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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크 씨, 도파민 과잉입니다 - 안철우 교수의 미술관 옆 호르몬 진료실
안철우 지음 / 김영사 / 2022년 2월
평점 :

◆ 소개
▷ 뭉크 씨, 도파민 과잉입니다
▷ 안철우
▷ 김영사
▷ 2022년 02월 14일
▷ 312쪽 ∥ 496g ∥ 145*210*30mm
▷ 미술/의학/교양
◆ 후기
▷내용《上》 가독성《上》 추천《上》
에드바르트 뭉크(Edvard Munch, 1863~1944) 노르웨이의 표현주의 화가이다. 노르웨이에서는 영웅급으로 불리는 예술가이며 지폐에 실려있다. 뭉크의 작품 중에서 우리가 가장 많이 아는 것이 ‘절규’이며, 공포와 절망의 ‘짤’로서도 엄청나게 사용한다. 뭉크의 삶은 5살에 어머니의 죽음을 지켜봤고, 몇 년 후에는 누나의 죽음도 지켜봐야 했다. 여동생은 정신병 진단을 받고, 아버지는 이 모든 상황에서 종교에 집착하게 된다. 몸이 허약한 뭉크는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고, 그의 유일한 탈출구가 그림이었다. 80세에 사망하기 전까지 정말 우울하고 불안한 삶을 살다가, 말년에 20년은 그림으로 번 돈으로 풍경화를 주로 그리면서 그나마 평화롭게 살았다고 한다. ‘유화 약 1,100점’ ‘판화 약 18,000점’ ‘수채화 4,500점’ ‘조각 6점’ 등 엄청나게 작품을 남겼고 사후 전 작품을 시에 기증했다고 한다.
책의 표지이자 제목이 뭉크와 도파민이다. 1893년作 『절규』를 통해 저자는 도파민의 불균형으로 이런 그림을 그렸다고 이야기한다. 도파민은 중추 신경계에서 분비되는 유기화합물로써 인간의 신체 기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도파민이 과도하거나 부족해지면 ADHD(과잉행동), 조현병, 치매, 우울장애 등을 유발하게 된다. 칼에 베였을 때 상처가 아물면서 간지러워지고, 어느 정도의 통증을 겪으면 염증이 사라지게 된다. 어느 정도의 고통은 회복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류가 고통을 행복의 적이라고 낙인찍고, 행복만을 추구하기 시작했을 때 반대급부의 중독이라는 고통을 얻기 시작한다. 불을 발견했을 때 화재가 따라왔고, 칼을 발명했을 때 전쟁이 따라왔다.
P.100 “우리 몸속에서 호르몬은 신진대사 활동만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과 감정 또한 지배한다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감정을 관장하는 대표적인 호르몬으로는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등이 있습니다. 이 호르몬들은 그 분비되는 정도와 효과에 따라 감정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답니다. 《중략》 뭉크가 다리 위를 걷는 그 순간 갑자기 하늘이 핏빛으로 변하더니 불타는 하늘이 돌연 푸른빛의 도시와 피오르해안을 동시에 집어삼키는 듯이 보였다 합니다. 뭉크는 이 광경에 몹시 놀라 그 자리에 멈춰 서버렸습니다.”
‘희로애락’ 책은 이 4가지의 감정을 지배하는 여러 호르몬을 미술관의 그림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기쁨의 호르몬인 엔도로핀·옥시토신·세로토닌, 분노의 호르몬인 도파민·코리티솔·레닌, 슬픔의 호르몬인 멜라토닌·성장호르몬·가바·인슐린, 즐거움의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에스트로겐)·그렐린(렙틴)·마이오카인 등에 관하여 전부 다루고 있다. 전공서 적으로 접근하면 굉장히 방대하고 복잡해지고, 너무 얕게 접근하면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인간에게 설명하기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가 묘사인데, 실제 존재하는 그림과 작가의 이력을 통해 호르몬을 설명한 것은 정말 묘수라고 생각된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도파민 디톡스’라는 캠페인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현대인이 누리는 중독성 생활들을 금하는 캠페인입니다. ‘현대인들이 도파민을 분비하는 인위적인 자극을 쫓고 중독에 빠진 탓에 인생의 목표인 대인 관계를 소홀히 하게 된다.’고 입을 모아 얘기합니다.” 1910년 인류는 도파민을 인위적으로 합성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고, 각종 약물이나 디지털 기계 등을 통하여 인위적으로 도파민을 과하게 분비하게 하는 중독되는 방법도 알게 되었다. 저자는 도파민에 과하게 중독된 것도 문제지만, ‘도파민 디톡스’처럼 과하게 금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우리 신체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항산성’을 유지하도록 진화됐다. 저자의 이 처방전은 꼭 한번 읽어보기 바란다. 매우 유익한 내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