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박은정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 107일 하마스(팔레스타인의 무장 정파)의 이스라엘 침공이 있었습니다. 로켓 공습으로 시작된 공격은 지상군의 침공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스라엘도 바로 맞대응했습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측 사망자는 3천 명에 육박하며 부상자는 1만 명을 넘어섰고, 이스라엘 측에서는 1500 명가량이 숨지고 약 4천 명이 다쳤다고 합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이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닌 것처럼 중동 지역은 4차 중동전쟁까지 있었을 만큼 갈등의 골이 깊습니다. 그렇기에 전 세계 많은 국가들은 이번 전쟁이 5차 중동전쟁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전쟁은 늘 인류 옆에 있었습니다. 불과 100년 전인 20세기만 봐도 알 수 있는데요. 두 번의 세계대전, 한국 전쟁과 베트남 전쟁, 1~4차 중동 전쟁과 걸프전쟁 그리고 냉전까지, 수많은 전쟁이 있었습니다. 전쟁의 시대였던 20세기가 저물 때, 많은 사람들이 다음 세기는 보다 평화롭기를 희망했습니다. 이 희망을 비웃기라도 한 듯, 21세기는 9.11테러로 시작되었습니다. 20222월에 발발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그리고 2023107일 또 하나의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그것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대규모 침공을 감행해 또 수많은 희생자(민간인)를 내고 있습니다. 이렇듯 전쟁을 여전히 지구상에서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나는 이 책을 읽을 사람도 불쌍하고

읽지 않을 사람도 불쌍하고,

그냥 모두 다 불쌍해……

 

 

201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벨라루스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의 저자는 자기만의 독특한 문학 장르를 창시했고 일명 목소리 소설(Novels of Voices)’, 작가 자신은 소설-코러스라고 부르는 장르라고 했습니다. 이 책은 다년간 수백 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해 모은 이야기를 Q&A가 아니라 일반 논픽션의 형식으로 쓰였지만, 마치 소설처럼 읽히는 강렬한 매력이 있는 다큐멘터리 산문, 영혼이 느껴지는 산문으로 평가받고 있고 독자도 아끼는 책입니다.

 

 

장르는 전쟁 논픽션으로, 서술 방식이 특이한데 제2차 세계대전의 독소전쟁에 '소녀병사'로 종군한 참전자들의 구술 녹취록을 그대로 글로 옮겨놓았습니다. 생생하고 잔혹한 묘사로 솔직히 다시 읽는데 마음을 다잡아야만 했습니다. 독일군이 소련의 민간인, 포로, 파르티잔을 가리지 않고 자행한 참혹한 고문과 만행이 적나라하게 묘사되며 또한 소련군이 독일군의 포로와 민간인을 상대로 자행한 보복행위도 숨김없이 묘사되어 독소전쟁의 실상이 얼마나 끔찍하고 참혹했는지 말해줍니다.

 

 

책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참전자들은 순전히 애국심으로 자원 입대한 10대 소녀들입니다. 소녀 병사가 아닌 등장인물로는 보급열차 기관사, 항공기 조종사 몇 명과 빨치산 대원들이 있지만 그래봤자 이들 모두 1940년대에 20대 초반에서 30대 정도의 나이였습니다. 이 책을 읽은지 오래 되었지만 현실은 조금 달라졌나요? 전쟁에 직접 참전하고 살아남은 여성 200여 명의 목소리로 침묵을 강요당했던 그녀들의 눈물과 절규로 완성된 전쟁문학의 기념비적인 걸작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