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미식 생활
이다 치아키 지음, 장하린 옮김 / 이아소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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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입니다.

 

오랜만에 힐링이 되는 작품을 만났습니다. 이 책은 섬세하면서도 일상적인 그림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만화가. 포근한 색채와 깔끔한 묘사, 정감 어린 화풍이 감성을 따뜻하게 자극하여 연령에 관계없이 두터운 팬층을 지니고 있는 저자 이다 치아키 (井田千秋)의 책

 

아침을 여는 샌드위치 한 입, 동네 산책을 나가 즐기는 파스타, 일주일 동안 수고한 나를 위한 하이볼 한잔 등 때로는 소박하게, 때로는 풍성하게 우리의 일상을 든든히 채워주는 음식 이야기인 <소소한 미식 생활>은 첫 만화 에세이로 기대가 됩니다.

 

 

음식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 심리적 정서적으로 만족감을 제공하며 삶을 행복하게도 만들어 줍니다. 이 책은 음식이 주는 따뜻함과 설렘을 섬세한 일러스트로 풀어낸 에세이 만화입니다. 먹는 즐거움 이면에 자리한 온기와 정성, 일상의 기대를 포착하며 평범한 식탁이 지닌 감정의 결을 그려내 그림만으로도 맛과 분위기를 전하는 작가의 감각이 느껴지는 따뜻한 에세이입니다.

 



 

외식은 외출했을 때나 휴일에 하는 것,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지금은 평일 점심을 먹으려고 달마다 수차례 동네 마실을 나선다. 언덕길과 맨션, 초록이 무성한 한가로운 주택가, 그런 동네에 살고 있다. 동네에서 점심 먹을 생각을 하기 어려울 만큼 식당이 없었다. 추억 속 중화요리집 오디선가 먹어본 듯한 맛, 동네에 있었으면 하는 바로 그런 가게!

 

평일 , 동네에서 먹는 점심

 

 

주말 오후 책을 가지고 동네 브런치 가게에 왔습니다. 아쉽게도 원하는 메뉴가 빠르게 소진되어 커피와 다소 칼로리가 높아 보이는 한 접시 메뉴를 주문해 봅니다.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먹는 음식은 일주일의 피로를 풀어줍니다. 저자는 큰맘 먹고 미리 웨이팅을 해야 하는 고급스러운 식당도 훌륭하지만, 평범한 나날 속에서 즐기는 맛의 세계도 더없이 소중하다는 말에 독자도 공감합니다. 소소한 미식 생활은 제목 그대로 일상 구석구석에서 발견하는 사소 하지만 행복한 맛으로 가득 채워져 있어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오늘은 어떤 음식으로 힐링을 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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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새를 보았다고 믿은 남자
켄 코프먼 지음, 조주희 옮김 / 일레븐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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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도서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가장 매혹적인, 지금 읽어야 할 자연사 이야기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즈』 『월스트리트저널

커커스리뷰』 『북리스트』 『퍼블리셔스위클리강력 추천

 

 

현대 생태학의 아버지’ ‘현대 조류학의 아버지로 불리며, 세상을 떠난 지 약 2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계적 명성을 떨치고 있는 조류학자 존 제임스 오듀본. 그의 삶을 현대의 조류학자 켄 코프먼이 남다른 통찰로 재해석한 책 <모든 새를 보았다고 믿은 남자>는 자연을 사랑하는 이들뿐 아니라, 인간의 욕망을 이해하고 싶은 모두를 위한 자연사 이야기로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어느 날 아침, 태양이 이 우중충한 지역을 활기차게 비추려 애쓰고 있을 때, 나는 여기저기 보이는 작은 계곡 중 하나에 우연히 들어섰다물론 아름다운 경치도 내 눈을 즐겁게 했지만, 내가 알고 있는 어떤 미국 핀치의 음색보다 훨씬 더 활기차고 유럽의 카나리아와 숲종다리의 음색을 합친 듯한 소리로 노래하는 이 새의 감미로운 음색이 내 귀에 준 감동에는 비할 것이 못 됐다.” 19세기 미국 조류학자 존 제임스 오듀본의 조류학 전기에 나오는 생동감 있는 장면은 링컨참새를 발견한 것을 묘사했습니다. 낯선 지역에서 예리한 학자가 노랫소리를 듣고 이제껏 알려지지 않던 종을 찾아내 탐험대 동료의 이름에 붙였는데 이 이야기가 상당 부분 왜곡되었다면 안타까운 일입니다.

