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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쩌면 재미있을지도 모르는
니노미야 아쓰토 지음, 박제이 옮김 / 문학수첩 / 2022년 3월
평점 :
절판

◆ 소개
▷ 수학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쩌면 재미있을지도 모르는
▷ 니노미야 아쓰토
▷ 문학수첩
▷ 2022년 03월 11일
▷ 296쪽 ∥ 318g ∥ 125*188*20mm
▷ 수학
P.014 “칠판과 책상, 의자만 있는 수학과 교실에서 구로카와 선생님은 나에게 저서 한 권을 주었다. 제목은 《리만과 수론》. ‘이런 식으로 하면 리만 가설을 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내용의 책이에요’ ‘네? 리만 가설이라 함은…….?’ ‘그러니까……. 유명한 미해결 문제 중 하나예요.’” 히가시노 게이고의 유명한 소설이자, 일본과 한국 모두에서 영화로 제작된 『용의자 X의 헌신』의 주인공은 고등학교 수학 교사이자 천재 수학자이다. 그가 고등학교 시절부터 계속 풀고 있는 문제가 바로 리만 가설이다. 게이고의 소설을 좋아한다면 한번은 들어봤을 수학 이야기다. 미국의 한 연구소가 이 문제를 풀면 10억 원의 상금을 준다고 하였고, 일본의 모치즈키 신이치 선생님이 ABC 추측을 풀었다고 떠들썩했는데, 답이 맞는지 심사하는 기간이 5년을 넘어가고 있다고 한다.
P.178 “나는 딱히 수학 신봉자는 아니다. 수학에 대해 알고 싶지만, 너무 대단하다며 극찬을 늘어놓을 생각은 없다. 그래서 조금 치고 들어가기로 했다. ‘선생님은 저서에서 수학이야말로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한다고 쓰셨는데요.’ ‘네 그랬죠.’ ‘저는 작가로서 문학이 마음을 표현하는 데 뛰어나며 보편적인 수단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건방진 말이었다. 그러나 쓰다 선생님은 조금도 풀 죽거나 화내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으음, 수학에 대한 공감의 차이일까요. 책에 쓴 건 어디까지나 제 주장이니까…….’ ” 책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문학 VS 수학이라는 소주제로 선생과 나누는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다. ‘수학이 싫어질 리 없다, 바로 나 그 자체니까’라고 말하는 쓰다 이치로(주부대학) 교수의 진지한 답변에 웃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상상 이상으로 천재적, 생각 이상으로 문학적 매력 넘치는 수학자 11인의 낭만적이고도 우아한 일상” 일본의 기초과학과 문학의 수준은 한국보다 개화가 100년이나 빠르다. 기초과학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는 물론이거니와 미스터리와 장르문학에서는 영미권과 양분할 만큼 전통과 퀄리티가 높다. 책은 일본의 장인정신 「모노쯔쿠리」를 수학자들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일본의 「모노쯔쿠리」는 ‘정신, 온 힘을 기울여 좋은 품질의 물건을 만든다’라는 일본의 전통적인 장인정신을 칭하는 말이다. 대를 이어 직업을 가지는 것에 자부심을 가질 뿐만 아니라, 디지털로 혁신에 실패하는 리스크를 가지면서도 그 정신은 놀랍도록 전해지고 있다. 위의 『용의자 X의 헌신』의 주인공도 리만 가설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증명해 보인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자, 문학가, 수학자 어느 쪽에 가까울까?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수학자, 과학자, 예술가 뭐라고 불러야 할까? 플라톤은 자신의 아카데미아 입구에 다음과 같은 말을 써놓았다고 전해진다. “기하학을 모르는 자는 이곳으로 들어오지 말라.” 무슨 말이냐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수학과 철학은 같은 뿌리에서 출발한 학문이라는 것이다. 논리학, 수리철학, 분석철학 등 문과와 이과의 성질을 모두 가지고 있다. 또한, 유명한 철학자 중에는 수학을 잘했던 사람들이 많다. 피라미드의 높이를 잰 탈레스, 라이프니츠는 미적분의 창시자, 아이작 뉴턴은 과학자 이전에 당대 철학자들과 최고의 논쟁을 벌였던 사람이다.
나는 태생적으로 또는 자연 발생적으로 타고난 문과생인 줄 평생 알고 살았다. 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학문이 종교와 철학이고, 가장 싫어하는 학문이 공식이 나오는 수학이다. 어쩌면 나의 중학교 시절에 질문이 아닌, 공식 외우기를 강요한 교사로 인해 트라우마였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철학과 수학을 논리라는 것으로 보니 정말 재미있는 학문이지 않는가! 자신이 자연 발생적으로 어쩔 수 없이 문과로 태어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사람의 피는 붉은 색이지, 결코 푸른색이 아니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