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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자풍 1 - 쾌자 입은 포졸이 대륙에 불러일으킨 거대한 바람 ㅣ 쾌자풍 1
이우혁 지음 / 해냄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이우혁 작가하면 1990년대 "퇴마록'으로 명성을 날리던 그 작가가 아니던가! 밤을 새다시피 하면서 보이지 않은 악령들과 싸우기를 즐겨했던 그 시절의 밤에,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강산애의 "거꾸로 올라가는 연어들처럼~"을 들으며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하지만 환상의 조화를 이뤘던 그 밤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벌써 강산이 두 번 정도 변한 그 때의 감동을 다시 느끼실 분들을 위해 소장의 가치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개정판이 나왔으니 이 또한 독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까 싶다. 그런 그가 다시 돌아왔다. 또 한번 세상이란 곳에 바람을 일으키려고 한다. 한낱 포졸인 지종희를 통해서....
먼저 이 책의 시대는 1940년대 조선 성종 때이고, 이웃한 여진,명 등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쓰여진 일종의 팩션 소설이다. 이제 시작해볼끄나~!!
주인공 지종희는 처음부터 등장하지 않는다. 역시 주인공은 마지막에 등장하는 것이냐...아님 위험한 순간에 정의의 사도로 쨘~~하고 나타날 것이냐!
이건 지종희 마음,,아니 작가의 마음이다. 여튼 둘 다 아님을 미리 밝혀둔다.
제목에 나와있는 쾌자풍은 바로 우리의 주인공 지종희를 가르키는 말이다. 하급관리나 포졸들이 입었던 옷을 쾌자라고 하는데 지종희가 어떤 바람을 일으키길래 [풍]이라는 단어를 썼는지 알만하지 않은가. 정의의 바람을 일으켰다고 생각하는 독자분들도 분명 있겠지만, 결과론적으로 그렇지만 (아직 완결편이 나오지 않아서 ) 자신이 원해서 그리 된게 아니니다. 그는 그야말로 안하무인, 그런 꼴통도 없다.
책의 시작은 명나라의 [탈문의 변] 후 33년, 18세의 나이로 황위에 오른 홍치제 효종 때의 일이다. 탈문의 변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명 황제 정통제가 자신의 무능으로 전쟁에서 패하고 에센의 포로로 잡혀 있는 사이 자신의 이복동생이 황위를 얻게 된다. 하지만 다시 정통제가 포로에서 풀려나와 쿠데타를 일으켜 자신의 황위를 되찾아서 왕의 자리를 차지했던 사건을 말한다.
홍치제 효종 때 의문스런 살인이 계속 벌어지자 제독동창의 밀명을 받고 금의위 대원 남궁수와 엽호가 조선으로 도움을 청하러 급작스런 파견을 가게 된다. 곧 명나라의 사신 격인 남궁수와 엽호, 그리고 포졸 지종희의 첫 대면은 웃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코미디 드라마의 한 장면이 될 것이다. 하지만 남궁수와 엽호는 그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임무 완수만을 위해 결연한 결심을 하며 조선땅을 향해 달린다.
우리의 주인공 등장이요~~!!
위화 고을의 건달 포졸 지종희...형 지두희는 위화 고을의 이방으로 청렴결백한 사람으로 동생 지종희 때문에 골치 깨나 아프다. 그리고 동생 지운희는 앞으로 대과에 합격하여 자신들의 가문을 빛내 줄 사람이지만, 지종희는 어느 것 하나 내세울만한 게 없다. 지종희도 내세울 게 있구나~그를 말로 이길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잔머리의 고수와 뺀질거리기 대회가 있다면 아마 대상을 받았을 법한 얄미움 ...사람 심리를 이용한 고도의 전술을 쓰는 이 사내.아픈 곳만 골라서 티 안나게 때리는....!!
이 사내가 진정 지종희다. 하지만 그도 자신의 원칙을 지키며 산다. 절대 양심과 집안에 부끄러운 짓, 인간으로서의 선만 지키라고 말한 형의 당부대로 선을 지키며 산다. 뭐~그 선은 형이 그어주는 선이 아닌 자신이 그은 선이기 때문에 다를 수도 있음을 미리 밝혀둔다.
1편에서는 앞으로 어떤 사건이 일어날지 배경을 깔아주는 밑받침 바탕을 한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앞으로 더 가봐야 알 것 같지만 포졸인 지종희가 명의 사신들을 만나서 , 또한 그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되면서 벌어지는 유쾌한 이야기가 벌어진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이 책을 볼 때 화가 날 수도 있음을 독자들에게 미리 이야기한다. 이런 꼴통은 정말 책에서 자주 못 본 것 같은데 해도해도 너무한다. 얄밉기도 그렇게 얄미울 수가 없다. 만약에 그가 옆에 있으면 뒤통수를 한 대 때려주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그런 능청스러움과 객기와 잔머리가 있었기에 앞으로가 더 재미지지 않겠는가!
1편에서는 남궁수와 엽호, 그리고 그들과 같이 간 남궁수의 몸종 아칠의 조선으로 떠나면서 나눴던 대화들, 그리고 조선 국경선에서 만나는 아칠과 지종희희 첫 만남은 그야말로 코미디를 방불케 하니 읽으면서 마음껏 웃어도 좋을 듯 하다. 그리고 난전에서의 짜여진 각본과 결말에서의 반전은 참,,,맛있는 두 가지 맛의 사탕을 함께 먹는 기분이다.
뭔가를 얻으려고 한다면 실제 있었던 역사가 첨부 되어 있기 때문에 지식을 가져갈 수 있겠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가벼운 마음으로 웃을 수 있는 참으로 유쾌한 소설이니 읽어보면 좋겠다. 2편까지 나왔으니 얼른 읽어야겠다.
지종희~ 이제 또 어떤 사고를 칠 것이냐~~~!!ㅋㅋ
" 그,,,지 형이 뭔가 이상한 존재 같지 않습니까?"
" 아니 그런 거 말고 말입니다. 뭔가 지 형 부근에만 가면 모든 게 이상하게 휩쓸려 변해버리는 것 같아요"(P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