 

 

존 제임스 오듀본은 1785년 아이티에서 태어나 어린시절부터 자연에 대한 흥미를 보였고 그의 부모는 프랑스 출신으로 오듀본은 어린시절부터 조류와 자연을 관찰하는데 몰두했고 자연을 기록하고 그림으로 남기는 것에 대한 특별한 재능을 보이고 미국 대륙을 종단하며 다양한 조류 종을 기록하고자 했으며 이는 단순한 탐구를 넘어 그가 평생 추구했던 삶의 중요한 목표였습니다.

 

각 지역의 선주민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새들을 분류하고 이름을 불러왔음에도 오늘날 조류학자들이 모두 같은 방식으로 이름을 부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를테면 큰까마귀가 코르부스 코락스(Corvus corax)’인 것처럼 말입니다. 1758년 스웨덴 자연학자 칼 폰 린네가 <자연의 체계> 10판에서 그렇게 이름 붙이도록 분류 체계를 정했기 때문입니다. 이 체계는 종속과목강문계와 같은 계층 구조가 있으며, 동식물 종에 대해 두 단어로 된 라틴어 고유 이름을 부여합니다.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이 우선순위’, 즉 가장 먼저 붙여지는 이름으로 결정된다는 점이다. 19세기 조류학자들이 최초의 발견에 집착한 이유입니다.



 

오듀본은 당대 조류학의 거물이던 알렉산더 윌슨에 대한 질투로 무리수를 두곤 했는데 그중 유명한 사례가 워싱턴의 새, 팔코 와싱토니입니다. 북미에는 검독수리와 대머리독수리라는 두 종의 독수리가 널리 퍼져 있었는데, 두 종 모두 성숙하면서 깃털 패턴에 눈에 띄는 변화를 보여 그 시절 연구자들을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오듀본은 이에 더해 일반 대머리독수리보다 거대한 갈색 독수리의 존재를 주장했고 그의 비판자들은 진위를 의심했지만, 오듀본이 실제 표본을 들고나올까하는 두려움 때문에 허구임을 증명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당시 사업적으로 위기에 빠진 오듀본이 출판 프로젝트를 성사시키기 위해 조지 워싱턴의 이름을 딴 경이로운 새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추정합니다. 일종의 마케팅 전략이었던 셈인데, 그는 탐조 여행을 떠나기 전 신문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할 정도로 자기 연출에도 능했다고 합니다.

 

 

자연을 표현하고자 하는 나의 열렬한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은 결국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 움직이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베끼는 방법밖에 없다는 생각이 섬광처럼 스쳐 지나갔다!”

 

 

이 책은 현대의 조류학자인 켄 코프먼이 세상을 떠난 지 200년 가까이 지난 지금 미국 자연사의 거장으로 기억되는 존 제임스 오듀본을 남다른 통찰로 재해석했습니다. 오듀본이 수많은 새를 발견하고 기록하고 탁월한 화가로서 그 새들을 그련낸 인물이기에 북미의 새는 학문적인 성취와 예술적 완성도가 결합되어 2010년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약 1150만달러에 팔리며 당시 인쇄본 경매 최고가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치명적인 단점도 있었습니다. 노예를 소유했고, 백인우월주의적 시각을 드러냈으며 무엇보다 자신의 발견을 극적으로 부풀리거나 사실과 다르게 꾸미고, 다른 사람의 업적을 훔친 정황도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의 광기어린 집착은 한 인간의 전기를 넘어 자연을 소유하고 분류하려 한 근대의 욕망 뿐만 아니라 환경 파괴로 사라져간 새들에 대한 상실감까지 함께 담아내어 책은 생동감 있게 파헤칩니다. 새의 발견과정과 동시에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들여다 보는 좋은 계기가 되는 작품이었습니다.

