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선·면
구마 겐고 지음, 송태욱 옮김 / 안그라픽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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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물,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을 잇다

20세기를 지배한 이기는 건축에 대항하는

구마 겐고의 입자 건축

제가 60년대에 태어났으니 세상이 발전하고 그 사이 건축은 놀랄 만큼 많이 변했습니다. 세계적인 건축가 구마 겐고의 [점.선.면]을 통해서 1978년 겨울, 도쿄 대학의 히라 히로시 선생과 떠난 사하라사막의 취락 조사를 떠나면서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건축과 장소, 그것을 연결하는 사람들의 건축 세계에 관한 책입니다.

p.135 결국 완성 후 찾아올 예측할 수 없는 기나긴 시간에 열린 건축을 한다는 뜻이다. 다양하게 더럽혀지고 상처가 나도 처음부터 고르지 않았을 점은 나이 듦을 허용하고 이해해준다. 예쁘고 너무 정연한 건축은 더러움을 허용하지 않는다. 현대 일본 건축은 그것을 관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그 결과 도시는 더러움을 허용하지 않는 불편한 환경이 되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 중심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동하면서 볼륨의 확대가 사회 목표가 되고 건축 디자인의 주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유럽은 고대 그리스처럼 작은 장소이고 미국은 고대 로마처럼 큰 장소가 되었습니다. 건축이 되는 작은 존재가 되는 돌은 점이라는 존재 건축의 본질이 되고 ‘선’을 부활시키고자 한 구마 겐고는 삼나무 목재와 얇은 종이를 이용해 주변과 점층적으로 연결된 바토히로시게 미술관, 자연과 도시를 잇는 V&A 던디를 완성하며 건축과 환경, 건축과 세계를 이어주는 선의 집합을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면’에서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사막에 지은 건축물과 홋카이도 원주민의 생활 방식에서 영감을 얻어 세운 천으로 된 집, 자연재해가 연이어 찾아온 시대에서 사람을 지키고자 고안한 우산 돔, 시모가모 신사에 설치한 자그마한 투명 집을 소개하며 얇은 면의 건축물이 지닌 힘을 보여줍니다.

p.159 20세기 건축하는 볼륨과 선이 벌인 항쟁의 역사였다고 할 수 있다. 20세기 초 모더니즘 건축을 이끈 두 명의 거장 르 코르뷔지에와 미스 반데어로에는 각자 볼륨과 선을 체현하고 당대 건축 디자인의 정점을 보여주었다.

건축에 관심 없던 제가 우연히 르 코르뷔지에 전시를 관람하고 부터였을까요 건축의 묘한 매력에 빠졌습니다. 건축이라기 보다는 건물의 디자인에 관심이 갑니다. 2020도쿄올림픽(Tokyo 2020 Olympic) 국립경기장을 설계한 일본 건축가 구마 겐고는 콘크리트 건축을 벗어나 그 장소에 뿌리를 둬야 한다는 생각했습니다. 지금껏 자연을 소재로 한 자연스러운 건축과 입자의 건축 ‘점·선·면’입니다. 어떤 건축물이건 사람이 거주하거나 이용하는 것입니다.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효용가치가 높고 게다가 디자인까지 아름답다면 더욱 좋겠지요. “작은 것이 지는 방법의 기본이었다.” 작은 점, 선, 면이 서로 도약하여 건축이 된다는 사실 흥미롭고 유익한 책이었습니다.

안그라픽스에서 제공해 주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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