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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무죄
다이몬 다케아키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22년 2월
평점 :

◆ 소개
▷ 완전 무죄
▷ 다이몬 다케아키
▷ 검은숲(시공사)
▷ 2022년 02월 24일
▷ 364쪽 ∥ 130*190*30mm
▷ 일본 미스터리
◆ 후기
▷내용《上》 편집《上》 추천《上》
다이몬 다케아키 (大門剛明, 1974~) 일본 미에현 출생의 추리소설가이다. 류코쿠대학교(불교 계열의 사립대학, 설립 1639년) 문학부 철학과를 졸업하고 2009년 『설원』으로 여러 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설원』은 사형제도를 중심으로 현대 사법제도의 근간을 다시 묻는 문제작이었고, 2010년 드라마로 제작되었고 시민 문화상을 받았다. 이후 재판원 제도, 범죄자의 갱생, 경직된 법률 해석 등 사법 문제와 관련된 다양한 소재를 다룬 ‘사회파 미스터리’ 작품을 쓰고 있다. 현대 사법제도의 문제점과 사법 불신에 관해 깊이 있는 문제를 제기하는 작가라고 생각한다.
'사법 불신’은 삼권분립의 원칙에 따라 사법권을 행사하는 법원과 그와 관련된 판사·검사·변호사 등이 행한 법률행위에 대하여 사회구성원들이 불신하는 것을 말한다. 세계 40위 정도의 국가 청렴도의 한국에서, 약 13,000개의 직업 중에서 국회의원이 청렴도에서 꼴찌를 차지했다. 2010년 그나마 중위권을 유지하던 판사·검사와 하위권이었던 변호사는 현재 거의 국회의원급 수준으로 추락했다. 전직 대법관, 검찰총장, 김학의 사건 등 ‘뇌물수수’, ‘사법살인’, ‘유전무죄 무전유죄’, ‘전관예우’, ‘성인지 감수성’, ‘법조인 봐주기’ 등 한둘이 아니다. 판결이라도 제대로 하냐면 그것도 아니다. 검사는 검사동일체라는 이상한 해법으로 모든 검사는 총장과 평검사가 하나라고 한다. 판사는 선배들의 수십 년 된 판례를 예우하면서 상식적이지 않은 판결을 하기 일쑤다. 경찰이라고 깨끗할까? 11월~12월 연말이 되면 인사 고가 점수를 높이기 위해 아직도 무고한 시민을 마구잡이식으로 검찰로 송치한다.
21년 전 세 명의 아이가 유괴되고, 한 아이는 죽어서 발견됐고, 한 아이는 실종 상태이며, 한 아이는 살아 돌아왔다. 경찰은 학교 잡역부인 ‘히라야마 사토시’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자백까지 받아낸다. 무기징역의 선고를 받았지만, 무죄를 주장하며 재심을 청구한다. 사토시의 재심을 맡는 변호사가 살아 돌아온 아이 ‘마쓰오카 지사’다. 마을 축제에서 납치당했고 필사적으로 도망쳐 살아남았지만, 범인의 얼굴은 모른다. 자신을 유괴해서 살인했을지도 모를 가장 유력한 용의자의 무죄를 변호하게 되는 것이다.
-변호사 “당신의 누명을 벗기고 싶어서가 아니라, 저를 유괴한 범인을 찾아내려고 온 겁니다.”
-살인자 “저는 아무도 죽이지 않았어요. 물론 당신을 유괴한 것도 제가 아닙니다.”
-형사 “히라야마의 자백은 진짜가 아니야. 내가 앞뒤를 맞춰서 꾸며냈지.”
P.187 “백 명의 죄인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무고한 자를 처벌해서는 안 된다. 형사소송법의 기본인 무죄 추정의 원칙이다. 경찰은 원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세심하게 탐문을 거듭해서 사실을 확정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범인 체포가 강력히 요구되는 상황에서, 수사본부가 용의자를 점찍으면 이 원칙은 일그러진다. 그리고 일단 일그러지면 돌이킬 수 없다. 고지식한 형사일수록 경향이 강하다.”
법(法)은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폭력이라는 공권력을 가진 가장 최하위의 도덕이다. 즉, 법의 목적은 사회를 유지하고 통제하는 것에 있다. 인간은 칼을 만들었고, 그 칼이 요리나 사냥에 쓰이길 바랐다. 하지만 칼은 전쟁을 불러왔으며 가장 많은 살인의 도구가 되었다.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것도 모두 인간이다. 사법부는 정의의 여신인 ‘유스티티아’가 저울과 칼을 든 모습으로 표현하지만, 내가 보는 법은 칼을 든 망나니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모든 인간이 도덕적이지 않기에, 그것을 통제한 법을 만들었더니, 그 법을 이용하는 비도덕적인 집단이 반대급부로 ‘사법부’라는 이름으로 태어난 것이다. 법률로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고 살아왔다면 당신은 정말 큰 행운을 가지고 태어난 것이다. 소설이지만 사법제도의 문제를 너무나 날카롭게 파고든 수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