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필사 노트
박경리 지음, 유선경 엮음 / 다산초당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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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탄생 100주년 기념” 대하소설 『토지』 공식 필사집 출간

 

집필 기간 무려 26년, 원고지 4만 장에 달하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소설 박경리 작가의 『토지』 가 다산북스에서 『토지필사노트』 로 출간되었습니다. 사실 토지를 좋아하는 독자들이 기다려왔던 노트인지도 모릅니다. 마침내 20권 속에 담긴 명문장을 필사하는 좋은 기회가 생겼습니다. 이 책의 문장들은 오래된 문장이 아니라 새로운 문장으로 인간의 욕망과 사랑, 한과 정, 산다는 것에 대한 고민, 세상의 이치 등이 실려있다고 유선경 작가는 말합니다. 박경리 탄생100주년을 맞아 뜻깊은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4/ 보리는 익어갈 것이다.

 

모두 바빠서 날뛰는 계절이다. 꿀벌은 알을 까고 누에는 애기잠에서 깨어나 물신물신 크다가 다시 한잠으로 접어들었고, 그러고 나면 뽕잎 따는 손이 바빠질 것이다. 목화씨를 뿌리고 논에는 풀을 베어 넣고 삼밭의 삼은 무릎만큼 자라서 날따라 뜨거워지는 햇볕에 모든 생물은 생장을 향해 달음박질이다. 비만 돔 더 와주면 푸성귀밭의 진딧물을 씻어줄 것을. 마을 아낙들은 보리타작까지, 누에치기도 그러려니와 끝장을 내야 하는 봄 길쌈에 매달려 있었다. 보리타작도 머지는 않았다. 파아란 떡보리를 맛보았으니. 햇볕 바른 곳에서부터 보리는 익어갈 것이다. (1권 237쪽)

 

 

이 부분은 단순히 농사일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봄을 맞아 자연과 사람이 함께 생명력 있게 움직이는 농촌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토지 1권은 평사리 최참판댁을 중심으로 서희 가족의 비밀과 비극이 드러나기 시작하고, 그 속에서 구한말 사람들의 신불, 가족, 욕망과 삶의 모습이 펼쳐지는 내용으로 1권에서 꼽는 이 문장은 단순히 농사일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봄을 맞아 자연과 사람이 함께 생명력 있게 움직이는 농촌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토지는 일제강점기를 비롯한 격변의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삶을 통해 역사의 아픔과 인간의 강인한 생명력과 공동체의 중요성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역사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었고 오늘날 우리에게도 자신의 삶과 사회를 돌아보게 합니다. 20권에 달하는 많은 분량 중에서도 <토지 필사 노트>에서 뽑아준 문장은 쓰면서 토지의 이야기에 또 빠져들게 합니다. 인생에서 한번은 읽어야 할 작품으로 공동체의 가치와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느끼게 합니다.

출판사 제공도서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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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권력의 법칙 - 감정과 관계에 휘둘리지 않고 조직을 움직이는 법 ㅣ 서가명강 시리즈 46
이강재 지음 / 21세기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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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북스’의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서가명강 46번째는 『한비자, 권력의 법칙』입니다. 서가명강은 역사, 철학, 과학, 의학, 예술 등 각 분야 최고의 서울대 교수진의 명강의를 책으로 옮긴 이 시리즈를 좋아하는 독자입니다. 이 책은 리더가 조직을 운영할 때 맞닥뜨리는 실질적인 문제와 그것을 다루는 기술을 깊이 파헤쳐 주는 책으로 기대가 됩니다.

 

한비자, 권력의 법칙

감정과 관계에 흔들리지 않고 조직

 

『한비자: 권력의 법칙』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한비자가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한비자는 인간이 본래 선하다는 생각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존재라는 현실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고 사람의 선의나 도덕성에만 의존하기보다는 법과 제도, 그리고 권력을 통해 사회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처음에는 이러한 생각이 너무 냉정하고 인간을 불신하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책의 내용을 생각해 볼수록 현실 사회에서도 어느 정도 적용되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회생활을 오래 해본 사람으로서 조직이나 사회에서 모든 사람이 항상 양심적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조직에서는 명확한 규칙과 그에 따른 보상과 처벌이 있어야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게 되고, 조직도 일정한 질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관심은 대체로 사회와 정치의 혼란이 극심할 때, 이를 바로잡고자 하는 논의와 함께 생겨난다. 이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질문은 ‘인간의 본성이 과연 선한가, 악한가’ 하는 것이다. ---p.47 리더십은 인격이 아니라 설계다 중에서

 

사람을 믿지 말고 시스템으로 장악하라!





