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서에서 온 남부 장군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리처드 브라우티건 지음, 김성곤 옮김 / 비채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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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작가의 이름,,,,어디서 봤을까? 고민하다가 책장을 눈으로 훑어보다 [미국의 송어낚시]의 작가라는 걸 확인했다.

중요한 건 소장만 하고 있지, 읽지 않았다는 게 함정이다. 대학생들이 [미국의 송어낚시] 라는 책을 옆구리에 끼고 다닐 정도로 늘 들고 다녔다는 책의 소개가 아직도 뇌리에 꽂혀 있었나보다. 대견한 기억력이다.

장엄함과 엄숙함이 풍기는 듯한 제목을 가진 [빅서에서 온 남부 장군] 을 먼저 읽게 됐다. 사실 [미국의 송어낚시] 가 첫 장편소설임에도 출간하겠다는 출판사가 없었단다.

그래서 두 번째 장편소설인 [빅서에서 온 남부 장군]이 데뷔작이자 되었다는 깨알정보.

 

 

첫인상에서 풍겨 나오는 장엄함과 엄숙함은 페이지 몇 장을 넘기면 연기처럼 사라지고, 그 곳엔 자유가 남는다. 나는 상상하지 못할 자유~

우리 안에는 일탈하고 싶어하는 또 다른 내가 살고 있다. 정형화된,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하며 사는 삶 속에서 불쑥 튀어 나오는 감정들을 리와 제시를 통해 표현해 놓은 게 아닐까. 어쩌면 대책없는 인간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본능대로 살고 싶은 마음들이 다 있지 않나? 그런 면에서 보면 용감한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남북 전쟁에 참전한 오거스터 멜론 장군의 후손 리 멜론의 이야기를 화자(제시)를 통해 풀어 나가고 있다.

제목에서 유추했던 느낌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꽉 조여진 나사가 헐거워지다 못해 구멍에서 이탈하기 직전이라고나 할까.

하루하루 짜여진 대본이 아닌 즉흥적이고 본능에 이끌리며 사는 리와 제시의 만남은 어쩌면 운명인지도 모른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리 멜론의 증조 할아버지가 훌륭한 남부연합 장군이었다면서 도서관에서 할아버지의 흔적을 찾아본다. 아무리 찾아도 그토록 자랑스럽게, 명예스럽게 여긴 할아버지의 흔적은 찾아볼 수가 없다. 사실인지, 허구인지 알 수 없다. 사실 허구라 해도 누가 뭐라 하겠는가?

 

 

잠시 떨어져 지내면서 서로 편지를 주고 받는 리와 제시.

어찌나 재밌던지,,,,,리는 환상 속에서, 제시는 현실 세계라는 다른 공간에서 주고 받는 듯한 이야기들이 난무한다.

처음엔 리를 이해하지 못한 제시도 점점 그가 말하는 세계에 동화되어 살아간다.

개구리 연못 안에 사는 개구리들, 그리고 악어 두 마리, 마약, 그들의 여자들, 리의 친구인 로이 얼,,,,,,그리고 1초에 186000번의 결말!

중간중간 삽입되어 있는 리 멜론의 증조 할아버지에 대한 부분도 눈여겨볼만 하다.

리 멜론이 알고 있는 증조 할아버지의 모습은 아닐 터이다. 굉장히 인간적이고, 전쟁에서 목숨을 잃고 싶지 않은 보통 인간이었음을,,,,,

 

 

이 책을 읽을 땐 분석하거나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하지 말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그냥 편하게 리와 제시의 시선을 따라 읽으면 된다.

어떤 것이 환상인지 현실인지 경계가 모호하여 혼란을 주기도 하지만 이 부분이 작가의 매력인지도 모른다.

자신이 생각하는 잣대를 내려놓고 물이 흘러가는 대로 따라가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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