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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러블 스쿨보이 2 ㅣ 카를라 3부작 2
존 르 카레 지음, 허진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7월
평점 :

스파이 소설의 최고 ‘존 르 카레 John Le Carré’
영국의 소설가(1931~2020)
강한 신념이나 의지가 없다면 스파이의 일을 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스마일리와 웨스터비 두 인물이 가진 공통점은 신념이었습니다. 정보부 일이 조국에 갚을 기회를 주었기 때문에 항상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는 스마일리의 말은 그의 강한 신념을 짐작하게 합니다. 웨스터비는 큰 몸에 맞지 않은 유순한 성격 때문에 스쿨보이라는 이름이 어울립니다. 20세기 후반, 이미 쇠퇴해 가는 조국 영국을 바라보며 세계의 모든 비합리성이 자신들에게서 비롯되었다는 부채 의식, 아시아 전역에서 벌어지는 전쟁의 참상을 바라보며 그것을 다름 아닌 무능력하고 무기력한 서양인들이 야기했다는 인식이 이들 나름의 치열한 싸움을 이끄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자신이 사건을 처리하는 방법과 제리가 처리하는 방법에 대한 모든 비난에 맞섰다. 스마일리는 나무를 흔들었다고, 그래서 코가 겁을 먹은 거라고, 시간이 지나면 그들이 옳았음이 증명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p.210
훔친 석유를 가득 채운 포도주병을 포탄이 떨어지는 마을 한복판에서 지키고 있는 아이들, 기관총과 포탄 소리 속에서 히스테릭한 웃음을 터뜨리며 기이한 만찬을 즐기는 서양인들, 아이를 볼모 삼아 거리를 누비는 태국인 대령 탄탄한 스토리에 사건의 중심에 다가갈수록 상황은 점차 드레이크 코에게 정황을 포착하게 됩니다. 저자는 10년 후에 이 책을 집어 드는 또 다른 이유는 기억 속의 슬픈 미소와 같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습니다. 이제는 없어져 버린 캄보디아를 위해서. 악마를 쫓아갔던 조지프 콘래드의 마지막 남은 하항과 사라진 프놈펜을 위해서 독특한 인물과 저자의 눈부신 관찰력을 더해 작품을 읽는 독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비행기가 비구름 속으로 들어가자 즉시 고도가 떨어져 찰리 마셜이 스위치를 몇 개 올리고 내리자 제어판에서 삑 소리가 울립니다. 제리는 질주하는 구름 속에서 각도를 제대로 계산 했을까요. 흥미로운 장면입니다.이야기는 영국과 중국, 동남아시아 전역을 배경으로 펼쳐지며 등장하는 전직 아시아 전문 기자 제리 웨스터비,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러시아의 스파이 마스터 카를라, 상하이 출신의 홍콕 유력인사 드레이크 코등 등장인물 만으로도 스케일을 짐작할 수 있는 [사상 최고의 첩보 시리즈]라 불리는 카를라 3부작중 두 번째 작품으로 처음 읽게 된 책입니다. 스쿨보이 앞에 붙은 오너러블이란 호칭은 귀족이라는 제리의 신분을 나타내는 말인 동시에 험한 일을 하면서도 그가 마음 깊은 곳에 잃지 않았던 고결함을 나타내는 말을 뜻한다고 합니다. 두 명의 주인공, 스마일리와 웨스터비 이들을 이끄는 공통의 신념은 같으나 런던에서 작전을 지휘하는 스마일리와 아시아 곳곳에서 발로 뛰는 웨스터비의 활약이 돋보이는 책입니다.
행동보다는 두뇌와 기지로 상대를 제압하는 영국 공작관 조지 스마일리, 전직 아시아 전문 기자 제리 웨스터비,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러시아의 스파이 마스터 카를라, 상하이 출신의 홍콕 유력인사 드레이크 코등 등장인물 만으로도 스케일을 짐작할 수 있는 [사상 최고의 첩보 시리즈]라 불리는 오너러블 스쿨보이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