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없는 시민 - 끝내 냉소하지 않고, 마침내 변화를 만들 사람들에게
강남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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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일상을 뒤로하는 퇴근길, 법원 앞을 지나서 걸어가는 발걸음을 무겁게 하는 곳이 있습니다. 눈으로 읽기에도 무서운 말들이 써 있는 조화가 즐비하게 줄을 서 있는 곳입니다. 구조가 바뀌어야 사회가 바뀐다. 새로운 감수성의 사회비평, 정치는 시민의 몫이고 시민은 교체되지 않는다? 우리 시대 시민의 역할과 윤리에 대한 가장 신선한 통찰 <지금은 없는 시민>에서 작가는 원칙을 어겨서라도 승리하면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 라는 것이 현실주의의 약속이다 라고 합니다.

 

파편적으로 흩어진 목소리들이 하나의 지향을 공유하는 큰 파도가 될 수 있도록 구심점을 만들어주는 것, 그는 자신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어 각자의 정치를 펼칠 수 있도록 퍼실리테이팅(facilitating)' 하는 정치인이다. 그의 퍼실리테이팅에 따라 당원과 지지자들은 정치라는 장의 울타리 바깥에 머물 틈이 없다.-책속에서

 

 

벼랑 끝이라는 위기의식은 승리를 선언하는 순간을 끊임없이 이 다음에 나중으로 흐지부지 미루게 됩니다. 국민들은 검찰과 경찰의 싸움을 매일 지켜봐야만 했고 국회에서는 절대 과반을 이뤘지만, 차별금지법이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민감한 쟁점들에 대해 정부와 여당은 여전히 애매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 시민들은 코로나와 각종 산업재해로 사망하는 사건 사고를 메스컴을 통해 지켜 보고 있는 현실이 답답합니다.

 

 

선거권에 기준이 필요하다면 실제로 성숙해지는 나이가 아니라, 제도적 관점에서 성숙해졌다고 간주할 수 있는 나이일 터다. 제도적으로 고안된 어떤 생애주기를 통과하면 선거권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의무교육 과정은 그 기준이 될 만하다. 의무교육은 국가가 의무적으로 제공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모든 국민이 의무적으로 제공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모든 국민이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는 의미도 함께 있다.-책속에서

 

이들의 벼랑 끝에 내몰려 있다는 위기의식과 그로부터 비롯된 정치적인 결정들을 검토하다 보면 결국 하나의 근본적인 질문에 이르게 된다고 합니다. 오늘날 정말로 벼랑 끝에 내몰려 있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여성가족부 장관으로부터 성인지 학습기회운운하는 말을 들어야 하는 미투 고발자들, 차별에 시달리는 사회적 약자들, 지금도 산업재해로 죽어가는 노동자들이야말로 높고 가파른 절벽 끝에 매달린 존재들이지 않은가. 한번쯤 읽어 보고 생각해봐야 할 시민들의 희망찾기 조금더 좋아질 수 있는 그날은 반드시 올거라고 독자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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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돈의 세계사 - 화폐가 세상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서수지 옮김 / 탐나는책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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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나는 책에서는 세계사 시리즈를 출간하고 있는데 어렵게만 생각한 세계사를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잘 쓰여 있어서 독자가 읽는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술의 세계사, 음식의 세계사, 그리고 이번에 읽은 <처음 읽는 돈의 세계사> 는 세계 4대 문명 발상지에서의 돈부터 동전과 지폐, 은행, 보험 등의 탄생 배경, 투자와 투기로 인한 돈의 팽창, 그리고 전 세계적인 금융 위기까지, 인류 문명의 발달과 함께해온 돈의 역사를 짚어본다.

 

 

무역은 자신의 경제권에서 희소가치가 있는 상품을 다른 경제권에서 가져다 파는 데서 시작되었다. 그런데 산업혁명 이후에는 도시의 공업이 소비의 욕망을 충족하고 확대해 자국에서 생산된 과잉 생산물을 해외 시장에 내다 팔아야 했다. 경제는 밖에서 밖으로 팽창한다. 기업 경영자는 을 세계 규모로 회전시켜 이익을 창출했다. 바야흐로 이 세계적 규모로 활동하고 증식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책속에서

 

 

1970년 이후 제2차 산업혁명이라는 기술혁명이 이루어지며 내열기관, 전력이 새로운 에너지로 등장했다. 중화학 공업이 눈부시게 발전하여 빅 비즈니스가 일반화되었고, 대중에게서 천문학적인 액수의 을 조달하기 위해 은행과 증권회사가 큰 역할을 맡게 되었다. 으로 을 버는 투자가 대규모 시스템으로 구축되었다.-책속에서

 

 

