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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루코와 루이
이노우에 아레노 지음, 윤은혜 옮김 / 필름(Feelm) / 2024년 10월
평점 :

작품성과 즐거움을 동시에 잡은 올해 가장 반짝반짝한 소설!
“일흔 살에도, 그 이후에도 삶은 여전히 반짝일 수 있다!” <마더>의 박은교 작가가 강력 추천하는 작품성과 즐거우을 동시에 잡은 올해의 가장 반짝반짝한 소설 <데루코와 루이>는 일본 작가 이노우에 아레노의 작품입니다.
가부장적 남편을 두고 떠난 70살 주부 ‘데루코’와 갑갑한 노인 아파트에서 뛰쳐나온 70살 샹송 가수 ‘루이’. 일흔 살 동갑내기인 그녀들은 줄곧 참기만 한 삶에 지쳤있습니다. 결국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루이’는 ‘데루코’에게 SOS를 청하고 데루코는 기다렸다는 듯,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남편의 은색 BMW를 훔쳐 루이에게로 향합니다. 살다 보면 가장 힘든게 인간관계입니다. 누구나 한번쯤 해 보았을 상상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무언가를 해내는 데 나이는 문제되지 않는다.”
데루코는 침실로 들어가 워크인 클로젯에서 해외 어행 갈 때 쓰는 대형 가방방 리모와의 슈트케이스를 꺼냅니다. 속옷과 옷과 신발을 넣었는데 특별히 애착이 있는 것이 하나 없다는게 괜스리 안쓰럽습니다. 반짇고리와 좋아하는 소설책 세권, 결혼할 때 가져온 돌아가신 부모님과 언니와 나의 어린 시절이 담긴 앨범을 챙기며 결국 이 집에서 가져가고 싶은 것은 별로 없었습니다. “잘 있어요. 나는 이제부터 살아갈게요.” 그렇게 데루코는 39년간 살아온 그 집, 아니 45년에 이르는 도시로와의 결혼 생활을 박차고 나와 암흑같은 자신의 인생에서 루이를 만납니다. 루이는 집에 립스틱으로 대문짝만하게 엑스표를 그려놓고 나왔다고 합니다. 일흔 살에 맞이한 인생 2회차 두 여자의 통쾌한 질주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100세 시대이지만 무병장수를 꿈꾸는 우리에게 현실은 그렇지 만은 않습니다. 일흔이라는 나이 아직도 살 날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이제 삶을 마무리 하는 시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데루코와 루이는 오랜 친구이지만 놀랄정도로 외모도 성격도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도 정반대입니다. 고상하고 우아한 현모양처 사모님으로 살아온 데루코, 사랑에 몸을 던지는 정열적인 삶을 살아온 샹송 가수 루이 하지만 단 한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인생이 한참 남았다고 생각하며 젊은이들보다 오히려 더 뜨겁게 살아가려는 의지와 열망이 가득합니다. 이 책의 저자 이노우에 아레노는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가로 우리에게 언젠가 닥칠 노년의 인생 제2의 인생을 어떻게 멋지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해 줍니다. 당당한 현실 탈출이라는 로드 무비가 영화의 한장면을 떠올리게도 해줍니다. 여성의 노년의 삶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이 책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