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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과 함께 춤을 - 아프다고 삶이 끝나는 건 아니니까
다리아 외 지음, 조한진희(반다) 엮음, 다른몸들 기획 / 푸른숲 / 2021년 8월
평점 :

‘가난은 무엇일까?’ 인도의 대도시 콜카타에는 가난한 사람이 매우 많다. 그런 곳에서 가난하게 사는 것은, 부자 나라 쾰른시에서 가난하게 사는 것과는 아주 다르다. ‘그렇다면 부자는 무엇일까?’ 부자란 죽을 때까지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만큼의 돈이 많은 사람이다. ‘그럼 왜 부자와 가난한 자가 있을까?’ 지구에는 많은 생명체가 함께 살아간다. 바닷속 생물들도 심해는 아직 밝혀내지도 못하고 있다. 지금의 코로나 팬데믹을 유발한 미시의 세계 바이러스는 더욱 모르는 것들이다.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유일하게 살아간다. 그러므로 어느 하나도 같은 것이 없다. 인간 또한 마찬가지이다. 인간은 단순히 생김새 말고도, 소망, 능력, 출신, 사회, 환경 등 모든 것이 다르고 원하는 것도 다르다. 모두가 부자를 원할 것 같지만, 스스로 오지의 의사로 생을 마감하는 것을 소원하는 사람도 있다. 인간은 그래서 부자와 가난한 자가 있을 수가 있다.

『질병과 함께 춤을』 읽으면서, 얼마 전에 읽었던 가난, 아이들이 묻다가 생각이 났다. 가난과 부자는 선과 악, 좋음과 나쁨 등으로 분리되어 설명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인식의 차이이지 사실은 아니다. 가난하다고 해서 행복하지 않다고 단정 지어 말할 수 없고, 부자라고 해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질병 또한 그러하다. 낫지는 않지만, 평생을 함께해야 하는 작은 질병부터 온몸이 굳어가는 ‘루게릭병’같은 끔찍한 질병,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채 누워만 있는 ‘식물인간’ 상태까지 그러하다. 정도의 차이지만 세상사는 사람 누구나 질병을 앓고 있다. 팔다리가 없이 태어나 국회의원을 하는 사람도 있고, 평생 휠체어에서 블랙홀을 연구한 학자도 있다. 인식과 의지의 차이다.
『질병과 함께 춤을』 책은 세 명의 저자의 질병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솔직히 처음에는 코로나 시대인 만큼 치유기나 극복기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그렇지만, 이 책에 치유기나 극복기가 빠져있는 것도 아니다. 암을 반복하는 여성과 중증 장애로 움직일 수 없는 여성 그리고 조현병이 있는 여성의 이야기다. 저자들은 질병으로 인한 증세, 통증, 치료, 죽음은 오롯이 혼자 겪을 수밖에 없는 여정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저자들은 이 시간을 죽은 시간이 아니라, 그들만의 방식으로 다시 삶의 의미를 부여하고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하고 있다.

“전 세계 자살 1위와 건강 제일주의가 병존하는 한국 사회에서, 버티는 삶에서 영위하는 삶으로의 전환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보여준다. 사회학자 존 맥나이트의 말처럼, 문제로 정의된 사람들이 그 문제를 다시 정의하는 힘을 가질 때, 혁명은 시작된다. 많은 독자가 건강한 사회를 재해석하는 혁명에 동참하기를 바란다. 이 책은 나이 듦, 만성 우울증, 코로나19로 움직임이 어려운 나 같은 건강 약자들에게 구원의 책이다.” 《 정희진 》 뼈있는 추천사이며,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가자는 혁명에 나도 동참하게 됐다.
‘화병’ 불과 몇십 년 전만 하더라도 병으로도 취급하지 않았다. 엑스레이로는 밝혀내지는 못하지만, 온몸 어디 하나 아프지 않은 곳이 없는 질병이다. 최근엔 심리학의 발전으로 다음과 같은 학술도 발표했다. 평생을 살아온 배우자를 잃는 것, 연인과 헤어짐, 가족의 상실 등과 같은 정신적인 고통이 팔다리를 잃는 고통과 우리 뇌는 다르지 않게 느낀다는 것이다. 몸에 상처가 없다고 해서 아프지 않은 것이 아니며, 깁스하지 않았다고 해서 오랜 휴식을 취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아니다. 불평불만만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말 것인가? 자신이 세상에서 유일한 사람인 것을 인정하고 나만의 삶을 새로 살 것인가? 삶의 의미와 방향을 잠시 잃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