 

책에서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한비자의 팔경편 리더의 세가지 수준입니다. 그가 강조한 것 중 권력을 가진 개인의 능력보다 제도와 시스템의 중요성이었는데 훌륭한 지도자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의존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실수를 할 수 있고, 지도자가 바뀌면 조직의 방향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건 우리 국민 모두 경험했습니다. 국가나 사회나 공정하고 명확한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면 개인의 성향이나 능력에 크게 좌우되지 않고 조직을 운영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권력 중심적이 법과 처벌만을 강조하면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나 신뢰가 약해질 수 있다는 점도 깨달았습니다.

 

 

출판사 제공도서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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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쓰는 독립의 역사, 영웅
서경덕 지음, 김주용 감수 / 허들링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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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쓰는 독립의 역사, 영웅 영웅들의 단단한 문장을 필사하다.

 

이 책은 독립운동가의 삶과 역사적 배경을 이해한 뒤, 그 문장이 지닌 의미를 해설로 짚어주고, 마지막으로 독자가 직접 그 문장을 써보는 구성입니다. 자연스럽게 읽기-이해하기-기억하기 가 한권안에서 완성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인물 소개에 그치지 않고 그분들이 남긴 격문, 유서, 선언서, 기도문, 법정 진술, 옥중편지 등 역사적 사료에 기반한 책으로 기대가 됩니다.

 

 

을미의병부터 시작하는 1부는 자결로써 저항의 불씨를 지폈던 분들의 기록을 담았고, 2부에서는 3.1운동을 중심으로 저항의 방식은 달랐으나 독립이라는 하나의 염원을 품고 각자의 자리에 투쟁한 분들과 3장에서는 안중근, 윤봉길, 김구 선생 등 무장 독립운동으로 시대를 돌파했던 분들의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우국시> 조국을 향한 투박하고도 진한 사랑

 

누각에 오른 나그네 문득 갈 길을 잊고서

낙목이 가로누운 단군의 터전을 한탄하노라.

사나이 이십칠 세에 무엇을 이루었던가!

잠시 불어온 가을바람에 슬픔 감회 일었도다.

 

 

위 시는 신돌석 장군이 의병을 일으켜 고향을 떠나며 남긴 시로 나라가 기울어져 가는 절받한 시대 상황 속에서 평민 출신 장군이 느꼈던 고뇌와 비장한 결의를 그대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57명의 독립운동가와 10건의 선언문, 노래가사 등을 한 권에 담은 <손으로 쓰는 독립의 역사> 속에는 안중근, 유관순, 김구, 윤봉길처럼 누구나 아는 이름과 함께 일제 앞잡이를 저격한 전명운, 메스 대신 무기를 든 나창헌 등 교과서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인물들을 섬세한 시선으로 담았다는 점이 기억에 남습니다.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노력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의 삶과 갚진 희생을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몇몇의 독립운동가만 알고 있었다는 점도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그들에게도 사랑하는 가족이 있었고 무섭고 두려움도 컷겠지요. 하지만 자신보다 나라와 나라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고 행동했다는 점, 우리가 지금 평화롭게 자유를 만킥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이 있었다는 점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눈으로 읽는데 그치지 않고 한자 한자 정성껏 필사해보니 그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져 옵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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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문명 - 원자에서 양자컴퓨터까지, 세계를 움직이는 양자의 힘
한정훈 지음 / 김영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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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훈 작가의 《양자 문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내가 살아가는 현재의 문명이 사실 양자역학과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양자역학이라고 하면 처음에는 매우 어렵고 전문적인 물리학 분야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책은 양자역학이 단순히 작은 입자의 세계를 설명하는 학문에 그치지 않고, 반도체와 컴퓨터, 스마트폰과 같은 지금까지 현대 문명의 발전을 이끌어 온 중요한 기반이라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이 책은 총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기 문명에서 양자 문명으로 이어지는 현대 문명의 흐름이 1, 2장에서 펼쳐지고, 3장에서는 양자역학의 핵심 개념인 중첩과 얽힘을 다루고 4, 5장에서는 세 번째 양자 문명의 주인공인 양자 연산과 양자컴퓨터를 소개합니다. 책에서는 인류의 과학기술 발전을 양자의 관점에서 바라본며 처음에는 인간이 자연의 법칙을 이해하고 에너지를 이용하는 단계에서 시작했지만, 양자역학의 등장으로 원자와 물질의 세계를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고 그 결과 트랜지스터와 반도체, 레이저 같은 기술이 탄생했고, 이것들이 오늘날의 컴퓨터와 정보통신 문명을 만들어냈습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도 결국 양자역학이라는 기초과학의 성과 위에 존재한다는 사실 이것만 알아도 양자역학에 대해 궁금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양자컴퓨터가 이전의 모든 계산기를 무용지물로 만들 만큼 강력한 계산 능력을 지녔다는 주장은 다가올 미래에 대한 상상력과 두려움을 동시에 자극하기에 더없이 좋은 소재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양자컴퓨터의 잠재력을 다소 과장한 측면이 있다. 양자컴퓨터가 고전컴퓨터보다 더 빨리 풀 수 있는 문제는 극히 제한적이다. 지금보다 훨씬 성능이 뛰어난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더라도 고전컴퓨터가 담당할 계산 영역은 계속 남아 있을 것이다.

