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말고 꽃을 보라 - 정호승의 인생 동화
정호승 지음, 박항률 그림 / 해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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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시인은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는 시집으로 처음 만났습니다. 저에게는 특별한 기회가 아니면 자주 만나기 힘든 시라는 영역...하지만 그 시집의 제목은 제 맘을 당당히 노크하고 들어오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정호승 시인과의 첫 만남은 시작되었습니다. 첫 만남은 신선했고 작가의 미소가 아름다워 저절로 미소를 짓게 하고 마음까지 녹이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사실 정호승 작가는 시만 쓰는 분이 아니고 산문집과 어른을 위한 동화집을 출간하신 분이십니다. 이 책은 <당신의 마음에 창을 달아드립니다> <너를 위하여 나는 무엇이 될까> <스무살을 위한 사랑의 동화> 등을 박항률 화백의 경건함과 영원함을 담은 그림과 함께 한 권의 책으로 묶어서 출간한 동화입니다.

 

 

<울지 말고 꽃을 보라>...제목과 그림이 참 마음에 와 닿았던 책이었습니다. 첫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부터 가슴이 따뜻하고 뭔가 치밀어오는 감동을 느끼기에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숨에 읽어 내려가고 싶지 않아서 아끼면서, 천천히, 여유롭게 한 쳅터씩 가슴에 담았습니다. 저에게는 바쁜 일상 속에 휴식 같은 책이 되었던 건 말할 것도 없구요.

 

 

모두 4장으로 이루어진 쳅터안에 소제목의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삶의 지혜가 묻어나고, 삶의 슬픔이 베어 있으며 , 삶 속의 존재하는 희망과 사랑을 길지 않은 호흡 속에 담아서 감동의 선물을 선사합니다. 모든 만물의 이치를 통해 배우는 깨달음에 대한 이야기들이 긴 여운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아, 사랑도 이런 것이구나. 사랑하던 첫마음으로 되돌아갈 수 있어야 사랑의 원을 그릴 수 있구나. 처음과 끝이 서로 같이 만나야 진정 사랑을 완성할 수 있구나." (p12)

 

 

이 구절은 첫 페이지에 나오는 <사랑의 동그라미>의 내용 중의 하나로 동그라미를 그리지 못하는 아들에게 동그라미 그리는 방법을 가르쳐 주면서 되려 아버지가 사랑의 의미를 뒤늦게 깨닫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랑은 혼자 하는 게 아님을, 일방통행이 아님을 독자들에게 시사하고 있는 부분이지요. <물방울 형제> <가을보리>에서도 사랑이라는 요소를 바탕에 두고 만물의 이치를 들어 삶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고통없이, 아픔없이, 괴로움 없이는 성장하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물질이 풍요로워지고 생활이 나아지는 대신 현대인들의 마음은 뭔가 채워지지 않은 갈급함으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말도 있듯이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기 마련이지요. 대화가 없어지고 서로를 보듬고 돌아보는 미덕이 개인적인 성향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현대인이 느끼는 외로움이 풍요의 높이만큼 더 깊어져가나 봅니다. <뼈저린 후회>에서는 미국에 아들내외를 둔 아주머니가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목숨을 끊은 이야기를 들려 줍니다. 이게 지금의 현실인거죠.

 

 

"울지 말고 꽃을 봐라. 그리고 저 바위도, 산다는 것에 의미 따위는 소용없어.

장미는 장미답게 피려고 하고, 바위는 언제까지나 바위답겠다고 저렇게 버티고 있지 않니.

그저 성실하게, 충실하게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게 제일이야.

그러다 보면 자연히 삶의 보람도 기쁨도 느끼게 되는 거야.

너무 그렇게 절망할 필요는 없어. 이제 또 다른 꿈이 너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p356)

 

 

따뜻한 이야기를 전해주는 <정호승의 인생 동화>를 그냥 읽고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가 느꼈던 감동의 순간을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서 그리 길지 않은 쳅터를 골라 블로그에 포스팅도 했습니다. 아마 그래서일까요? 좀 더 많은 여운이 제 안에 들어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에서 시사하고자 하는 말은 참 많았습니다. 사랑, 용기, 고통, 교만, 욕심,고통, 배려, 희망, 희생... 등의 이야기로 꾸며 나가면서 우리가 잃어버리고 살고 있는 건 무엇인지, 되찾아야 하는 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마음과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말들을 하는 건 결국엔 자신에게 모두 돌아오게 되는 거니까요.

 

이 책이 더욱 빛을 발했던 건 박항률 화백의 단아한 느낌의 한 편의 시를 닮은 그림일겁니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그림이 동화와 함께 어우러져 읽는 이에게 감동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혹시 절망하고 있는 분들이 계신가요? 이 책의 제목처럼 울지 말고 꽃을 보면서 하루 하루를 최선을 다해서 살다 보면 그 절망도 또 다른 기회가 될지 모릅니다. 따뜻한 감동과 사랑이 있는 동화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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