어릴적 사용하던 동전은 시간이 흘러 이미 자취를 많이 감추었고 은 가치를 측정하는 잣대, 교환의 매개로 모습을 나타내어, 사회를 원활하게 움직이는 문명의 혈액으로서 기능했고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에 따라 세계를 주름잡는 패권국으로서의 지위도 결정되고 자본주의 시대에 부의 지도가 곧 세계 패권의 지도가 되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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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펜딩 타임 - 절대적 부의 영역을 창조한 시간 사용의 비밀
대니얼 해머메시 지음, 송경진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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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하루 24시간 그 시간을 어떻게 계획하고 쪼개서 사용하느냐에 대해 결과는 천차만별로 달라집니다. 노동경제학과 시장경제학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자인 대니얼 해머메시가, 지난 50년 동안 전 세계 경제학자들과 함께 추적 연구한 끝에 밝혀낸 시간 사용의 패턴과 부의 상관관계를 다룬 책 <스펜딩 타임>은 미국과 캐나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서구권 국가들은 물론, 한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노동자 그룹, 남과 여, 인종, 낮과 밤, 연령, 근무 형태, 수입의 정도 등 모든 분야에서 수집 가능한 시간 사용 데이터를 모았고,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르지 않는 부의 절대적 영역에 있는 사람들의 비밀을 파헤친 책입니다.

 

 

돈이 더 많고 시간이 조금 더 있다면 우리는 이전 세대보다 시간당 다른 활동을 더 많이 할 수 있다. 돈을 쓰지 않더라도 한 시간만큼의 돈 자체는 할아버지 세대보다 많다.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도 한 시간이라는 시간은 비싸다. 그것이 기회비용이다. 그냥 누워 있는 것 말고도 시간을 다른 용도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매일 우리 빌딩 주차장에 있는 빈 주차 공간을 볼 때마다 나는 기회비용을 떠올린다. 70달러에 세를 놓을 수 있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우리가 그 자리에 돈을 지불하지 않고 비워두는 것은 사실상 매달 70달러의 비용이 그는 셈이다. -책속에서

 

 

부자가 다른 사람들과 시간을 다르게 사용하는 모든 방법은 자유로운 선택의 결과물이다. 어느 누구도 대졸자, 의사, 변호사 혹은 교수에게 다른 사람들보다 유급 근로를 더 많이 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아무도 그들의 일하지 않는 배우자에게 잠을 덜 자거나 TV를 덜 보도록 강요하지 않는다. 시간에 대한 선택은 자신의 것이다. 그들은 다른 것을 더 많이 즐기고, 세속적으로 더 다양한 삶을 사는 것 그리고 하루 및 주중의 더 쾌적한 시간에 일하는 것을 선택한다. 이것은 경제적으로 부유한 사람들에게 더 많이 일어나는 삶의 즐거운 특성이다. ‘왕이 되는 것은 좋은 일이며, 서구사회 특히 상대적으로 소득 불평등이 증가한 미국에서 부유한 사람들과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은 거의 왕 혹은 여왕이나 마찬가지이다. -책속에서

 

 

사람은 일정량의 정해진 노동뒤에 적당한 휴식의 완벽한 균형이 있어야만 행복한 부와 건강한 삶의 질을 동시에 잡는 수 있습니다. 시간이 매일 부족하다고 투정을 부리고 사는 바쁜 현대인을 위한 책, 그리고 일하지 않는 시간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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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수법 -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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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미스터리 페어 또한 그랬다. 도서 미스터리란, 범인의 시선에서 서술된 반전이 있는 미스터리를 뜻하는 말로, 명작도 많지만 절판된 작품도 많다. 페어 개시 직후, 진열된 <백모살인사건><백모살인> 두 권 모두 팔려버리고, 리처드 오스틴 프리먼의 <손다이크 박사의 사건집>이나 <포터맥 씨의 실수>, <노래하는 백골> 도 바로 사라졌다. F.W. 크로프츠, 프랜시스 아일스나 로이 빅커스의 책도 마찬가지다.

 

 

어디까지나 가정인데, 집주인인 고하마가 바닥 밑에 사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 집을 철거하기 전에 어딘가로 옮기고 싶었던 거라면 어떨까요? 사체는 벽장 바닥 밑에 있는데, 그 벽장에는 책이 잔뜩 들어차 있고, 미닫이문 앞에도 수납박스가 놓여 있었습니다. 노인 혼자 그것들을 치우고 사체를 꺼내는 건 힘들었겠죠.”그 폐가에서 소동이 발생했다면 이웃이 들었을 것이다. 게다가 그 집을 제 발로 따라갈 특이한 인간이 있다고도 생각되지 않는다. 백골이 발견된 지 아직 1주도 채 지나지 않았다.

