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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
헤르만 헤세 지음, 김지선 옮김 / 뜨인돌 / 2022년 5월
평점 :

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 / 완독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는 작가 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입니다. 1900년대 당시 비평 트렌드와 독서 세태까지 책에 얽힌 폭넓은 주제들을 통해 책을 고르고 읽고 정리하는 그만의 철칙들을 읽고 조금이라도 배워보려고 합니다. 책은 헤르만 헤세가 21세기 탐서가들에게 전하는 문학과 책에 대한 경이로운 찬가입니다. 헤르만 헤세는 작가이기 이전에 근면한 독자이며, 욕심 많은 장서가이며, 뛰어난 서평가 였습니다. 독서를 하는데 부지런함을 당할 자는 없습니다. <헤르만 헤세의 책이라는 세계>는 대문호 헤르만 헤세의 이러한 숨은 면모를 흥미롭게 보여주고, 헤세가 사랑한 불멸의 고전과 그의 폭넓은 문학관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는 ‘책에 관한 에세이’입니다. 독서에 대해, 글쓰기와 글에 대해 문학과 비평이라는 주제에 대해 또는 시에 대해 헤세의 생각을 정리한 에세이가 표지부터 설레게 합니다.
독자들에게 불꽃 같은 에너지와 젊음을 맛보게 해주지 못하고 신선한 활력의 입김을 불어넣어 주지 못한다면 독서에 바친 시간은 전부 허탕이다.---p.13
헤세는 독서를 가볍게 생각하는 독자들을 준엄하게 꾸짖습니다. 애초부터 진지하지 못한 자세로 독서에 임하다 보니, 정작 독서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 얻는 것은 적은 불합리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말이다. 헤세는 이렇게 말한다. “아마 사업을 그런 식으로 하면 금방 망할 텐데.” 다른 일상사에서는 치밀하고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이, 정작 독서에 대해서는 당연하다는 듯 방만한 태도를 취하는 세태를 꼬집는 헤세의 위트 넘치는 풍자이며 자극을 주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독서는 정신집중을 요하는 일인데, 정신을 ‘풀어놓으려고’ 책을 읽는다는 건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정서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라면 정신을 분산시킬 게 아니라 오히려 집중해야 한다.” 헤세의 깊은 뜻입니다.
올바른 독자들에게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타인의 존재와 사고방식을 접해 그것을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그를 친구로 삼는 것을 뜻한다. ---p.129
잘못된 독서란 무엇보다도 자신에게 부당하고 무가치한 일로 시간을 허비하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하등 중요하지도 않고 그러나 금방 잊어버릴 게 뻔한 일에 시력과 정신력을 소모하며 일절 도움이 안되고 소화해내지도 못할 온갖 글들로 뇌를 혹사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무가치한 독서로 시간을 낭비한다면 그만큼 미련한 일이 될 것입니다. 최근에 같이 읽은 <세기의 책과> ,<시카고 플랜 위대한 고전>은 내용은 다르나 어떤 면에서는 일맥상통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양서를 고르고 또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책을 대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는 유익한 책입니다. 복잡하고 어지러운 세상에 삶을 단단히 부여잡기 위해 독서는 중요한 것입니다. 어릴 적 무턱대고 읽은 책에서 가치관이 정립된 어른이 됐을 때 읽은 책들은 중요한 책의 선별해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조금은 눈이 떠졌을지도 모릅니다. 독서는 남녀노소 부자이거나 가난하거나 전혀 제약이 없는 가장 좋은 취미라고 생각됩니다.
헤세는 책에 열중하지 못하는 독자를 가리켜 ‘불량독자’라고 했습니다. 불량독자의 해악은 바로 자기 자신에게 부당한 효과를 끼치는 데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헤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양적인 독서’가 아니라 ‘질적인 독서’입니다. 영화와 TV, 인터넷과 SNS 등 각종정보의 홍수에 시달리고 일에 치이다 보니 독서를 게을리하는 21세기의 우리에게도 유효한 지적입니다. “백 권 천 권의 베스트 도서 같은 것은 없다. 라는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각자 끌리고 수긍하고 아끼고 좋아해서 특별히 선택하게 되는 책들이 있을 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