까? 결국, 멋진 이란 말은 ‘유희’라는 말로 귀결되는 것일까? ‘진정한 인생의 의미’와 ‘멋진 인생’에 관한 구체적인 서술이 없는 부분도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저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절대적 행복’을 말하는 것일까? ‘상대적 행복’은 마치 피라미드처럼 단계가 오를수록 상위계급을 통해서 박탈감을 가지는 것을 말한다.
『미쳐 돌아가는 세상에서 살아남기』 저자는 화가이자 미술 심리치료사이다. 2002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2015년 보스턴의 레슬리 대학교에서 심리상담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8년 ‘내 마음 마주하기 표현 미술 심리치료 연구소’를 설립하여 갤러리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요즈음 화두가 언어치료가 아닌 예술치료가 인기를 얻고 있다. 그것은 오랫동안 언어로 치유 상담하던 것보다, 비언어적인 요소인 음악이나 미술과 식물 등이 더욱 월등한 효과를 입증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현재 추상화를 통한 미술 심리치료를 연구하며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내가 생각하는 에고와 무의식의 에스의 불균형을 조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보통 우리가 의식과 무의식을 비유할 때 해저에 잠긴 빙산의 예를 많이 든다. 사람은 하루에 의식적으로 150개가 넘은 선택을 하고, 6000번 이상의 생각을 하고, 우리 뇌는 35000개의 결정을 한다고 한다. 내가 한 오늘 6000개의 생각을 몇 개나 기억할까? 그리고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오로지 뇌가 결정한 35000개에 관해서 한가지라도 알고 있을까? 우리의 뇌는 학습을 통해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것은 의식으로 노출하고,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것은 무의식의 창고 속에 쌓아놓는다. 의식에 드러나지 않는다고 이러한 무의식의 것들이 완전히 우리 의식을 완전히 자유롭게 놓아두지 않는다. 보통 우리가 ‘트라우마’라고 부르는 것들도 이런 잔재의 하나이다.
‘완벽주의’, ‘열등감’, ‘부모의 양육방식’ 등의 단어들을 통해서 보면, 결국 아들러 심리학적 치유과 과정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무의식 안에 더미처럼 자리 잡은 열등감을 자신이 제대로 인식하고, 유아기 청소년기를 거쳐 해결되지 못한 것들을 다시 풀어내는 과정 말이다. 정확한 이유 없이 자존감이 떨어지는 분들이 한번 읽어 봤음 싶은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