 

 

도청기를 강조해 말했지만 도마는 별다른 반을을 보이지 않는다. “어느 조직에나 폭주하는 인간은 인간이다이 . 출세욕이 강하고 머리가 나쁜 부하가 있으면 팀 리더는 고생하는 말이죠.” 자기보다 연상이어도 사무사와의 계급이 아래다 보니 이라 부르는 주제에, 쓰는 단어만 민간 기업처럼 팀 리더엘리트라면 엘리트답게 출신학교 넥타이라도 매면 좋을텐데, 고양이 무늬라니, 마음에 들지 않는 인간이다.사쿠라이는 도청기를 전직 감식반 아저씨에게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전직 경찰이 옛 직장에 의리를 지켜 증거품을 유출한 걸까?

 

 

도야마가 빈 책들을 채우라고 명령해서 이렇게 낮부터 고서점을 돌고 있는데,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란 바로 이런 것을 말한다. 와카타케 나나미 시리즈중 세 번째 책은 <이별의 수법>입니다. 전작에 비해 많이 다치고 입원까지하고 하무라 아키라 탐정의 고생이 역력해서 스릴과 안타까움이 교차한 작품이었습니다. 독거 노인의 폐가에서 발견된 백골시체, 왕녀 인기 배우 후부키의 딸(시오리 당시24) 를 찾는 일, 엄청난 사건 후 20년 서로가 떨어져 있던 시간 속에 오랜 시간의 터널을 지나 비밀과 이별을 할 수 있을까요? 어머니와 딸, 아내와 남편처럼 언젠가는 우리 모두 이별을 해야 합니다. 그 이별이 좋은 기억이기를 와카타케 나나미만의 <이별의 수법>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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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인권운동가 소파 방정환 - 기발한 기획과 초대형 행사를 이끈 문화혁명가
민윤식 지음 / 스타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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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지 100. 세상을 하직하는 마지막 순간에도 어린이를 부탁해...”라고 말하며 떠난 소파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라는 말을 만들고 어린이를 사랑한 민족의 스승이었습니다. 소파 방정환 서거90주년과 어린이라는 말을 처음 쓴 100년의 해를 맞아 뜻깊게 출간된 책입니다. 어린이를 사랑하신 분이라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기발한 기획과 초대형 행사를 이끈 문화혁명가이며 신문보다 훨씬 많은 부수가 팔린 잡지를 만들어 낸 편집자이고 발행정지와 폐간 속에 40개 넘는 필명으로 글을 쓴 혁명가이자 독립운동가였습니다.

 

 

잡지(어린이)1923320일 소파의 나이 스물다섯 살 때 창간된다. 이로써 소파는 어린이운동 최선선에 나선다. 동경에서 색동회 발회를 논의하기 위해 첫 화합을 가진 것이 316일이니까 그로부터 나흘 뒤었다. 창간호는 46배판 12면에 푸른색 잉크로 박았다. 판형은 크고 부피는 얇았다. 매달1일과 15일 두 번 발행하는 격주간이며, 정가는 5전이었다. 애초에 창간 일자는 31일로 정했었다. 그러나 320일이 되어서야 나왔다. 소위 원고 검열하는 절차가 어떻게 까다로웠던지 <어린이>는 태어나자마자 검열과 삭제라는 호된 신고식을 치른 것이다. <어린이>지의 앞날이 순탄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책에는 대가족제도·식사 준비·전통 의복과 주택의 개선을 주장하고 그것을 실천한 실용주의자 방정환, 사회를 개혁하고자 사회주의를 받아들였으나 사상에 구속당하지 않은 진보주의자 방정환, 남녀가 다르지 않으며 계급에 따라 인간의 가치는 달라지지 않는다고 생각한 평등주의자 방정환, 계급주의의 모순으로 희생당하는 민중을 염려하고 나약한 위치에 있던 여자와 아이들을 위하고자 애쓴 박애주의자 방정환 등 하나의 주의로 담을 수 없는 소파 인생의 장대한 감동 스토리가 있습니다. 일제치하에서 조선인의 주체성을 잃지 않고 또 의암 손병희선생과 만해 한용운성생을 스승으로 만나 큰 가르침과 영향을 받았습니다. 불우한 시대를 사는 소년들에게 희망을 되찾게 해주고 어린이를 존중하는 법을 가르쳐준 위인이었습니다.

 

동료들에게는 일 많이 하라고 장남 운용에게는 공부 잘하라고 했었다. 그러고는 마지막으로 어린이를 부탁해하고 꺼져 가는 말로 끝맺으며, 마치 만세 삼창을 하는 듯이 두 손을 서너 번 올리려고 했다. 그동안 너무도 몰랐던 위인 방정환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감사하는 마음에 고개가 절로 숙연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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