 

 

 

#자연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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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나라 2 (양장)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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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은 도서입니다.

 

 

2권에서 세종은 음운의 중요성을 이야기 합니다. 논어, 맹자, 중용, 대학이 중요하긴 하나 경전에만 매몰되어서는 진정한 학문이라 할 수 없고 소리는 마음이 움직이며 생기는 것이니 소리를 바르게 내고 또한 기록할 수 있다는 이는 또 하나의 큰 학문이라 했습니다.

 

한글은 조선시대 일반 백성이 한자를 배우기 어려워 문맹 상태였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종은 백성들이 자신의 의사를 기록하고 전달할 수 있도록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문자를 필요로 했습니다. “글을 모르면 예를 모르고 예를 모르면 사람의 도리를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자음은발성기관 모양을, 모음은 천..인의 원리를 본떠 만든 과정이 책에 나와 있습니다.

 

소리는 사람의 숨결이요 숨결은 곧 하늘의 호흡이니, 악을 바로잡는 일은 천지의 기운을 고르게 하는 일이다.”

 

 

세종의 나라는 세종이 왕위에 오른 이후 조선이 처해 있던 정치적 상황과 국제 질서 속에서 국가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당시 조선은 중국 중심의 동아시아 질서 속에서 외교적으로 복잡한 위치에 있었고 조선의 지배층 상당수는 중국의 문화와 질서를 기준으로 받아들이고 한자만이 그 무엇도 대신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조선의 독자적인 길을 찾는 일은 쉽지 않은 과제였을 것입니다. 소설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세종이 어떤 고민을 했는지를 여러 차례 보여줍니다. 젊은 나이에 왕이 된 세종은 처음에는 기존 질서를 유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선이 독자적인 국가로 서기 위해서는 백성에게 힘을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새 글자의 반포!

 

쓰고 싶은 말을 표현하지 못할 것이 없고, 어디를 가든지 통하지 못할 것이 없다.”




 

언년이,개똥이,째보 세상에 그렇게 소중한 것이 없다는 듯 공들여 하나하나 획을 따라 긋고는 떨리는 손으로 붓을 내려놓는 덕보의 발밑으로 투슬투슬 눈물방울이 떨어지는 독자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고 마음이 울컥 차올랐습니다. 임금의 직책은 하늘을 대신하여 만물을 다스리고 백성을 사랑하는 것임을 알고 실천했던 세종의 애민정신은 위기의 시대일수록 우리는 세종을 생각해야 한다는 작가의 뜻과 한글이 단순한 문자 체계를 넘어 한국인의 정신과 국가 정체성을 상징하는 문화적 자산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자랑스럽게 생각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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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나라 1 (양장)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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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은 도서입니다.

 

요즘 개봉한 영화로 인해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김진명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로서 이번에 출간된 작품은 훈민정음 탄생 비화를 담아낸 <세종의 나라>입니다. 소설은 명나라의 거대한 그늘 아래 신음하는 조선에서 시작해 세종이 자신의 안위가 아낸 백성의 미래를 위한 승부수를 던지는 과정을 담은 내용이라고 해서 더욱 기대가 됩니다.

 

1권의 이야기는 안동의 가난한 선비 권중언의 집입니다. 그에게는 빼어난 미모를 지니고 시화와 서예에까지 능해 총명한 딸 숙현을 앞세워 집안의 운을 바꾸고자 합니다. 명문으로 꼽히는 파평 윤씨와 전주 하씨 자제들이 천년 고도 경주를 유람차 찾을 때 첨성대와 석굴암 등 고적을 보여주고 당대의 천하절색 숙현을 소개해 혼인에 이르게 하기 위함입니다. 포석정에 모인 우리 경주 시회에서 단 한 줄로 수백 문장을 압도한 숙현에게 마음을 뺏긴 윤교찬과 하영빈, 그리고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연잎 우의를 씌워준 이름모를 선비.

