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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간의 가족
가와세 나나오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9월
평점 :

“우리는 사흘 전에 모두 죽었어.”
『4일간의 가족』은 『만사 조심하라』로 제57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가와세 나나오가 쓴 ‘인터넷 동반자살 지원자들의 위기에 빠진 아기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는 깊은 밤 산속, 오로지 자살을 하기 위해서 인터넷으로 알게 된 사람들이 한데 모이는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그런데 잠시 후 그들이 숨어든 산속에 또 다른 존재인 수상한 여자가 등장합니다. 배낭을 메고 나무숲으로 들어갔던 여자는 무언가를 버리고 산을 떠나는데... 블루홀식스의 미스터리 작품은 기대됩니다.
깊은 밤 산속, 서로 일면식도 없는 네 사람이 오로지 자살을 목적으로 모였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숨어든 산속에 또 다른 목적을 지닌 존재가 등장하는데 배낭을 메고 숲속으로 들어갔던 그녀는 무언가를 버리고 떠납니다. 그리고 들려온 이상한 울음소리, 네 사람은 소리의 근원인 배낭 속에서 갓난아이를 발견하고는 모두 움찔하며 경악합니다. 검고 동그란 눈망울은 놀랍도록 맑아서 어둠 속에서도 영롱하게 빛났습니다. 한밤중에 아이를 숲속에 버리고 오다니, 사람의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우리가 모든 상황을 지켜봤다는 걸 깨달았겠죠. 범죄 조직원은 당연히 우리가 아기를 보호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을 거예요. 그리고 신고가 들어가면 경찰이 숲을 수색하겠죠.” “다른 시체도 발견될 수 있겠네.” ---p.101
“그 아줌마 미친 거 아니야? 자기도 자식이 있다면서 이렇게까지 한다고? 도촬까지 하고. 내가 사카자키 나쓰미가 아니어도 상관없다는 식이잖아. 무조건 뭐라도 떡밥을 던져서 자기 현시욕을 충족할 뿐이라고.” “인터넷 세상이 원래 그런 곳이잖아. 새 화젯거리를 제공한 사람이 신이 될 수 있는.” ---p.279
우리한테 오는 아기들은 대부분 태어나는 순간 제 엄마 손에 죽을 운명이었어. 우리는 그런 목숨을 재활용하는 것 뿐이지. 끔찍하고 말고 할 것도 없어. ---p.326

작품 속 등장하는 네 인물은 하나같이 과거가 깨끗하지 않거나 호감 가지 않는 불쾌한 인물들입니다. 뼛속까지 남존여비 사상에 찌든 60대 남성, 스낵바를 운영하던 탐욕스러운 노파,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시골 조직을 파괴하는 젊은 여자, 건방진 열여섯 살 소년, 나이도 성격도 제각각인 네 명의 완벽한 타인이 ‘아기 구하기’라는 계기로 자신들의 목적을 뒤로하고 변화합니다. 자신이 지금껏 살아온 길을 되돌아보게 하는 거울인 ‘아기’라는 존재를 마주하고 함께 보호하면서 저마다 마음의 빈 부분을 채우고자, 다시 한번 살아갈 기회를 잡아가는 과정입니다. 삶을 포기하려던 순간 지난날의 과오를 반성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극한의 상황에 닥쳤을 때 어떤 선택을 하느냐 4일간의 가족으로 묶인 네 사람은 진짜 가족은 아니지만 이 사람들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아이의 정체? 아이는 누가 산속에 버리고 갔는지? 네 사람은 아이를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려 보낼 수 있을지 4일간의 가족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