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헤스와 나 - 짧은 만남에 관한 이야기
제이 파리니 지음, 김유경 옮김 / 책봇에디스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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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와 나 완독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제이 파리니가 젊은 시절, 20세기 가장 위대한 작가로 평가받는 호르헤루이스 보르헤스와 스코틀랜드를 가로지르는 여행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 형식의 회고록 <보르헤스와 나>는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존재하지 않는 목소리를 듣고 비현실적인 것을 꿈을 꾸는 어느 청년과 노인의 잊을 수 없는 만남이자, 한 시대에 대한 마술적 여행이기도 합니다. 베트남전의 징집을 피해 스코틀랜드로 간 제이 파리니는 우연히 알레스테어 리드라는 번역가를 알게 되고, 그의 부탁으로 보르헤스를 돌보게 됩니다. 당시 70대였던 보르헤스는 시력을 잃고 쇠약한 상태였으나 , 파리니가 1957년식 모리스 마이너를 모는 것을 알게 되자 하이랜드를 여행하게 해달라고 부탁들 하고 보르헤스의 갑작스런 부탁으로 그들은 그날 바로 스코틀랜드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짧은 만남에 관한 이야기, 위대한 작가에 대한 완벽한 안내서가 될 책입니다.

 


 

신중히 살아가길, 생의 본질적 사실들만을 마주하기를, 그리고 삶이 내게 가르친 것을 내가 제대로 배웠는지, 죽음이 다가왔을 때 내가 제대로 살았는지 깨닫게 되기를 간절히 바랐다.---p.25

 

 

인생의 목적도 없고, 공황장애와 불안증에 시달리며 희망과 두려움이 뒤섞인 폭풍 같은 시절의 보내며 베트남전의 징집을 피해 스코틀랜드로 간 20대 제이 파리니는 우연히 알레스테어 리드라는 번역가를 알게 되고 그의 부탁으로 70대 보르헤스를 돌보게 됩니다. 보르헤스는 시력을 잃고 매우 쇠약한 상태였으나 파리니가 1957년 모리스 마이너를 모는 것을 알게 되자 하이랜드를 여행하게 해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보르헤스의 갑작스런 부탁으로 그들은 그날 바로 스코틀랜드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그를 숨막히게 하는 일상과의 탈출이라는 문학, 사랑, 시에 대한 여정은 이렇게 시작하게 됩니다.

 

 

“그는 수사적 연설의 서두를 시작하듯 “자네는 한때는 신인이었어. 에머슨이 우리에게 상기시켰듯이 말일세, 그러고 나서 세상에 질투가 등장했다네. 나나 자네나, 다른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을 소유했다고 생각했던 게지. 더 많은, 더 많은 재능, 왕좌에 앉은 아버지로부터의 더 많은 애정을 말일세,”---p.241

 

그리스어로 신화를 뜻하는 단어 ‘미토스(Mythos)'는 거짓이 아니라 진실보다 더 진실한 이야기를 뜻합니다. “신화는 현실의 짜임 속에 존재하는 눈물이라네.” 엄청난 에너지가 그 신성한 균열 속으로 흘러 내려갑니다. 우리의 이야기, 우리의 시도, 아무리 사고 하더라도 보르헤스는 그 때 북유럽 게르만족의 영웅 베오울프를 생각합니다. 보르헤스의 이야기는 멈출 것 같지가 않습니다. 그의 젊은 시절엔 에덴동산이 있었고 팔레르모에 살 때는 노라의 집에 들러 노라의 어머니 베르타 에르피요르드 드랑에는 타락 이전의 이브 같았고 하이디, 치나, 노라 의 아름다운 딸들 위에 군림했었다. 그리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 천국에서 쫓겨 났을 때 그 후 몇십 년을 무감동한 자기중심주의 나락으로 떨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50년의 기억 속에는 음악과 시가 있었습니다. 문가에 있는 큰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푸카의 기법> , 운명은 바닷가 조약돌보다도 더 어둡고 길다는 오든의 앵글로색슨 시, 4월엔 등나무가 거대한 보랏빛 터널을 만들고 책은 미로와 거울과 분신으로 가득한 보르헤스의 세계가 아른거리면서도 사랑과 시에 대해 때로는 음악에 대해 파리니에게 문학과 사상을 가르쳐 줍니다.

 

세익스피어, 밀턴, 스비븐슨, 네루다, 키플링, 다니엘 디포, 아라비안나이트, 로빈슨 크루소 돈키호테, 리어왕, 맥베스, 신곡 등 수많은 작품들 그리고 보르헤스의 작품을 찾아 일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책은 대체로 사실로 실제 사건에 기초하고 있으나 기억이라는게 그렇죠. 오랜시간이 흐르다 보면 약간 만들어지기도 하는데 만들어졌다기 보다는 그렇게 믿고 싶은 것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책은 소설 형식을 띤 회고록이 되었습니다. 비현실적인 꿈을 꾸는 청년과 인생의 막다른 길목의 노인의 우연한 만남이 여행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알레스테어와 제프, 재스퍼, 우리는 그 기이한 언어로 된 시를 낭독하는 보르헤스의 목소리와 갈매기들의 울음소리 그리고 그를 삼킬뻔한 파도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50년 기억속에 머물던 이야기가 하나씩 꺼내져 나오면서 인물을 하나씩 떠나 보내는 것이 아쉬운 추억으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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