 

그날, 우의를 처음 입었던 날 이후로 숙현의 마음속에 조용히 자리 잡은 분은 한석리였습니다. 숙현은 한석리를 통해 낡은 책 속에만 갇힌 지식이 아닌 살아 숨 쉬는 진짜 세상을 배우게 되는데 안타깝게도 시대는 이들의 행복을 허락하지 않았고 심지어 숙현에게 청혼하려고 온갖 선물을 보내던 사대부 양반들은 혼사가 틀어지자 추악한 짓을 벌이며 그녀를 명나라 공녀로 보낼 생각을 하는데 명나라 환관의 횡포와 조선을 뒤흔든 금혼령이라는 벽앞에 두 사람은 조국과 서로를 지키기 위해 각자 원치 않은 길을 걸어가게 됩니다.




 

세종과 석리의 만남

 

석리는 본시 무과에 급제한 후 내금위 소속 겸사복으로 양녕대군을 시위하였으나 그가 폐위당하고 나자 의금부에서 몸을 담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세종은 장영실과 함께 비밀리에 소리를 연구하는데 한석리는 세종의 명을 받고 죽은 스승 윤의겸의 흔적을 쫓으며 반화요설이라는 금서를 찾아야 하는데 낡은 책 속에서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하고 스승의 죽음이 '반화요설'과 맞물린다는 사실을 알아간다. 문자 창제가 단순한 발명이 아니라 잃어버린 소리를 되찾는 행위라는 설정이 여기서 힘을 얻고 명나라 환관 강백창은 조선을 압박하며 금혼령을 내리며 행패를 부리고 조정의 숨통을 조인다. 바깥의 위협이 안쪽의 균열과 맞물려 긴장이 커진다.

 

 

석리는 윤 사부를 믿고 싶었고 윤 사부를 사랑한 임금을 믿고 싶었다. 그들은 혹 자신과 장영실이 만물을 관찰했듯 글자의 또 다른 세계에 눈을 뜨고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 쏴아 소리를 내며 불어온 바람이 얼굴을 스치며 종루에 달린 풍경을 요란하게 흔들어대

 

 

자 조금 전까지 잠들어 있던 세상이 아주 조금, 미세하게 깨어나는 듯했다.---p.284

 

 

조선의 학자들이 글을 열심히는 읽으나 명의 경의 가져다 읽고 따르려고만 할 뿐 자신에 대한 공부가 없어 나라가 생동하지 못하는 것, 백성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 삶에 어떠한 애환이 있고 고통이 있는지에 대한 고려는 없으니 양반은 스스로 뽐내기만 하고 백성은 죽은 것과 다름없음을 윤 사부의 죽음을 알기 위해 황찬을 찾아가게 되고 글자의 정통성, 조선에서 가장 무서운 힘은 왕권도 재산도 칼도 아닌 글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2권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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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
이랑 지음 / 이야기장수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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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도서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가장 가깝고도 관계가 주는 복잡 미묘한 사이는 엄마와 딸입니다. 서로에게 누구보다 깊은 애정을 느끼면서도 갈등과 상처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제목이 독특한 책, 일본과 대만에서 선출간된 이랑 작가의 걸작 <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가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은 세상에 온 것이 힘에 부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사랑 때문에 가슴 찢어진 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가족에세이로 기대가 됩니다.

 

 

랑의 부모는 어린나이에 결혼해 무방비 상태로 3남매를 낳았고 어른들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하면서 자랐지만 막상 어른들에게는 적절한 보호와 도움을 받지 못한 상황과 여러 가지 이유로 18세의 어린 나이에 집을 나와 고시원에 들어갑니다.

 

 

언니와 랑은 서로를 혈연이 아닌 피해생존자 동지로서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어린 이랑은 엄마를 너무나 사랑해서, 엄마 옆에 붙어 앉아 책 읽고 노래를 부르며 사랑을 갈구하고 언니 역시 가족을 끝끝내 놓지 못하고 돌보느라 자신을 전부 소진하는데...