--- p250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앞으로 등장할 ‘세 번째 양자 문명’에 대한 이야기였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와 달리 양자역학의 중첩과 얽힘 같은 성질을 계산에 활용하는데 처음에는 단순히 “더 빠른 컴퓨터가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와 계산하는 방식 자체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어 놀랐습니다. 물론 양자컴퓨터가 모든 문제를 기존 컴퓨터보다 빠르게 해결하는 것은 아니지만, 특정한 문제에서는 지금까지 해결하기 어려웠던 문제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이 책을 읽으며 과학기술의 발전에서 기초과학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생각하게 됩니다. 기초과학 발전은 궁극적으로 응용과학과 기술 발전의 토대가 되어 국가 경쟁력 강화와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됩니다. 그동안 양자문명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했던 점을 이 책을 통해 깊이 다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양자문명에 대한 지식을 알려준 책이기도 하지만, 과학과 문명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해 준 책이기도 해서 뜻깊은 작품으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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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가 말했어요 ㅣ 다정다감 그림책 33
다비드 칼리 지음, 이만경 그림, 연희 옮김 / 다정다감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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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유죄입니다.”

 

동물들은 우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동물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과 자연의 이야기

 

 

고릴라 재판관과 배심원들이 한자리에 모여있습니다. 피고는 바로 인간입니다. 인간은 자연을 훼손하고, 나무와 크고 작은 동물들에게 피해를 주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동물을 가두고, 사냥하고, 바다와 강을 오염시킨 인간에게 동물들은 어떤 판결을 내릴까요? 인간의 잘못을 모두 들은 배심원들은 회의실로 가서 의논을 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결정을 내리셨나요?

”네.“ 배심원들이 대답했어요.

”자, 말해 보세요.“

 




 

다비드 칼리와 한국 그림작가가 함께 만든 다정다감 그림책 시리즈33번째는 우리가 그동안 동물을 어떻게 대하고 생각해왔는지 고민하게 하는 작품입니다. 우리는 흔히 인간이 먹이사슬의 가장 꼭대기에 있으며 지구를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얼마전 히말라야 빙하의 붕괴로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실종되는 재해를 보면서 자연 앞에 우리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지 또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 자연 속에는 우리 인간뿐 아니라 동물들도 있습니다.

 

 

동물들이 우리를 평가하고 심판한다면 우리는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인간의 역사는 지구의 기나긴 시간에 비하면 아주 짧은 순간에 불과하고 그 짧은 시간 동안 우리는 편리함을 핑계로 수많은 생명의 터전을 바꾸고 파괴해 왔습니다. 숲을 베어네고 동물들의 집에서 쫓아내고 동물원에 가두며 앵무새의 깃털을 뽑고 총을 쏘며 박제로 만들었고 편의를 위해 개구리가 사는 습지를 없애 버렸습니다.

 

”저는 딱 하나만 이야기하고 싶어요.

인간에게 시간을 주세요.

조금만 더 기다려 봐요

시간이 지나면...

아마 배울 수 있을지도 몰라요.“

 

 

이 책은 동물이 옳고 인간이 그르다고 말하는 것처럼 보이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인간이 누리는 일상의 편리함 뒤에 다른 생명들의 희생이 있었음을 돌아보게 됩니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아니라 자연의 수많은 생명 중 하나일 뿐임을 기억할 때, 비로소 인간과 동물이 서로 공존하는 길이 보이게 됩니다. 자연을 지배하는 자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서 인간과 동물의 자리를 다시금 깊이 생각해보게 해 준 고마운 책으로 자녀와 함께 읽고 이야기 하기 좋은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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