 



 

“2021, 언니가 죽었다.

삶에 지친 언니는 모든 에너지를 쏟고 소진사消盡死하였다.

언니의 장례식장에서 사람들은 밤새 춤을 추었다.

나는 미친년이다, 그리고 우리 언니와 엄마는 더 미쳤다.”

 

 

202112월 이랑의 언니 이슬은 스스로 생을 마쳤습니다. 그것은 랑이에게는 단순한 죽음이 아니었고 가족을 위해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다 기력을 다한 소진사消盡死 였습니다. 언니의 죽음 앞에서 이랑은 4년에 걸쳐 한 글자 한 글자 써내려가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삼켜야 했던 눈물과 말하지 못한 수많은 말들을 써내려 갑니다.

 

 

 

육아에 도움이 되지 않은 폭력적인 남편과 두 딸에게 감정 쓰레기통으로 비춰진 어머니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가부장제와 남아선호사상에 물든 정식 결혼과 혈연으로 3대가 단단하게 뭉친 대가족 집안에서 태어난 엄마 김경형의 미친년 인생은 엄마 만의 탓은 아닙니다. 엄마 탓은 아니지만 엄마가 미친년이 될 수밖에 없었던 그 잔혹한 굴레 속에서 이랑 또한 미친년으로 자라게 됩니다. 그나마 나는 내 이야기를 세상에 꺼낼 수 있는 미친년이라 다행이라고 하지만 나뿐 아니라 엄마의 미친년 역사도 무척 소중하기에 이 책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싶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평소 기록에 집착해와 10대 때부터 지금까지의 써온 일기장과 노트는 가족의 역사가 됩니다.

 

이룰 것은 이루되, 욕망하지는 말자.’ ---P.145

 

 

어떤 여자들은 왜 대를 이어 미친년으로 자라나는 걸까? 어쩌면 미칠 수밖에 없는 게 아니었을까? 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슬픔, 대를 이을 장손을 찾아 양손을 들이는 과정에서 생긴 갈등, 남아선호사상으로 인한 차별 등 많은 사람이 가족 안에서 상처와 차별을 받지만, 그 이야기를 꺼내지 못한 채 이 땅의 딸들은 그렇게 살아갑니다. 그리고 침묵 속에서 상처는 곪고, 커지며 대물림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랑은 자신의 뿌리와 역사를 똑바로 살피고, 드러내기로 합니다. 누군가를 비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그 역사가 자신 안에서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마주하기 위해서.

 

나는 죽음을 자주 이야기하는 사람이었다. 자주 말하다보니 어느샌가 죽음에 끌렸고, 죽음을 무서워하는 마음이 없어졌고, 죽음을 귀여워하게 됐다. 죽음을 상징하는 이야기와 이미지로 내 주변을 채웠고,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창작자들과 가깝게 지냈다. 사람들은 그런 나를 보며 불안해했다. 그들이 불안한 마음으로 나를 사랑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p.173

 

 

육아에 도움이 되지 않은 폭력적인 남편과 두 딸에게 감정 쓰레기통으로 비춰진 어머니의 마음은 가부장제와 남아선호사상에 물든 정식 결혼과 혈연으로 3대가 단단하게 뭉친 대가족 집안에서 태어난 엄마 김경형의 미친년 인생은 엄마 탓이 아닙니다. 엄마 탓은 아니지만 엄마가 미친년이 될 수밖에 없었던 그 잔혹한 굴레 속에서 나 또한 미친년으로 자라게 됩니다. 그나마 나는 내 이야기를 세상에 꺼낼 수 있는 미친년이라 다행이라고 하지만 나뿐 아니라 엄마의 미친년 역사도 무척 소중하기에 이 책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싶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엄마의 트라우마가 자식에게 이어지지 않도록 엄마와 딸이 서로 갈등을 통해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관계를 재구성하는 기회가 되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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